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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ji Yanagi,やなぎ こうじ,柳 廣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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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자하니 원참 아저씨는 아버지와 같은 해 과거시험에 합격한 것이 인연이 되어 아버지와는 ‘제일 친한 친구였다’고 한다. 엄마의 표현을 빌면 원참 아저씨는 ‘일도, 인생도 깨끗이 내팽개친’ 아버지와는 달리 착실하게 출세를 계속해, 관찰어사라는 훌륭한 벼슬까지 올라가 있었다.
엄마와 내 앞으로 온 편지에는 다음과 같은 얘기가 쓰여 있었다. 어명을 받고 영남( ?? 땅으로 출장을 떠났던 원참 아저씨는 돌아오는 길에 산 속에서 호랑이 한 마리와 마주쳤는데, 놀랍게도 그 호랑이가 우리 아버지, 이징이었다는 말씀이다. 원참 아저씨는 그때 상황을 편지로 이렇게 설명했다. 덤불에서 뛰쳐나온 호랑이가 자신에게 달려들 것이라고 생각한 찰나, 호랑이는 갑자기 몸을 돌려 다시 덤불로 사라졌다. 덤불 속에서는 “큰일날 뻔했군”하고 되뇌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원참 아저씨는 그 목소리가 귀에 익기도 하고, 갑자기 짚이는 데가 있어 물었다. “이 목소리는 내 친구 이징 아닌가?” 그러자 잠시 후 덤불 속에서, “그렇다네, 내가 농서의 이징이라네”하고 낮은 목소리의 대답이 들려왔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글을 읽을 줄 알게 되자, 나는 엄마가 숨겨놓았던 그 편지를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읽었다. 아무도 나에게 읽어주지 않아 처음에는 몰랐지만, 원참 아저씨가 보낸 편지 끝부분에는 호랑이로 변한 아버지가 그 자리에서 읊었다는 한 수의 한시가 적혀 있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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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호랑이가 되었다. 아이고 골치야!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고? 개구리 자식은 개구리, 호랑이 자식은 호랑이? 우리 아버지는 호랑이가 되었다고 한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의 일이라 잘은 기억이 안 나지만, 어느 날 갑자기 호랑이로 변해 처자식을 버리고 집을 나가버려 두 번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런 비현실적인 얘기를 누가 믿겠냐만은 호랑이로 변한 아버지를 만났다는 사람이 있다. 게다가 호랑이로 변한 아버지가 남겼다는 한 수의 한시. 그 시에는 호랑이가 된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비통한 심정이 담겨 있었다. 그렇다면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나도, 언젠간 호랑이로 변해버리는 게 아닐까? 그것만은 사양하고 싶다. 아버지가 호랑이로 변해버린 이유를 알아야 한다. 그것이 파란만장하고 불가사의한 여행의 시작이었다. 일본의 고전 「산월기」의 현대적 재해석, 언어의 마술사 야나기 코지의 기상천외한 변신담! 야나기 코지는 기존의 작품들에서 힌트를 얻어 새 숨을 불어넣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작가다. 이 작품 역시 중국의 고전 「인호전」과 일본의 고전 나카지마 아쓰시의 「산월기」를 재해석하여 선보이는 작품이다. 그 밖에도 중국 당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안녹산의 난’과 같은 산월기에서는 생략되었던 작품의 배경과 책 곳곳에 위치한 이태백의 시, 한시 해석을 둘러싼 미스터리 등 아버지가 호랑이가 된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길을 떠난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원작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다양한 재미를 맛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