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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야 할 다리
길산 201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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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에 부쳐
1장 또 다른 고향으로
2장 둘에서 하나로
3장 다시 ‘둘’을 꿈꾸며

저자 소개 1

Pearl Buck,Pearl Sydenstricker Buck, 존 세지스 John Sedges

인간의 삶과 숙명적 굴레를 리얼리즘 서사로 표현하였으며, 중국인보다 중국을 더 사랑했던 사람이다. 그녀는 미국 여성작가 최초로 노벨상과 동시에 퓰리쳐상을 수상하였으며, 인도주의적인 부분에서도 큰 업적을 남겼다. 세계 평화를 이루기 위한 한 방편으로 인종간의 이해를 위한 가교 형성에 헌신해 왔다. 1892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에서 태어나 생후 3개월 만에 장로회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 중국으로 건너가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는 전도사업에만 열중했기 때문에 집안 일은 어머니가 도맡았다. 펄 벅은 1910년 대학을 다니기 위해 미국으로 갔다가, 1914년 랜돌프 매콘 여자대학을
인간의 삶과 숙명적 굴레를 리얼리즘 서사로 표현하였으며, 중국인보다 중국을 더 사랑했던 사람이다. 그녀는 미국 여성작가 최초로 노벨상과 동시에 퓰리쳐상을 수상하였으며, 인도주의적인 부분에서도 큰 업적을 남겼다. 세계 평화를 이루기 위한 한 방편으로 인종간의 이해를 위한 가교 형성에 헌신해 왔다.

1892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에서 태어나 생후 3개월 만에 장로회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 중국으로 건너가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는 전도사업에만 열중했기 때문에 집안 일은 어머니가 도맡았다. 펄 벅은 1910년 대학을 다니기 위해 미국으로 갔다가, 1914년 랜돌프 매콘 여자대학을 졸업하고 중국으로 돌아갔다. 열여덟 살 때까지 중국에서 자란 펄 벅에게는 중국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고향이요, 미국은 바다 저편에 있는 꿈의 나라에 지나지 않았다.

1917년, 뒤에 중국농업연구의 세계적 권위자가 된 존 로싱 벅(John Lossing Buck) 박사와 결혼을 하였다. 이때 성이 "Buck"이 된 것이다. 그들 사이에는 두 딸이 있었는데, 큰 딸은 극도의 정신박약아였다. 자서전에서 펄 벅은 큰 딸이 자신을 작가로 만든 동기 중 하나라고 밝혔다(백치 딸은 『대지』에 왕룽의 딸로 그려져 있다).

중국에서 사는 동안 겪었던 역사적인 사건과 중국인 유모에게서 들은 많은 이야기들이 미국인인 그녀가 중국의 영혼을 이해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정확하고 예리한 작품을 그려내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국공내전의 와중에서 1927년 국민당 정부군의 난징(南京) 공격때 온 가족이 몰살당할 뻔했던 위기를 체험하여 피치 못할 균열을 깊이 자각한 일도 그녀로 하여금 창작활동을 시작하게 한 동기였다. 이 균열은 작품의 바닥에 숨겨진 테마로 흐르고 있다. 그녀는 이 균열을, 자기가 미국인이라는 입장에 서서 제2의 조국 중국에 대한 애착서 평생을 두고 어떻게 해서라도 메워 보려고 애썼다.

1930년 중국에서 동/서양 문명의 갈등을 다룬 장편 데뷔작 『동풍 서풍』을 출판하였는데, 출판사의 예상을 뒤엎고 1년이 채 안 되어 3판을 거듭하였다. 이어 빈농으로부터 입신하여 대지주가 되는 왕룽(王龍)을 중심으로 그 처와 아들들 일가의 역사를 그린 장편 『대지』(1931년)를 출판하여 작가로서의 명성을 남겼다.

이는 『아들들』(1932년), 『분열된 일가』(1935년)과 함께 3부작을 구성한다. 1934년 이후로 그녀의 저서들을 출판해 온 J.데이 출판사의 사장 R.J.월시와 재혼, 미국에 정착하였다. 1938년에는 미국의 여류작가로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이 『대지』 3부작에 수여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 후에도 평화를 위한 집필을 계속하였는데, 중국에서 내란이 일어나 공산 정권이 들어서자 본의 아닌 귀국을 할 수밖에 없었던 펄 벅은 전후의 황폐한 사회에 내던져진 전쟁고아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녀가 전쟁고아와 혼혈 사생아들을 위하여 펄 벅 재단을 설립하고 전쟁 중 미군으로 인해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태어난 사생아 입양 알선사업을 벌이는 등 직접 봉사 활동에 나선 것도 이 무렵부터의 일이다.

2차 대전으로 미국의 OSS에중국 담당으로 들어오면서 한국과의 인연을 맺게 되었으며, 유한양행 창업주인 유일한과 중국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에 호감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후에, 한국을 방문하였을 때 스스로 박진주(朴眞珠)라는 한국어 이름도 지었다.

한국 전쟁 후에 한국의 수난사를 그린 『갈대는 바람에 시달려도』(1963년)와 한국의 혼혈아를 소재로 한 소설 『새해』(1968년) 등 한국 관련 소설을 쓰기도 했으며, 1965년에는 다문화아동 복지기관인 펄벅재단 한국지부를 설립하였다. 1967년 경기도 부천군 소사읍 심곡리(현 부천시 소사구 심곡본동)에 '소사희망원'을 세워 10여 년 동안 한국의 다문화아동들을 위한 복지활동을 펼쳤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무명의 어머니를 통해서 영원한 모성상을 그린 『어머니』(1934), 아버지의 전기인 『싸우는 천사들 Fighting Angels』(1936), 어머니의 전기인 『어머니의 초상 The Exile』(1936)과 『애국자 Patriots』, 『서태후 Imperial Woman』(1956), 자서전인 『나의 가지가지 세계 My Several Worlds』(1954) 등이 있다.

펄 벅은 일생동안 소설과 수필, 평론, 아동서적에 이르기까지 80여 권의 책을 집필하였으며, 5개의 장편소설만 존 세지스라는 필명으로 출간하였다. 또한 전 세계 다문화아동들을 위한 차별없는 사랑을 몸소 실천하다 1973년 3월 6일 81세로 사랑하는 아이들의 곁을 떠나 생가가 있는 그린힐즈 농장에 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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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6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25쪽 | 358g | 128*188*30mm
ISBN13
9788991291287

책 속으로

오시마 섬은 까맸다. 나는 솔로몬 왕이 자신의 살결 검은 애인에게 불러준 노래가 생각났다. “그대의 살결은 검지만 어여쁘구나.” 그것은 마치 오시마 섬을 두고 한 소리 같았다.

전쟁이 절정에 달하던 어느 날 그녀(미키)는 음식을 구하려고 시골로 가는 기차를 탔다. 머리 위 짐칸에서 보따리 하나가 무릎 위로 떨어졌다. 그 신문지 속에는 갓 태어난 어린 사내아기가 숨진 채로 들어 있었다. “난 내 무릎에 올려 있던 그 죽은 아기의 무게를 결코 잊을 수 없을 거예요.”

나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이들 하나하나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동서양의 피가 섞인 혼혈 아이들은 항상 이렇게 예뻤다. 키플링(루드야드 키플링)이 동양과 서양은 만나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했을 때 아마 그는 이 아이들에 대해서는 잊고 있었으리라. 진정한 마음은 항상 서로 만나게 되듯 그렇게 동양과 서양은 조우해왔다. 정치가 아닌 사랑으로 말이다.

아인슈타인은 물질과 에너지는 서로 치환될 수 있음을 우리에게 증명해보였다. 한 마디로 너무 간단하게 정리되어버린 이 문장은, 내 마음이 새로운 시대를 맞아들였다는 깨달음으로 귀결되었다. (…) 만약 물질이 에너지로 치환된다면, 물질이란 잠재적으로는 에너지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 말은 우리가 ‘영혼’이라 부르는 것에 대한 과학적인 증거가 될 수 있을까?

나는 세 명의 아들과 여섯 명의 딸을 가진 자식부자였고 딸 여섯 중 제일 맏이는 ‘자라지 않는 아이’였다. 나는 그 아이에게 큰 빚을 지고 있었다. 그리고 딸 다섯 사람은 임상치료사인 딸부터 이제 열한 살이 된, 내가 일본에서 데려온 마음 착한 혼혈 딸까지 다양했다.

“실은,”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게 지적 장애를 가진 딸이 하나 있습니다.”
아, 이제야 그가 왜 나를 옆으로 끌어냈는지 알 수 있었다! 나는 사람들이 나를 옆으로 슬며시 끌어내 이런 이야기를 건네는 데 익숙해 있었다. 세계 어디를 가든 이런 경험을 한다. 대개는 이런 식이다. “말씀 드릴 게… 그러니까 … 저한테 아이가 하나 있는데요…”
“따님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세요.” 내가 말했다.

이 이야기(〈해일〉) 자체는 해일에서 시작된다. 나는 일본의 규슈 섬에서 1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단 한 차례 해일을 목격했는데, 그때 나는 바닷가 남쪽 끄트머리에 있는 작고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에 겨우 익숙해가고 있었다. (…) 지진이라. 몸과 마음으로 겪은 그 도저한 아픔 없이는 펜실베이니아 농가의 단단한 땅 위에 앉아 지진에 대해 한 마디도 나는 할 수가 없다. 그 아픔은 곧 사람의 발 밑에서 땅이 흔들릴 때 그 사람에게 닥쳐오는 살아 있는 혼란을 의미한다.

(영화 〈해일〉 배역 오디션 장면)
“영어는 어디서 배우셨나요?” 우리가 물었다.
“아, 학교에서요.”
“학교라면 몇 년간?”
“6연(Six yahs).”
“6년(Six years)이란 말인가요?”
고개를 끄덕끄덕. 우리는 이 ‘6연’이란 말을 연달아 듣고 또 들을 때마다 웃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한 젊은 배우가 마침내 색다른 대답을 내놓았다. “10연(Ten yahs).”

그(일본인 제작 담당 이사)는 우리를 향해 영어로 소리를 질렀다! “미국인 감독은 강해야 합니다! 미국인 감독은 누구한테나 다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 말을 들어!’라구요.”
그렇지만 미국인 감독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침착하게 말했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나는 일본인 감독의 퇴진을 꼭 요구해야겠습니다.”
두 사나이는 한 마디 말도 없이 서로를 노려보았다. 나는 손가방을 열어 중국 부채를 꺼내 들었다. 나는 이곳과는 동떨어진, 뭔가 즐거운 일을 생각하려고 기를 썼다.

이 노인들이란! 나는 한 마을에 이렇게 뻐드렁니가 난, 유쾌하면서도 드센 입담을 지닌 노인들이 한데 모여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특히 얼굴이 독수리와 비슷한 어느 노인은 시력을 잃은 한쪽 눈을 껌벅거리곤 했다. 그가 말했다. “모자를 써, 이 미국 사람아! 그것 때문에 자꾸 웃음이 나오잖아!”

나는 어느 날 한 아름다운 게이샤에게 물었다. “당신은 당신네가 만나고 있는 남자들의 부인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전혀 없나요?”
그녀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먼저 찾아오는 건 남자들이에요. 우리는 그저 사업을 하고 있을 뿐이죠.” 냉소적인 대답이었다.

화창한 7월의 아침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우리는 요코하마 부두에 도착했다. 나는 배에서 번역작업을 계속할 생각이었고 비서가 나 대신 어린 딸을 데리고 공원으로 갔다. 나의 고독한 작업을 시작하자마자 내가 세상에서 가장 잘 알고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다시 나타났다. ?신도 알겠지, 나는 세상 어디에서든 이렇게 나타날 거야. 당신은 내게서 도망칠 수 없어.”
거기에 그이(두 번째 남편인 리처드 월시)가 있었다. 훤칠한 갈색 피부의 미남자가 제 오래된 가시나무 파이프를 입에 물고서….

나는 《해일》을 쓰면서 키츠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마을은 소설에 아주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해일이 지나간 뒤 사람들은 그 자리에 다시 마을을 건설했지만 이 불굴의 의지를 가진 용감무쌍한 일본 사람들은 머지않아 다시 무시무시한 폭풍에 휘말리게 된다.

죽음 뒤의 삶이 있을까?
나는 그이의 무신론이 가져다준 용기를 기억하고 있었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우리 두 사람 중 하나가 혼자서 살아가야 할 미래를 두고 논쟁을 벌였던가! 두 사람이 동시에 양손을 맞잡고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넘을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 내가 마음속에 품고 있던 의문은, 죽음 이후의 삶이 가능한지와 혹은 영원한 생명처럼 죽어서도 살아 있는 것같이 지낼 수 있는지였다.
그이는 내가 여기 일본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그이는 여전히 우리 집에 머물면서 그이의 본질적인 존재로 남아 진공청소기로 청소를 하고 있을까? 그래서 내가 그곳에 가면 그이의 존재를 알아차릴 수 있을까?

일본 바다 옆에서 보내는 캄캄한 한밤중에 나는 그이한테 자신이 어딘가에 살아 있다는 진짜 증거를 보여달라고 간청했다. 그저 그이가 어디 있는지만 말해달라고. 그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침묵이 곧 대답은 아니다. 침묵은 그저 하나의 경계선일 뿐이다.

나의 삶은 두 가지 분리된 범주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하나는 낮의 삶이요 다른 하나는 밤의 삶이다. 하나는 지상의 삶이요 다른 하나는 존재하지 않는 곳을 찾아 헤매는 삶이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 글이 한 가지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정직한 기록이라는 점일 것이다.”
미국 지성사의 위대한 발자취, 펄 벅의 자전적 소설


* 왜 펄 S. 벅은 《건너야 할 다리》를 썼나?

“우리는 저주를 받았어요, 우리 일본 사람들은요!”
“그게 무슨 소리냐?”
“바다하고 산이, 우리를 죽이려고 하잖아요.
화산과 바다가 나쁜 일을 꾸미면 땅이 흔들리고 해일이 일어나요.
우린 도망갈 데가 없어요.”
“죽음을 눈앞에 두고 사니까 우리는 용감하고 강하다. 그게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진짜 이유지. 조금 나중에 죽든, 조금 일찍 죽든, 그게 무슨 상관이냐? 우리는 위험 한가운데서 살기 때문에 삶을 더 사랑하게 된 거다.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도 않아. 삶과 죽음이 서로에게 꼭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해일》 중에서

타인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우리의 아픔으로 승화하는
뜨겁고도 섬세한 감수성, 펄 S. 벅


펄 S. 벅은 50대 중반인 1947년 소년소설 《해일》을 발표한다. 《해일》은 일본의 한 조용한 바닷가 마을에 들이닥친 지진해일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순식간에 삶의 터전을 잃은 비극 속에서도 꿋꿋이 희망을 찾아가는 한 소년의 성장 과정을 그린 역작이다. 펄 S. 벅은 중국의 가난한 농촌 마을인 난징에서 살다가, 공산군이 일으킨 쿠데타를 맞고 일본으로 간신히 피신을 한다. 이 일본의 어촌 마을에서 한동안 살면서 그녀는 지진해일을 직접 목격한다. 인간의 광기와도 맞먹는 자연의 광기 앞에서 그녀는 좌절 대신 삶의 의지를 느끼고 이후 《해일》을 쓰게 된다. 언제나 동양과 서양은 하나라고 믿으며, 동양과 서양은 정치가 아니라 ‘진정한 사랑’으로 만나왔다고 고백하기도 했던 펄 S. 벅은 일본의 지진해일을 전 지구의 아픔으로 여겼다. 《해일》을 영화로 만든 일본 제작자는 이렇게 털어놓았다. “짧지만 심오한 소설 《해일》을 읽고 정신을 회복하는 법을 깨달았다. 수백 년 동안 지진과 해일이 일어나 삶의 터전이 끊임없이 파괴되는 상황에서도 용기를 갖고 일어설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느꼈다.” 그리고 《해일》은 미국과 일본의 첫 합작영화로 만들어진다. 펄 S. 벅은 이 영화작업 현장에 함께한 경험을 《건너야 할 다리》에서 생생히 살려낸다. 아울러 삶의 동반자였던 두 번째 남편의 죽음을 끊임없이 성찰하며, 죽음은 또 다른 삶으로 들어가는 문이라고 말한다.

《해일》에서 바닷가 소년 토루가 지진해일을 겪고 모든 것을 잃고 난 뒤 새롭게 삶을 이어가듯, 《건너야 할 다리》에서 펄 S. 벅은 두 번째 남편의 죽음을 맞이한 뒤 새롭게 다시 삶을 이어간다. 《해일》에서 소년의 부모의 죽음과 《건너야 할 다리》에서의 펄 S. 벅의 남편의 죽음은 묘하게 얽혀 있는 것이다.
이 자전적 소설은 단순히 펄 S. 벅이 스스로 겪은 일을 다룬 게 아니라 진정한 삶의 자세가 무엇인지, 인간이 왜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 철학소설이다.

* 중년의 펄 S. 벅의 솔직하고 섬세한 영혼 일기 -

지적 장애를 앓는 첫딸을 향한 연민,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입양하여 키우는 일, 첫 번째 결혼 실패 뒤 운명적으로 만난 두 번째 남자 리처드 월시(존데이 출판사의 대표이자 뛰어난 편집기획자)와의 사랑과 우정 등을 솔직하게 그리다!

펄 S. 벅은 일본에서 〈해일〉을 찍는 동안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을 만난다.《설국》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일본의 대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해일〉에서 예언자 겸 노신사 역을 맡은 일본의 대배우 하야카와 셋슈, 펄 S. 벅 자신이 그러하듯 혼혈아이(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위한 재단을 만들어 온몸으로 뛰는 일본여성 미키, 미국인 감독과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일본인 제작 담당 이사, 술집에서 접대를 하는 여성들, 바닷가 마을에서 본 드세고 개성 있는 늙은이들, 남의 의상이나 담당하는 이름 없는 스태프에서 배우로 우뚝 선 대머리 늙은 남자, 순수함과 지혜로움에 익살까지 갖춘 특수효과 장인 등이 펄 S. 벅의 손끝에서 생생하게 살아난다. 지적 장애를 갖고 태어난 맏딸을 향한 연민과 죄의식도 솔직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인생의 전환점이 된 남편의 죽음! 깊은 상처를 남긴 첫 번째 결혼 생활 뒤 운명적으로 만난 두 번째 남자, 월시. 펄 S. 벅의 존재를 가난다잘 이해하고 존중해주었던 연인이자 벗이던 그가 먼저 눈을 감았다. 다문화 아동 재단을 만들어 함께 일궈나가고 혼혈 아이들을 입양해 같이 키웠던 남편. 펄 S. 벅은 ‘부분’에서 ‘전체’로 돌아간 그를 끊임없이 환기하며 죽음 너머의 세계를 사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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