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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이 섬에서 내가 찍지 못한 사진/ 말단/ 이 섬에선 나도 초면이다/ 파문/ 사람꽃/ 그냥 꽃 숲/ 꽃병/ 고요/ 입춘/ 봄/ 나 비 백 년 동안의 고독/ 섬/ 이 섬에서 내가 찍지 못한 사진/ 송화松花/ 고추잠자리 바람 채송화/ 고구마누룽지/ 거울/ 홀로/ 누구든지 찾아가는 호수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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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라는 이름의 바다. 그 바다의 한 점 섬, 동쪽호수.
흑백필름으로 촬영된 섬 사진들은 세간의 멋진 풍경사진과는 거리가 멀다. 봄여름가을겨 울 섬과 함께 호흡하는 모든 생명체들의 일상일 뿐이다. 나는 그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서, 어제의 안부가 궁금해서, 내일은 어디로 떠날까 묻고 싶어서 정성껏 셔터를 눌렀다. 동쪽 호수, 이 섬의 가장 큰 미덕은 배려와 관용이다. 평등과 자유다. 섬은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품에 안는다. 귀하고 천한 것을 따지지 않는다. 오는 이, 가는 이를 그대로 두고 볼 뿐, 만류하거나 거절하지 않는다. 나는 그 가운데 한 사람, 섬의 가슴에 파문 한 점 남기고 사라지는 바람, 혹은 첫눈 같은 존재일 뿐이다. ---「섬을 위하여」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