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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소의 노신사 ...... 8
까까머리 아이 ...... 12 봄, 귀여운 까치독사 ...... 20 여름, 재미있는 물속 걷기 ...... 24 가을, 전기가 들어왔다! ...... 30 겨울, 곶감과 어머니 ...... 40 다시 봄, 버스를 타고 떠나다 ...... 44 미루나무와 검정 고무신 ...... 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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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가 노랗게 물든 어느 가을날 버스 정류소, 오랜 해외 생활을 하다 돌아온 듯한 노신사 앞에 옛날 시골 버스가 선다. 털보 운전기사가 문을 열어 주자 노신사는 성큼 버스에 올라타고,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가는 한 마리 연어처럼 버스는 가로수를 물결처럼 헤치며’(본문 10쪽) 외줄기 꼬부랑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이렇게 시작된 노신사의 고향으로 가는 시간 여행길은 ‘버스가 달리는 동안 노랗게 물든 가로수 잎새들은 서서히 초록색으로, 다시 연두색으로 변해’(본문 10쪽) 간다. 어느덧 고향 마을에 버스가 도착하자, 노신사는 온데간데없고 까까머리 소년이 버스에서 폴짝 뛰어내린다. 버스 승강구 계단 아래는 비포장도로의 먼지를 덮어쓴 채 60년 동안 주인을 기다리던 검정 고무신 한 켤레가 있고, 그 신발을 신은 아이는 비로소 온전히 어릴 적 고향의 품에 안긴다. 그리고 산골 소년의 때 묻지 않은 눈으로 보여 주는 산골 마을의 정경과 이야기가 이준선 그림작가의 섬세하고 따뜻한 수묵화 그림들과 어우러져 청보리밭처럼 순수하고 아름답게 펼쳐진다.
60년 전의 고향 마을로 되돌아간 호기심 많은 까까머리 소년은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절을 보내며 산골 마을에서의 순박한 삶을 독자에서 선사한다. 대나무 숲이 울타리를 친 산골 마을에는 아지랑이가 솟는 따비밭이 있고, 피라미 모래무지와 더불어 물장구치던 발가숭이 친구들과, 형이 만들어 준 거미줄 잠자리채가 있었다. 그리고 호랑이가 등잔 같은 눈에 불을 켜고 고개를 넘어 아이의 곶감을 뺏으러 올지 모르는 밤이 있었고, 전깃불이 들어와 늑대와 여우를 먼 산으로 쫓아낸 전설 같은 이야기들이 고이 간직되어 있다. 고향 방문을 끝낸 주인공은 다시 현실의 노신사로 돌아와 버스를 기다린다. 그리고 마을로 통하는 시멘트 포장길 끝 타작마당의 늙은 정자나무를 돌아보며 ‘거기 누구라도 서 있는 듯이 한참 동안 손을 흔들어 주’(본문 53쪽) 다가, 다시 털보 운전사가 모는 옛날 시골 버스에 오른다. ‘버스가 떠난 자리엔 부드러운 저녁 바람이 감돌았다. 아무도 없는 그 자리를 반듯하게 놓인 조그만 검정 고무신 한 켤레가 지키고 있었다. 미루나무의 노란 잎사귀가 검정 고무신을 한 잎 한 잎 덮어 주는 고요한 가을 저녁이었다.’(본문 54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