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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의 대치
회유하려는 자를 속이다 신성 함락 목숨을 건 거짓 항복 건무 장군 살수대첩 자멸하는 양제, 몰락하는 수제국 영웅은 영웅을 달래고 부록 요동 8성 수양제의 고구려 침공 연표로 보는 삼한지 역사책 엿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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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형을 죽이고 보위를 강탈한 수양제 양광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반발을 무마하고 관심을 바깥으로 돌리기 위해 아버지 양견이 실패한 요동정벌을 감행한다. 양광이 동원한 군사 규모는 무려 2백만. 세계 전쟁전사에 유례가 없는 대병의 침략 앞에서 고구려는 조야가 함께 경악한다. 그러나 을지문덕은 홀로 대병의 허실을 간파하고 지형지세와 천문, 절기를 이용한 빈틈없는 지략으로 양광의 군대를 한껏 조롱한 뒤 국토의 심장부인 살수까지 유인해 20만이 넘는 수나라 정예부대를 모조리 수장시킨다. 수나라는 이때의 패배를 극복하지 못해 내란에 휩싸이고 결국 38년이란 짧은 역사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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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
대원왕(영양왕) _ 고구려 26번째 왕. 재위 기간 중 수나라가 네 차례나 침략을 하였다. 양광의 입조 요구를 거절하고 을지문덕을 발탁하여 수 제국의 침략을 막아낸다.
건무왕(영류왕) _ 고구려 27번째 왕. 대원의 이복 아우. 무예와 지략이 뛰어나 오랫동안 장군으로 지내면서 수나라가 침략했을 때 해포에서 내호아에서 수군과 싸운다. 그러나 대원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르자 수나라와 화친하고 남진 정책을 편다. 을지문덕 _ 고구려 최고의 명장이다. 대원왕이 그를 상장군에 임명하여 요동의 방비 책임을 맡긴다. 여수대전에서 양광의 2백만 대군과 싸워 크게 승리를 거둔다. 여세를 몰아 중국 대륙을 평정하려 하지만 건무가 왕으로 등극한 후 남진파가 득세하자 그만 꿈을 이루지 못하고 밀려난다. 양광(수양제) _ 남북조를 통일한 수제국의 두 번째 황제로, 아버지와 형을 죽이고 황제 자리에 올랐다. 대운하를 완공하고 주변국을 모두 통합하려는 야심에 불탔으나 안팎으로 저항과 도전에 직면한다. 특히 많은 신하들의 권유를 뿌리치고 고구려를 침략했다가 을지문덕에게 패한 일은 양광의 개인적인 몰락과 함께 수제국의 멸망으로 이어진다. 우문술 _ 수나라 최고의 백전노장. 요동 정벌에 나선 2백만 대군의 총대장으로, 고구려의 신성을 함락시키지만 살수에서 고구려군의 수공에 말려 크게 패한다. 우문개 _ 수나라의 장수로, 양광을 도와 요동 정벌에 나선다. 고구려 장수 추범동을 물리치고 요하를 건너는 데 공을 세운다. 우중문 _ 양광이 극히 아끼던 수나라의 장수다. 우문술과 더불어 요동 정벌에 나서지만 을지문덕의 계략에 속아 번번이 참패한다. 내호아 _ 수나라 수군의 총관으로, 대규모의 선단을 이끌고 비사성을 공략하지만 성주 을사구에게 반격을 당한다. 양광과 약속한 군기에 쫓겨 남평양으로 향하고 해포에서 고구려 장군 건무와 일전을 벌인다. 배구 _ 양광의 심복으로 화술이 뛰어나다. 항복을 권유하는 서신을 가지고 요동성의 을지문덕을 찾아가나 도리어 을지문덕의 속임수에 넘어가고 만다. 추범동 _ 고구려 장수이자 신성의 성주다. 수나라 군사와 요하에서 첫 전투를 벌이지만 을지문덕의 군령을 어겼다가 우문술에게 패하여 성을 잃는다. 이세민(당태종) _ 당나라를 건국한 이연의 둘째아들이다.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인품에 덕이 있어 많은 사람의 촉망을 한몸에 받는다. 수나라가 몰락의 길을 걷자 천하를 평정할 야망을 품고, 두려워하는 이연을 대신해 스스로 당나라 건국의 주역이 된 뒤 아버지를 임금으로 옹립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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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우리 역사의 밤하늘에 한 무리 휘황한 별자리를 이룬 시대,
그 눈부시게 찬란한 우리 영웅들의 이야기다. 1천 수백 년 전에 이 땅에서 태어나 살다가 하늘로 돌아가 별이 된 사람들. 나는 사서(史書)의 행간과 이면에서 그들이 뿜어내는 영롱한 빛을 그대로 백지에 옮겨놓으려고 노력했다. 그 세월이 돌아보면 10년이 훌쩍 넘는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소년은 『삼국지』에 흠뻑 빠져 있었다. 관우의 목이 잘리고 장비가 죽었을 때는 밥도 먹지 않고 슬퍼했다. 제갈공명의 무궁한 지략에 심취했고 그의 명석함을 닮고 싶어 했다. 『삼국지』에서 얻은 감동은 자연스fp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동경으로 이어졌다. 중국인이 부럽고 중국이란 나라가 대단해 보였다.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 역사는 별 재미가 없었다. 우리 역사란 늘 어려운 도표였고 골치 아픈 암기 대상이었지 감동이나 재미와는 거리가 멀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삼국지와 중국인에 대한 부러움은 안타까움으로 바뀌어 갔다. 고작 80년에 불과한 중국 삼국시대(위, 촉, 오)는 국경을 넘고 대대손손 전파되는데, 700년이나 우리 땅에 존재했던 우리의 삼국시대(고구려, 백제, 신라)는 왜 여전히 사료와 학문이란 울타리에 갇혀 있는 걸까? 우리나라에는 그만한 영웅, 그만한 역사가 없었을까?’ “우리는 이런 선조들을 그리워했다!” 김정산 대하역사소설 『삼한지』 199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정산 작가는 줄곧 이런 의문에 사로잡혔고, 경주여행을 하던 중 그곳에서 해답을 찾았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방의 온 벽을 백지로 도배했고, 거기에 그가 그토록 찾던 역사와 영웅들의 행적을 하나둘씩 채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지 10년, 마침내 우리 역사에서 가장 치열하고 웅대했던 격전의 현장을 고스란히 소설로 되살려냈다.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이 서로 대립과 경쟁 속에 세력을 키워가는 580년대에서부터 신라가 통일을 완성하는 676년까지 약 100년간의 역사를 생생하게 복원한 대하역사소설 『삼한지』가 바로 그것이다. 솥발처럼 버티고 서서 대립한 고구려, 백제, 신라. 그리고 그 역사를 휘몰아간 을지문덕, 연개소문, 장왕, 계백, 김유신, 선덕여왕, 김춘추를 비롯한 불세출의 영웅들. 우리는 을지문덕이 살수에서 수나라 백만 대군을 무찌르는 장면에 환호하고, 마동과 선화공주의 애틋한 사랑에 가슴 시리며, 신라 김유신의 기백과 김춘추의 외교술에 감탄하고, 망해가는 나라를 안타까워하며 가족을 죽인 채 전장에 나서야만 했던 계백 장군의 충정에 옷깃을 여민다. 그리고 마침내 한반도에서 당나라 군을 몰아내고 진정한 삼국통일을 이루는 장면에 가슴이 저절로 뜨거워진다. 치밀한 사료 조사와 역사인식 소설이라면 으레 작가가 마음대로 지어낸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작품은 그렇지 않다. 김정산 작가는 각종 매체에서 역사를 멋대로 비틀고 왜곡하여 정사(正史)는 빛을 잃고 흥미로운 야사(野史)만 널리 회자되는 풍토를 개탄한다. 앞사람이 살아간 흔적과 기록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긴 작가는 『삼한지』를 집필하기 위해 고시 공부를 하듯 고대사를 읽고 수많은 자료와 사료를 조사했다. 고증을 위해 전국을 샅샅이 돌아다녔고, 귀한 사료의 원본이나 필사본을 얻으려고 몇 달씩 눈물겨운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삼한지』는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의 국내 자료를 근간으로 하고 《당서》, 《수서》, 《정관정요》, 《일본서기》 등 중국과 일본의 사료들까지 섭렵하며, 4년에 넘는 사료 취재와 현장 답사, 6년에 이르는 집필 기간 등 작가가 10년 세월을 오롯이 바쳐 완성한 필생의 역작이다. 김정산은 10년 청춘을 바친 머리품과 발품으로 문헌사료와 역사현장을 자신의 것으로 체화시켰다. 사료와 사료의 공백, 사료와 현장 사이의 공백, 실존인물과 가공인물 사이의 간극이 자연스레 연결되는 것은 문헌사료와 역사현장을 체화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사료와 현장을 아는 사람들은 안다. _이덕일(역사학자·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맛깔스럽고 신명나는 글맛 “1천 궁녀란 소리는 터무니없는 숫자였으나 입에서 입을 거치며 1천 궁녀는 금방 2천 궁녀가 되고, 2천 궁녀는 또다시 3천 궁녀가 되었다. 임금 한 사람이 무려 3천 명이나 되는 후궁을 거느리고 산다는 거였다. 곰곰 생각해보면 삼척동자도 믿지 못할 말이었지만 본래 소문이란 거북이의 털도, 처녀 불알도 근거만 있으면 얼마든지 만들어내는 법이다.” --- 본문 중에서 『삼한지』는 한국소설에서 이문구나 김주영 이래 거의 명맥이 끊어진 사설조의 긴 문장을 재연하고 있다. 길게 늘어지는 사설 가락에 풍자와 해학이 흘러넘치고 장단과 운율이 저절로 따라가는 맛깔스러운 문장이 읽는 이를 들뜨게 한다. 김정산 작가는 근래 쓰이는 대부분의 문장이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유입된 일본식 단어와 말법이고, 최근에는 영어와 영어 문장이 우리말과 글을 오염시키는 것을 우려한다. 작가는 홍명희가 『임꺽정』을 쓸 때까지 오롯이 살아 있던 우리글이 최남선, 이광수 이후 급격히 단문으로 변한 점이 애석하기만 하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술술 풀리는 입담이 살아 있는 『삼한지』를 읽다 보면 독자들은 별다른 의식의 충돌 없이 과거 역사현장과 마주치게 된다. 윤기가 흐르는 찰밥처럼 찰지고 유려한 문장들을 소설 곳곳에서 만나는 것은 읽는 이에게 크나큰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우리식’ 문장에 가락이 녹아 있고, 높낮이와 빠르고 늦음이 문향(文香)의 격을 드높이고 있다. 편안하게 읽히면서도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기개가 넘치면서도 섬세하거나, 세밀하면서도 통 크게 휘몰아친다. --- 주강현(민속학자·제주대 석좌교수) 대하역사소설 『삼한지』, 역사의 현장과 만나다 삼국시대 웅혼한 대장정의 서사시인 『삼한지』를 읽도록 해야 한다. 우리 문학사는 『임꺽정』과 『토지』와 『장길산』을 잇는 대하소설 계보에 『삼한지』를 빠뜨릴 수 없을 것이다. --- 장석주 우리가 잊고 있었던 우리 역사와 영웅들을 깊이 있는 안목과 충실한 자료를 토대로 새롭게 해석한 『삼한지』는 ‘역사’와 ‘소설’을 동시에 포획한다. 역사적 사실과 문학적 상상력이 사설조의 유장한 문체 속에 한데 어우러지며 ‘대하’를 이룬 『삼한지』는 문단은 물론 역사학자들도 인정한 보기 드문 역사소설이다. 이 작품은 출간 후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며 조선시대에만 머물러 있던 사극드라마의 지형을 삼국시대로 바꾸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기억의 편린으로만 흩어져 내려오던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의 대립과 경쟁, 그리고 마침내 통일에 이르는 100년간의 역사를 소설로 재구성한 『삼한지』. 그간 잊고 있었던 우리 민족의 웅혼한 기상을 유감없이 펼쳐 보여주는 이 작품을 읽다 보면 어느새 영웅들과 함께 역사의 현장을 휘몰아가는 자신과 마주치게 될 것이다. 어느 나라든 영웅은 모두 후대가 만든다. 그런 점에서 우리 선조들은 불행하고 우리도 불행하다. 반만년 역사를 자랑하면서도 우리에겐 너무 영웅이 없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유례가 드문 우리만의 수천 년 역사가 있다 한들 후대에 널리 회자되지 않는 역사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 ‘작가의 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