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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의 그 상수리나무
장자 에세이: [인간세]편
고형렬
b(도서출판비) 201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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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5

1. 안회의 꿈 11
2. 덕과 명예, 지식과 경쟁 34
3. 재인과 승인과 익다 53
4. 권력의 속성 75
5. 아름다운 안회 93
6. 내직자와 외곡자 108
7. 안회, 심재를 받다 128
8. 치어다보라, 허실생백 145
9. 섭공자고의 위중 161
10. 천명과 의리 179
11. 사자는 말을 전한다 197
12. 말의 풍파와 승물유심 216
13. 안합과 거백옥 233
14. 당랑, 호랑이, 말 251
15. 장석과 상수리나무 이야기 271
16. 목신의 현몽 290
17. 장석, 역사수의 말을 전하다 308
18. 권곡과 축해 난상의 대목 326
19. 상서롭지 않음의 상서로움 350
20. ?인간세?의 주인공 지리소 368
21. 광접여의 노래 387


저자 소개 1

高炯烈

속초에서 태어나 자란 고형렬(高炯烈)은 「장자(莊子)」를 『현대문학』에 발표하고 문학을 시작했으며 창비 편집부장, 명지전문대학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첫 시집 『대청봉 수박밭』 을 출간한 뒤 『밤 미시령』, 『나는 에르덴조 사원에 없다』 등의 시집 외에 『등대와 뿔』 같은 에세이를 통하여 갇힌 자아를 치유하고 성찰했다. 장편산문 『은빛 물고기』에서는 자기영토로 향하는 연어의 끊임없는 회귀정신에 글쓰기의 실험을 접목시켰다. 히로시마 원폭투하의 참상을 그린 8천행의 장시 『리틀보이』는 일본에 소개되어 반향을 일으켰으며, 장시 『붕새』를 소량 제작하여 지인에게 나누고
속초에서 태어나 자란 고형렬(高炯烈)은 「장자(莊子)」를 『현대문학』에 발표하고 문학을 시작했으며 창비 편집부장, 명지전문대학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첫 시집 『대청봉 수박밭』 을 출간한 뒤 『밤 미시령』, 『나는 에르덴조 사원에 없다』 등의 시집 외에 『등대와 뿔』 같은 에세이를 통하여 갇힌 자아를 치유하고 성찰했다. 장편산문 『은빛 물고기』에서는 자기영토로 향하는 연어의 끊임없는 회귀정신에 글쓰기의 실험을 접목시켰다.

히로시마 원폭투하의 참상을 그린 8천행의 장시 『리틀보이』는 일본에 소개되어 반향을 일으켰으며, 장시 『붕새』를 소량 제작하여 지인에게 나누고 품절하면서 “이 모든 언어를 인간이 아닌 것들에게 바친다”는 선언과 함께 분서를 통한 언어의 미완을 확인하고 자기 갱신을 재촉했다. 『시평』을 창간하고 13년 동안 900여 편의 아시아 시를 소개하며 시의 지궁한 희망을 공유하는 한편, 뉴욕의 아세안기금을 받아 시의 축제를 열면서 『Becoming』(한국)을 주재하고『Sound of Asia』(인니)에 참여하는 등 아시아 시 교류에 앞장섰다.

낯선 현실과 영토를 자기 신체의 일부로 동화시키면서 내재적 초월과 전이를 지속해가는 고형렬은 15년 동안 삶의 방황소요와 마음의 무위한 업을 찾아 장자 에세이 12,000매를 완성했다. 최근엔 시바타 산키치, 린망 시인 등과 함께 동북아 최초의 국제동인 [몬순]을 결성했으며, 베트남의 마이반펀 시인과의 2인시집 『대양(大洋)의 쌍둥이』를 간행하기도 했다. 백석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현대문학상, 유심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시집 『대청봉 수박밭』 『해청』 『사진리 대설』 『성에꽃 눈부처』 『김포 운호가든집에서』 『밤 미시령』 『나는 에르덴조 사원에 없다』 『유리체를 통과하다』 『지구를 이승이라 불러줄까』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거울이다』, 장시 『리틀 보이』 『붕(鵬)새』, 장편산문 『은빛 물고기』 『고형렬 에세이 장자』(전7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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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1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406쪽 | 604g | 152*224*30mm
ISBN13
9791187036272

책 속으로

안회에 대한 기억

?인간세? 서두는 특이한 인물 배치로 시작되고 있다.
공자는 어린 안회를 자주 보았을 것이다. 예가 바르고 효가 지극한 안회는 영민하고 침착했다. 중니는 죽은 안회의 안빈낙도를 거론하며 안회를 기억했지만 죽은 수제자의 장례를 인색하게 치렀다.
제사(祭祀)를 중시하는 공자의 사상 안에서 살았을 안회는 살아서도 고독했지만 죽어서도 고독했을 것 같다. 공자는 안회에 대해 경계심과 거리감을 두고 있었던 것 같다. 안회 역시 어렸을 때부터 공자를 자주 보았을 터이나 그리 가까이 지낸 것 같진 않다.
사람만큼이나 산천을 중시했을 안(顔) 씨 집안의 내력으로 보아 안회가 자연히 먼 하늘을 올려다보고 낮고 높은 산의 능선을 유심히 바라보며 자랐을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무엇에 의지하고 무엇을 좇아 살 것인가.
안회는 공자보다 더 근원적이었던 것 같다. 중니는 모친 안징재(顔徵在)가 속해 있던 안씨 집안으로 넘어온 사람이다. 원유(原儒)의 의식은 중니의 친가 쪽의 것이 아니고 외가 쪽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안회는 공자보다 더 먼 근원과 높은 사유를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더구나 안씨 집안은 전욱(?頊)의 후손으로서 노나라의 대족(大族)이었다.
무려 삼십 년이 위인 공자는 어렸을 때의 안회를 보고 저 아이가 훗날 자신의 수제자가 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안회가 성인(成人)이 되면서 남달리 빨리 늙어갔을 것이고 그러면서 성스러운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을 것이다.
안회는 늘 혼자 산책하며 한 인간으로서 자기 당대에 걸어야 할 새로운 길을 찾으려 했던 사람이었다. 그가 국경 너머 저쪽의 어떤 고통의 대상을 느낀 것은 새로운 발견이었다.
그 안회는 어느 날 기이하게도 불행한 나라로 가고 싶어졌다.
그런데 이 청행은 사실 장자가 안회에게 선물한 하나의 언어가 아니었을까. 아니면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을 장자가 실제로 알고 있었던 것일까.
이것은 장자의 불가능한 꿈이고 상상이었다. 전국시대 송나라의 몽[蒙, 지금의 허난성(河南省) 상추현(商邱縣)]지방에서 안회 시대의 과거인 위나라로 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글이 의문투성이이다.
어디로 움직여가야만 하겠다는 말은 사실 돌연한 말이 아니다. 나그네는 그의 몸과 영혼에서 애인(愛人)의 마음이 발동했다고 본다. 이 ‘행(行)의 꿈’이 멈춘 적이 없었을 것이다.
한편으로 마치 이 글은 백육십여 년 전에 죽은 안회의 사장된 일화를 장자가 전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안공(安孔)의 이 대화 자리가 파한 후, 안회는 위행의 꿈을 묻거나 버렸을까. 한 나그네가 되어 위나라로 들어갔을까. 그때가 가을이었는지 강물이 다시 흐르는 새봄이었는지 아는 사람은 없다.
?인간세?에서 나그네는 권력을 찾아 주유하던 공자와는 다른 사상을 말하고 있는 한 아름다운 인간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그것은 장자가 문장 이면에 숨긴 다른 줄기의 상상일지 모른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라도 오래전에 약속한 장자로 떠나는 이 나그네 여행에 소요를 잊는 일이 있어선 안 될 것이다.
안회에 대한 아름다운 일화가 있다.

--- p.16-17

출판사 리뷰

지은이의 말


‘그 상수리나무’는 자신을 끝까지 찾지 않을 것이다. 자신을 찾는다는 것은 유쾌하지만도 않을 뿐더러 가능한 일도 아니다. 그 상수리나무 앞에 도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생각해보면 자신의 시간을 제대로 쓰지 못한 것이 나그네였다. 아니 시간을 쓴 적이 없다. 어디 한곳 쓴 적 없는 마음이 있다면 그가 상수리나무가 아닐까.
무용은 세상 만물 중 그 어느 것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 한 번도 쓰지 않음 쪽으로 탈주하는 것이 만물과 인간을 찾는 길인지 모른다. 지리소(支離疏)도 쓴 적이 없는 그 무엇의 이름일 것이다.
유한한 존재의 숙명 앞에 던져진 선물은 무엇일까. 책무만 강화된 불행한 사회적 존재로부터의 과분한 내적 초월과 탁부득이를 확인하기 전에 어쨌든 나그네의 지체는 자신에게만 있다.
장자는 대목(大木)이 정말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누가 인간과 사회를 위한다고 말해도, 어느 나무가 새잎을 피운다고 말해도 무용만 못할 것 같다.
소통은 양적으로 줄어들고 불통은 질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인간은 너무 용이하고 과도하게 소통했기 때문에 지배되고 이용되어 왔다. 그것이 역사와 문명, 삶의 모습일지 모른다.
나그네가 찾아가는 장자는 쓸 수 없는 재목 같다. 그는 산목의 철인이었다. 역시 장자의 나그네에겐 그 어찌할 수 없는 불통과 모름을 간직할 수밖에 없다. -[머리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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