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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a Schroe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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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닫으러 창문으로 갔다가
창에 뭔가 적혀 있는 것을 보았다. 희미하게, 누군가 더러운 손가락으로 쓴 글씨였는데, 가까이 들여다보는 순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그녀를 도와줘.’ 나는 몸을 돌려 그가 여기 있다는 신호를 찾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이해할 수가 없다. 그 애는 정말 모르는 걸까, 내가 얼마나 그녀를 돕고 싶어 하는지! --- 본문 중에서 루카의 음악을 들으며 잠자리에 든다. 내 귓가에서 부드럽게 연주되고 있는. 나는 이것이 나를 보호해줄 거라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그는 나를 보호해줄 것이다. 네가 어디에 있든, 루카 제발. 날 보호해줘. --- 본문 중에서 “인생이 차 엔진 같았으면 좋겠어.” 내가 말했다. 그가 혼란스러운 듯 눈을 깜박거렸다. “뭔가 잘못되었을 때….” 내가 설명했다. “수리공을 불러서 고칠 수 있잖아.” “루카가 너무 보고 싶어, 너도 알지?” “브루클린?”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가 미소 짓고 있었다. 따뜻함이 느껴졌다. 태양 때문인가? 왼뺨의 보조개 때문인가? “나 꽤 괜찮은 수리공이야. 그 사실만 기억해둬, 알았지?” --- 본문 중에서 “난 우리가 행복해야 그들도 행복하다고 믿어. 그들은 우리가 살고자 했던 인생을 계속해서 살아가기를 바라고 있어.” “네가 그 CD, ‘슬픔 아닌, 기쁨’을 줬지.” 내가 말했다. “그건 루카가 네게 원하는 거야, 브루클린. 그는 네가 기쁨을 발견하길 바라고 있어.”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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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까지도 넘어선 순수한 사랑을 그린 청소년판 ‘사랑과 영혼’
일기를 쓰듯, 편지를 쓰듯 일상의 언어로 담담하게 써내려간 이별과 아픔, 치유, 사랑의 순간들 가장 순수한 시절, 태어나 처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내 존재의 소중함을 느끼고 삶의 가치를 느끼던 그 순간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반짝반짝 빛나던 시간들이 순식간에 물거품이 되어 버린다면… 그것이 ‘죽음’으로 인한 일방적이고 영원한 헤어짐이라면 어떨까? 우리는 서로를, 잊을 수 있을까? 《브루클린을 부탁해》는 교통사고로 남자 친구 루카를 잃은 소녀 브루클린과 루카의 형 니코, 그리고 이들 앞에 나타나는 ‘유령’ 루카가 그려내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이다. 즉흥적이고 자유로운 십대이지만 ‘죽음’과 ‘사랑’ 앞에서 이들은 성숙해진다. 이들에게 있어 죽음이란 이별과 아픔이고, 새로운 만남은 치유이자 다시 시작될 사랑을 의미한다. 죽어서 유령이 되어 이들 앞에 나타난 루카는 누군가와 함께하기에 삶은 더욱 아름다운 것이라고, 그러니 또 다른 만남을 두려워하지 말고 항상 ‘사랑’을 선택하라고 말한다. 작가 리사 슈뢰더는 ‘운문체’ 글쓰기를 선호하는데, 이것이야말로 감정의 핵심을 가장 솔직하게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라고 그녀는 강조한다. 운문체를 바탕으로 탄생한 《브루클린을 부탁해》는 일기와 편지 속에 하루하루의 감정을 담아내는 독특한 서술 방식을 보여주면서, 감각적인 십대의 감성을 그들만의 언어로 들려준다. 한 편의 시를 읽는 듯한 유려한 흐름 속에서 작가는 텍스트를 이리저리 가로지르거나 단어나 문장 몇 개만을 배열하는 시각적 글쓰기인 ‘에르고딕 문학(Ergodic Literature)’을 선보인다. 이는 주인공 각각의 캐릭터와 이들이 느끼는 순간순간의 감정을 개성 있게 전달하며 작품 이해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랑하는 남자 친구가 죽은 후 모든 걸 잃어버린 소녀, 브루클린 앞에 펼쳐지는 가슴 시린 러브 스토리 1년 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남자 친구 루카를 잃은 브루클린과 유일한 동생 루카를 잃은 니코. 브루클린은 매일같이 루카에게 편지를 쓰면서 그를 향한 영원한 사랑을 다짐하고, 니코는 집에서 루카의 빈자리를 채우려 하지만 쉽지 않아 괴로워한다. 이렇게 힘든 나날을 보내던 중 교통사고의 유일한 생존자였던 가베가 약을 먹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브루클린과 니코는 또 한 번 슬픔에 빠진다. 가베가 죽은 후 루카의 유령이 형 니코에게 나타나 ‘브루클린을 부탁해’라며 그의 주위를 맴돌고, 브루클린에게는 무시무시한 가베의 유령이 나타나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루카는 브루클린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방법을 몰라 고민하고, 브루클린은 가베의 유령이 왜 나타나는지는 알려고 하지 않은 채 그저 두려워하면서 그와의 만남을 거부하기만 하는데…. 루카를 잊지 못한 채 계속 루카와의 기억 속에서만 살아가려고 하는 브루클린을 바라보는 루카의 유령과 니코는 삶의 의욕을 잃은 그녀를 도와주지 못할까 봐 안타까워한다. ‘유령’의 존재를 통해 독특하게 재현해낸 첫사랑의 판타지 아픔을 딛고 새로운 사랑을 꿈꾸는 십대들의 성장 드라마 《브루클린을 부탁해》는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과 환상을 ‘유령’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독특하게 재현해낸다. 잿빛 피부에 붉은 입술로 나타나는 유령은 브루클린에게 끊임없이 루카와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죽어서도 사라지지 않고 항상 함께하는 듯한 착각 속에 빠지게 한다. 그래서 브루클린은 일상 속에서도 꿈에서도 끊임없이 그를 찾고, 그에게 편지를 쓴다. 이러한 그녀의 모습은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어렴풋한 첫사랑의 기억을 불러내어, 현재를 살아가는 스스로에게 활기를 주려 하는 우리의 모습과 닮았다. 유령을 보고도 “떠나지 마, 항상 너를 꿈꿀래.”라고 울부짖으며 영원한 기억과 환상 속에 첫사랑을 가두고 싶어 하는 것이다. 작품 속 주인공들은 저마다 상처 혹은 아픔을 갖고 있다. 브루클린의 경우에는 그것이 남자 친구의 죽음이고, 니코의 경우 여러 방면에 재능 있는 동생에 뒤처지는 스스로에 대한 자책감과 그의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이다. 이들은 아픔은 ‘혼자’ 끌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만남과 소통, 변화를 두려워한다. 이 두려움은 ‘아무도 내 얘기를 들어주지 않고 100퍼센트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된다. 뜻밖에도, 브루클린과 니코가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이들이 사랑했던 이의 ‘유령’이며, 그는 “두려워하지 마. 사랑이 정답이야.”라는 짧은 메시지를 전한다. 이 말에는 유령으로 나타난 내 모습을 보고 두려워하지 말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지만, 무엇보다도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것을, 또 다른 만남이 기다리고 있는 것을 피하지 않고 맞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처럼《브루클린을 부탁해》 속 사랑의 세계는 아픔과 상처는 또 다른 만남과 사랑으로 치유될 수 있다는 아주 사소한 진실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그 만남에는 ‘귀 기울이기’ ‘격려하기’ ‘함께하기’라는 평범한 진리가 깔려 있다. 작가는 아직 대화에 서툴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 소년 소녀의 진솔한 독백을 통해 두려움과 외로움이라는 감정, 그리고 사랑에 다가가는 설레임을 담백하고도 풋풋하게 그린다. 브루클린과 니코가 만나 서로를 보듬어주는 과정은 그리 거창하지 않다. 만나서 이야기하고, 함께 달리고, 무엇인가를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들은 오히려 너무 일상적이고 소박해서 더욱 애틋하다. 리사 슈뢰더는 《브루클린을 부탁해》에서 십대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표현하며, 자유분방하고 반항적인 모습이다가도 때로는 성숙한 어른으로 보이고 싶어 하는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아낸다. 작품 전체적으로 폴 아웃 보이, 올 아메리칸 리젝트, 콜드 플레이, 제이슨 므라즈 등 미국 십대들이 열광하는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파티, 이성문제, 학교생활 등 십대들만의 이슈와 고민들이 곳곳에 스며들어 현재 미국 틴에이지 문화를 관통하는 일련의 흐름들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것도 이 작품의 재밋거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