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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꿈을 꾸다
조정희
BG북갤러리 201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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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는 노래

제1곡 파문_첫 번째 꿈
제2곡 낯선 사람으로부터 온 책_두 번째 꿈
제3곡 인연의 비밀_세 번째 꿈
제4곡 그녀의 집, 그리고_네 번째 꿈
제5곡 만져지는 것, 만져지지 않는 것_마지막 꿈
제6곡 파도는 바다의 다른 모습이다

맺는 노래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국어국문학과를 나와 교사를 하면서 소설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말수가 적은 게 아니라 할 말이 많았다는 걸 글을 쓰면서 깨닫게 되었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게 아니라 글 쓰는 일은 절대적으로 혼자 하는 일이라 그렇다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모든 사람이 듣고 싶은 말은 아니라는 것도. 그래서 ‘사람은 누구나 외로움의 방을 갖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외로움을 달래는 방법이 각자 다르고 글쓰기도 그 방법이 되어준다는 것도. 대구에서 태어나 교사를 하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2001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부문에 단편소
국어국문학과를 나와 교사를 하면서 소설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말수가 적은 게 아니라 할 말이 많았다는 걸 글을 쓰면서 깨닫게 되었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게 아니라 글 쓰는 일은 절대적으로 혼자 하는 일이라 그렇다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모든 사람이 듣고 싶은 말은 아니라는 것도. 그래서 ‘사람은 누구나 외로움의 방을 갖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외로움을 달래는 방법이 각자 다르고 글쓰기도 그 방법이 되어준다는 것도.

대구에서 태어나 교사를 하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2001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부문에 단편소설 『비』, 『적자생존』 당선. 탁월한 구성과 섬세한 문장, 예지력을 가진 작품이란 심사평을 들었다.

다양한 주제를 특유의 간결한 문체로 그려낸 첫 소설집 『나는 소꿉친구와 결혼했다』(2002) 발표 후, 거의 해마다 장편소설을 출간했다. 인도의 풍물이 안타까운 사랑 속에 어우러진 『그 거울 속엔 바람이 산다』(2004), 사랑하면서도 헤어져야 했던 아픈 영혼들의 이야기 『비련애』(2005), 절망 위에 우뚝 선 세 남자의 특별하고 간절한 사랑과 삶 『숨겨놓은 세 남자 창탕밍』(2006), 죽음의 문턱에서 삶을 돌아보고 동시에 생명이 빠져나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낸 『겨울산』(2007),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한 남자의 삶과 사랑을 집요하게 추적한 『홍나비』(2008), 사랑, 기쁨, 절망, 슬픔, 죽음, 깨달음이 다섯 편의 이야기 속에 각각, 또는 하나로 녹아있는 『꿈에서 꿈을 꾸다』(2011), 모든 생명체에게 내려진 유일한 축복은 ‘사랑’이라고 외치는 『그녀에게 뽀뽀하기』(2012),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어버린, 아픈 가슴을 위한 위로의 편지 『한낮에 별을 보다』(2013), 하나가 전체고 전체가 하나인 마음의 비밀 『아득한 오늘』(2014), 뫼비우스의 숲 『폭풍우』(2015), 여행 에세이 『하늬/높새/갈마/소슬바람 러시아로 불다』(2017), 늦둥이 딸을 잃은 아버지의 정말 잊어버리고 싶은 이야기 『망각』(2018)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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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3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301쪽 | 452g | 153*224*30mm
ISBN13
9788964950166

책 속으로

나는 말리지 않았다.
“새벽 3시에는 일어나야 되는 거 알지?”
했을 뿐이다. 비행기는 아침 5시 30분 발이다. 늦어도 4시 30분까진 공항에 가야 한다. 그건 나보다 그들이 더 잘 알고 있다. 특히 유별난 시간관념을 가지고 있는 민상이가 있다. 시간에 늦으면 죽는 줄 알고 있다. 약속 시간도 되기 전에 늘 제일 먼저 나와 있는 놈이 민상이다.
그런데 저녁 8시가 넘었는데 둘은 기어이 또 나가려했다. 내일이면 돌아가는데 마지막 밤을 이렇게는 보낼 수 없단다.
‘이렇게 보내는 게 어때서? 나가서 돌아다니는 건 어떻게 보내는 건데?’
속으로만 그렇게 말했다. 다른 때 같으면 욕을 했을 텐데 착하게도 나는 말리지 않았다. 그날은 왜 그렇게 착했는지……. 아주 착했다.
차라리 같이 나갔더라면 좋았다.
나는 피곤했고 특히 도시의 밤거리를 다니는 건 취미가 아니었다. 그들도 나의 동행을 바라지 않았다. 내가 따라 나가면 마음껏 돌아다니지 못하고 중간에 잘려야 한다. 그러면 마치 똥 누다 끊기는 것처럼 찝찝하단다. 늘 그랬던 것처럼 내 욕을 뒤로 하고 둘이 나가는 게 당연했다.
늦어도 10시 전엔 돌아오겠노라 했다. 문 잘 잠그고 쉬고 있어라 했다. 민상은,
“아무나 문 열어주지 말고.”
돌아보며 농담을 했다. 늘 하던 심심한 농담을.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 자식아.”
내가 소리를 질렀다.
“갔다 올게.”
철호가 소리를 지르는 나를 보고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웃으면서.
‘갔다 올게’라고 했다.

10시가 지났는데 오지 않았다.
민상은 약속 시간에 늦은 법이 없다. 그런데 약속 시간이 지났다.
자정이 지나서 나는 울었다. 무서웠다.
날이 바뀌었다.
오늘은 돌아가는 날이다. 그들은 어제 나갔다. 어제…….
새벽 2시가 넘자 생각이 없어졌다. 몸이 자꾸 떨렸다. 3시엔 일어나야 하는데. 일어나서 세수하고 짐을 챙겨 택시를 타고 공항에 가야 하는데.
망할 놈들. 빨리 안 오면 죽는다.
철호야, 민상아!
분명이 일이 있다. 사고가 났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사고라니.
사고가 아니라면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안 올 리가 없다. 안 오는 게 아니라 못 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뭔가를 해야 한다. 경찰서에 알아본다거나, 하여튼.
그런데 나는 아무런 방법도 생각할 수 없다. 내가 한 일은 기껏 방을 나와 호텔 로비를 서성거리고 호텔 앞 불빛 아래 우두커니 서 있었던 것뿐이다.
거리는 깜깜하고 적막했다. 어디가 어딘지. 어디로 가봐야 할지.
거리에 서서 울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어디로 갈지도, 어떻게 할지도 알 수 없었다. 그건 내 일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해본 적이 없는 일이다. 민상이가 가자고 해야 갈 수 있다. 철호가 오라고 해야 움직인다. 난 여기 혼자 온 게 아니다. 혼자선 아무 곳에도 갈 수가 없다. 낯선 곳이다.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낯선 곳이란 말이다.

날이 훤히 밝았다.

--- 「'제4곡 그녀의 집, 그리고'의 네 번째 꿈」 중에서

출판사 리뷰

2001년 월간 「문학세계」 단편소설 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이래 소설집 《나는 소꿉친구와 결혼했다》, 장편소설 《그 거울 속엔 바람이 산다》,《비련애》 등을 차례로 발표하며 다양한 사랑과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내었던 소설가 조정희가 3년 만에 선보인 신작 장편소설. ‘이별’에 대한 슬픔을 모티브로 해서 탄생된 소설 《꿈에서 꿈을 꾸다》는 다섯 조각 꿈으로 엮어낸 다섯 가지 이별이야기를 담았다.

갑자기 믿었던 사람이 사라진다면?
어느 날 갑자기 그런 일을 겪은 사람이 세상엔 많을 것이다.
그들은 어떻게 위로받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얼마나 간절히 그런 일이 꿈이기를 소망했을까.
자고 일어나면 거짓이 되어버리는 꿈.
이 이야기는 바로 그 꿈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줄거리」

인기절정의 영화배우 지섭과 교사이자 여류 소설가인 사문은 영화 속 러브스토리처럼 서로의 팬으로 만나 운명적인 강한 끌림을 느끼게 된다. 마치 정해진 수순처럼 강렬하게, 때론 조심스럽게 사랑을 시작하고 결국 결혼에 이른다. 누구나 꿈꾸던 그런 평온하고 행복한 나날이 이어지고……. 하지만 그 달콤한 일상은 왠지 모를 불안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그 불안의 징조는 각 장마다 삽입된 사문의 꿈에서 감지된다.

당신은 갑자기, 소중한 사람을 잃어본 경험이 있습니까?

* 빵을 사는 사이, 그 찰나의 시간에 갑자기 아내가 사라져버렸다. 불과 2분 전에도 그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던 아내가 마치 지우개로 지워버린 것처럼, 그의 인생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후 그의 인생은 오로지 ‘사라진’ 아내를 찾고 기다리는 일뿐이었다. 그리고 그 기다림이 50년이란 긴 시간이 될 줄은 그 자신도 몰랐다.
* 아내를 안았다. 하지만 그녀는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다. 내가 지금 안고 있는 것이 아내가 아니라 15년 전에 죽은 ‘연희’라는 것을…….
허락되지 못한 사랑을 비관해 동반자살을 시도한 후 혼자만 살아남은 남자. 죽음도 불사할 정도로 대단하던 ‘사랑’은 혼자 살아남음으로 인해 ‘죄’가 되어버렸고, 살아남은 자의 슬픔과 죄책감은 그의 평생을 따라다니며 어깨를 짓누르는데…….
* 뉴질랜드로 여행을 떠난 세 친구. 친구들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나’에게 친구들은 단순한 동료가 아니라 믿고 의지하는 가족이었고 보호자였다. 친구들은 여행의 마지막 날을 그냥 보낼 수 없다며 피곤해하는 그를 호텔방에 남겨두고 밤거리로 나섰다. 하지만 곧 돌아오겠다던 그들은 싸늘한 시신이 되어 나타났다. ‘차라리 함께 나갈 걸……. 차라리 함께 죽을 걸……. ’
낯선 곳에서의 갑작스런 사고……. 혼자 남겨진 자는 당혹스럽기만 하다.

행복의 절정에서 나비는 날개가 찢어졌다.

술 취한 차가 공원 인도로 뛰어들었다.
그 미친 차 앞에 미강이가 있었다.
하필 그 앞에. 하필 그 순간에.
아파트 앞 공원 벤치에 앉아 미강을 보고 있었던 사문. 잠시 다른 곳을 본 것도 아니다. 인형을 안고 뛰어다니는 미강이만 보고 있었다. 위험할 게 있을 수가 없는 아파트 앞 공원이었다. 차도 자전거도 다니지 않는. 많은 아이들이 나와 무심하게 노는 공원이었다. 무심히 미강의 모습만 따르던 눈앞에서, 엄마가 보고 있던 바로 그 자리에서, 겨우 네 살 된 작은 몸은 공처럼 튀어 올랐다.
사문은 울지도 못했다.
결혼 4년 만에 얻은 아이였다.
그 아이가 죽었다.

빵집. 밖으로 나온 남자. 방금까지 웃고 있던 아내를 찾는 남자. 미친 듯이 아내를 찾아 뛰는 남자. 그리움에 지쳐 피를 토하며 눈을 감는 남자, 그 남자가 바로 그녀였다.
홀로 객실에 남아 있는 그. 친구들의 주검을 확인하는 그. 낯선 곳에 홀로 남겨진 남자. 겁나고 당황하고 어쩔 줄 몰라 울지도 못하는 남자의 가슴, 그 가슴이 그녀였다.
밤마다 검은 구덩이로 뛰어드는 남자. 휘감겨드는 검은 운명에 묶여 몸부림도 제대로 못 치는, 날마다 영혼이 흩어지는 고통에 시달리는 남자, 그 남자가 사문이었다.

사문은 자신에게 닥친 슬픔과 고통이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의 아픔이란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슬픔을 정면으로 마주한 후에야 마침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다섯 개의 꿈.
하나이자 다섯인 ‘슬픈 이별’ 이야기.


이 이야기는 작가가 여행 중에 갑자기 떠오른 ‘이별’에 대한 슬픔을 모티브로 해서 탄생되었다. ‘이별’의 슬픔은 다양했고 동시다발로 떠오른 여러 개의 이야기는 이 작품 속에서 사문과 지섭의 메인 스토리와 다섯 조각의 꿈 이야기로 엮여졌다.
얼핏 각각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다섯 꿈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용들이 살짝 연결되어 있음을 간파할 수 있다. 그 연결점은 윤회와 환생을 느끼게 해주는 훁인공들의 행위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연결점은 긴밀하지 않고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작가는 윤회와 환생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슬픈 이별’을 보여주는 게 더 큰 목적이라고 말하고 있고 그 도구로 ‘꿈’을 선택했다.
이 작품 속에서 독립되어 있으면서도 연결되어 있는 ‘꿈’의 역할은,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슬픈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메인 스토리의 사문과 지섭의 슬픔을 더 강조하기도 하고, 사문과 지섭이 아픔을 이겨내는 과정 중에, 그들이 겪는 슬픔이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아픔이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다.
다섯 개의 꿈 이야기를 별도의 독립된 이야기로도, 메인 스토리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중요한 장치로도 재미있게 읽는 즐거움을 누리고 그 순간 그들의 아픔을 같이 할 수 있다면 기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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