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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홀릭 두 번째 이야기
다시 만난 겨울, 홋카이도
윤창호
시공사 2010.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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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_ 겨울, 그 두 번째 이야기 北海道

비에이의 눈 내리는 언덕에서 _비에이
미즈코시 카메라 수리점 _하코다테
아바시리로 가는 기차 _아사히카와~아바시리
북국의 땅끝 종착역 _삿포로~왓카나이
텅 빈 평원에 바람이 일고 _구시로
아칸 호수의 새벽안개 _아칸
어느 료칸 방에서
오르골 소리에 잠이 들다 _오타루
눈 위의 발자국 _아사히카와
텅 빈 항구를 걷다 보니 _우토로
자욱한 수증기 너머 _노보리베쓰
고마가타케를 바라보며 _오오누마
하얀 축제 _삿포로

저자 소개 1

일본의 도쿄 공예 대학 사진학과를 졸업한 후, 여행사진가이자 여행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1999년 귀국 후부터 지금까지 대한항공, KLM, 아시아나 등의 항공사 기내지와 「DOVE」, 「코스모폴리탄」 등의 각종 매체에 세계 여행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2004년 포토저널리스트 7인의 사진전 ‘독도 가는 길’과 2007년 개인전 ‘모스크바의 겨울’을 열었다. 여행에세이 『우리 생애 최고의 세계 기차 여행』(공저)과 『나는 카메라만 잡으면 떠나고 싶다』(안그라픽스)를 펴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1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480g | 140*195*30mm
ISBN13
9788952760302

책 속으로

아무도 없는 그저 완만한 구릉과 언덕이 끝없이 펼쳐지는 그곳으로 이유도 없이 걸었다. 딱히 그곳에 가야만 하는 이유도 뭣도 없었지만 나는 벌써 두 시간째 걷고 있다.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눈발이 정면을 휘몰아친다. 달리 피할 곳도 없는 벌판에서 무방비로 온몸에 눈을 뒤집어쓰다 보니, 누가 보면 상당히 우스꽝스러울 거란 생각에 혼자 쓴 웃음을 지었다. 한걸음 한걸음이 입에서 심한 단내를 뿜어 올린다.
--- ‘비에이의 눈 내리는 언덕에서_비에이’ 중에서

차창 밖을 내다보니 칠흙 같은 어둠 속에서 새하얀 눈발이 무수한 사선을 그으며 소리 없이 차창에 부서지고 있었다. 언제나 말끔하게 정돈되지 못한 채 이렇듯 세상을 떠도는 내 모습이 창문 너머 어둠 속에서 비현실적으로 일그러져 보인다. 내가 가는 길의 종착역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나는 어떤 모습으로 세상의 끝에 서게 될지 도무지 안개 속처럼 불분명하고 흐릿하기만 하다.
--- ‘북국의 땅끝 종착역_왓카나이’ 중에서

두 시간 가까이를 그렇게 자욱한 눈 속을 두서없이 걷다가 보일 듯 말 듯 은은하게 불 밝힌 료칸을 찾아 들어갔다. 오카미상(료칸의 안주인)이 내어 온 정갈한 전통 과자와 녹차 한잔에 얼어붙었던 볼살에 홍조가 돌았다. 그리고 까닭 모르게 가슴이 미어져 왔다. 마치 얼어붙었던 상념들이 따뜻한 온기와 함께 해동이 되어 꿈틀대며 되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 ‘어느 료칸 방에서’ 중에서

하릴없는 사람들은 눈을 피해서 역사 안을 서성댔다. 집에 틀어박혀 있을 수도, 그렇다고 딱히 갈 곳도 없는 영혼의 부랑자들은 어디에나 있었다. 베르겐 중앙역에도, 탐페레의 버스 터미널에도 늘 그런 사람들이 어슬렁거렸다.

--- ‘오르골 소리에 잠이 들다_오타루’ 중에서

출판사 리뷰

윈터홀릭들의 영원한 로망 홋카이도. 그곳의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겨울 이야기
오겡끼데스까.
히로코가 새하얀 눈이 뒤덮인 벌판에 서서 허공을 향해 외친다. 오겡끼데스까.
일본 영화 ‘러브레터’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순백의 눈이 모든 것을 뒤덮은 비에이의 언덕에 서 본다. 매서운 칼바람에 온몸을 부딪히며 볼 위에 차가운 눈송이를 맞으며 내 삶을 스쳐간 것들, 지나간 시간들에 대한 그리움에 젖어든다.

저자는 자연의 형상 있는 것들이 일시적으로 소멸해 버리는 겨울에 홀로 여행을 떠났다. 홋카이도, ‘일본 속의 일본’이라 불리는 일본 최북단의 섬에서 그는 또 다른 신비로운 겨울 풍경과 만났다. 어깨가 아프도록 움츠러들고 차디찬 눈송이가 등줄기를 타고 내리는 순간에도 순백색의 겨울 숲과 평원은 삶의 매 순간이 언젠가 사라질지라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것임을 일깨워 주었다. 홋카이도의 겨울은 그에게 거추장스러운 삶의 무게를 걷어 내고 가슴속 빈 자리를 파고드는 온갖 상념들을 끌어안음으로써 진정 자유로워질 수 있는 시간들을 선사했다.

그들이 있어 혼자만의 시간이 더욱 아름다웠다. 차디찬 겨울 속 온기가 되어 준 이들과의 짧은 만남과 이별

기차가 바람을 일으키며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을 때
현기증과 함께 가슴 먹먹한 감회에 젖었다.
아무도 나를 알아줄 사람도 없는 곳에서 왜 이리 마음이 들썩이는 걸까.

홀로 기차를 탈 때에도, 허름한 료칸 방에 혼자 짐을 부릴 때에도 그곳 사람들과의 짧은 만남은 외롭고 차디찬 여행길에 따뜻한 온기를 남겼다. 혹독한 겨울 날씨 속에서도 가슴속에 자신들만의 불씨를 소중히 간직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자는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감사해 했다. 그들이 있기에 혼자만의 시간은 더욱 소중하고 아름다웠다. 정직과 신용이 무엇인지를 삶 자체로 보여 주신 카메라 장인 미즈코시 선생, 아칸 호수의 새벽안개처럼 아름다웠던 그녀, 외로운 여행길에 동행이 되어 준 구시로 선술집의 주인, 낯선 땅끝 왓카나이의 하룻밤을 따뜻하게 보내게 해준 료칸 주인. 홀로 떠난 여행길에 작은 인연이 되어 준 이들의 따뜻한 마음은 외로운 겨울 여행에 한줄기 빛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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