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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촌뜨기로 살라고?
굶어 죽어도 개밥은 못 먹어 갈수록 태산 얄미운 똥개 고구마밭으로 서울에서 온 손님 딱 한 번의 기회 고구마밭으로 간 멍멍이 한밤중의 결투 위풍당당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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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12p-13p)
“복실아! 복실아! 이놈, 빠르기도 하다. 주인 따라 서울까지 가려고 그려?” 할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쫓아왔다. 나는 괜히 할아버지가 미워서 큰 소리로 짖어 댔다. “촌스럽게 복실이가 뭐예요? 내 이름은 보보스라고요! 왈왈!” (본문 14p-15p) 내가 이러는 걸 엄마가 봤으면 분명히 야단쳤을 거다. 용감한 우리 조상님들을 본받으라고 말이다. 우리 조상님은 독일의 유명한 포메라니안 집안이다. 사람들 사이에선 잘생기고 영리한 개라고 소문이 자자하다. (본문 26p-27p) 할아버지네 방으로 들어가 살고 싶은데 그건 어림도 없는 일이다. 방은커녕 마루에 한번 올라섰다가 빗자루로 얻어맞고 매몰차게 마당으로 내동댕이쳐졌다. (본문 40p-41p) “아아, 네가 서울에서 쫓겨나 앞집 할아버지네로 왔다는…… 그 버림받은 장난감이구나!” 멍멍이도 시비 거는 말투였다. “버림받은 장난감? 시골 촌뜨기가 뭘 안다고?” “애완견은 사람들이 ‘사랑해 주는 장난감’ 아니야? 넌 쫓겨났으니 버림받은 장난감이고!” 나는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녀석은 빙글빙글 기분 나쁘게 웃었다. (본문 60p-61p) “할아버지! 멧돼지는 덩치가 크고 사납다면서요. 내가 어떻게 쫓아요? 왈왈왈왈!” “옳지, 옳지. 그렇게 짖으면 되는구먼. 고구마 농사 잘되면 비싼 사료 많이 사 줄 테니까.” 할아버지는 내 등을 한 번 쓰다듬고 산비탈을 내려갔다. (본문 112p-113p) “멧돼지다!” 드디어 녀석과 마주한 거다. 나는 털끝 하나도 움직이지 못하고 얼어붙었다. 숨소리도 크게 못 내고, 멧돼지라고 짐작되는 것만 뚫어지게 바라봤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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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실이처럼 눈을 부릅뜨고, 발에 힘을 딱 주고 용기를 내!
멧돼지만 한 커다란 두려움이 개미처럼 작아져! 복실이는 서울 집에서 편안하게 살던 개였어요. 원래 이름은 보보스였지요. 하얀 털을 자랑하며 산책을 하고, 동물 병원에서 털 손질을 받고, 고급 간식을 먹으며 빨간 방석에서 잠을 잤어요. 하지만 하루아침에 서울 집 아줌마와 아저씨의 결정으로 보보스는 시골집으로 보내져 버립니다. 사랑하던 엄마와도 헤어지지요. 집 안에서 개를 키우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시골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보보스를 마당 구석의 화장실 옆 개집에서 키웁니다. 아, 이름까지 바꾸어 버렸어요. 복실이라고요. 정말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복실이라고 부를 때마다 저도 모르게 고개가 획획 돌아가는 통에 보보스는 그렇게 시골 개 복실이가 됩니다. 무섭게 울어대는 수탉한테 쫓기고, 뒷집 똥개 멍멍이한테 무시당하지요. 낯설고 허름한 환경도 서러운데 친구도 없습니다. 곁을 얼쩡거리는 멍멍이는 얄밉기만 하고요. 게다가 밤새 고구마밭을 지키는 일도 해야 합니다. 고구마밭에 멧돼지가 나타나 고구마를 다 먹어 버리면 안 되니까요. 복실이는 이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멧돼지라는 공포까지 떠안고 지냅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멧돼지는 안 나타났지만요. 어느 날, 복실이가 살던 서울 집 식구들이 시골에 왔습니다. 복실이 친구 구슬이도 함께요. 혹시 서울 집에 다시 데려가지는 않으려나 복실이가 눈치를 살피며 구슬이랑 대화를 하는데, 구슬이가 좀 이상합니다. 목소리가 너무 작아요. 게다가 꼬리도 잘렸고요. 서울 집에 사는 것도 무조건 편하고 안락하기만 한 것은 아닌가 봅니다. 어디서 지내든 나름의 어려움이 있는 것이지요. 복실이는 오히려 어엿하게 고구마밭을 지키는 일을 하는 자신이 뿌듯하기도 합니다. 복실이는 그럭저럭 시골집에 적응하고 똥개 멍멍이랑 투닥거리며 평화로운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운명의 그 날이 왔습니다. 깜깜한 한밤중 고구마밭에서 드디어 그 녀석을 맞닥뜨리고 말았습니다. 바로 무시무시한 고구마 도둑, 멧돼지를요! 수탉에게도 쫓겨다니는 복실이가 과연 멧돼지를 상대할 수 있을까요? 할아버지, 할머니의 소중한 고구마밭을 지킬 수 있을까요? 복실이는 눈을 부릅뜨고, 발에 힘을 딱 주고 용기를 냅니다. 덜덜 떠는 대신 왈왈 짖기로 하지요. 엄마 말씀처럼 위풍당당하게 산다는 것은, 조상이 유명한 개라든가 서울서 세련된 생활을 했다든가 하는 것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을 깨닫지요. 내 힘으로 지금 여기서 힘을 내야만 나 자신에게 당당해진다는 것을 복실이는 알게 됩니다. 산이 움직이는 것처럼 어마어마하게 큰 멧돼지, 엄청난 엄니를 가진 멧돼지 앞에서 복실이는 위풍당당하게 제 할 일을 합니다. 낯선 환경, 낯선 일, 낯선 관계는 두렵습니다. 게다가 자신이 원하거나 결정한 것도 아니었다면 더욱 그렇지요. 아직 환경을 선택하고 결정할 힘이 없는 어린이들은 낯선 환경에 놓였을 때, 상상까지 더해져서 큰 혼란을 느끼기도 하지요. 그래서 때로는 몸과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살면서 어려움은 계속 닥쳐옵니다. 한두 번은 피한다 해도 결국 스스로 맞서야 하는 순간이 오지요. 그때, 자기 자신을 믿고, 곁에 있는 좋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눈앞에 밀려오는 파도를 넘어가는 힘, 그것이 아마도 용기가 아닐까요? 용기를 낸다고 모든 문제가 쉽게 풀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용기를 갖고 앞으로 나아가야만 얻을 수 있는 경험과 지혜가 있지요. 이런 것들이 쌓여 우리는 조금 더 현명해지고, 너그러워지고, 굳세질 수 있습니다. 만약 낯선 환경에 어려워하고 있는 어린이가 있다면, 《복실이와 고구마 도둑》의 복실이 이야기를 해 주세요. “좋아, 나도 스스로 나를 지킬 거야. 덤벼!” 하고 외치고는 용감하게 어려움과 맞선 복실이가 어린이들에게 용기를 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