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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신재
여정 포말 해방촌 가는 길 절벽 젊은 느티나무 파도 그들의 행진 2. 하근찬 수난 이대 나룻배 이야기 흰 종이 수염 홍소 분 왕릉과 주둔군 산울림 붉은 언덕 삼각의 집 족제비 일본도 임진강 오리떼 - 현실 - 작가 연보 - 참고 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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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릇 더 묵을래?'하였다.
'아니 예.' '한 그릇 더 묵지 와.' '고만 묵을랍니더.' 진수는 입술을 싹 닦으며 뿌시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막을 나선 그들 부자는 논두렁길로 접어들었다. 아까와 같이 만도가 앞장을 서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진수를 앞세웠다. 지팡이를 짚고 찌긋둥찌긋둥 앞서 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팔뚝이 하나밖에 없는 아버지가 느럿느럿 따라가는 것이다. 손에 매달린 고등어가 대구 달랑달랑 춤을 추었다. 너무 급하게 들어마셔서 그런지, 만도의 뱃속에서는 우글우글 술이 끓고, 다리가 휘청거렸다. 콧구멍으로 더운 숨을 훅훅 내불어 보니 정신이 아른해서 역시 좋았다. '진수야!' '예.' --- p.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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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가 돌아온다. 진수가 살아서 돌아온다. 아무개는 전사했다는 통지가 왔고, 아무개 아무개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통 소식이 없는데, 우리 진수는 살아서 오늘 돌아오는 것이다. 생각할수록 어깻바람이 날 일이다. 그래 그런지 몰라도 박만도는 여느 때 같으면 아무래도 한두 군데 앉아 쉬어야 넘어설 수 있는 용머리재를 단숨에 올라 채고 말았다. 가슴이 펄럭거리고, 허벅지가 뻐근했다. 그러나 그는 고갯마루에서도 쉴 생각을 하지 않았다. 들 건너 멀리 바라보이는 정거장에서 연기가 물씬물씬 피어 오르며 삐익 기적 소리가 들려 왔기 때문이다. 아들이 타고 내려올 기차는 점심때가 가까워야 도착한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해가 이제 겨우 산등성이 위로 한뼘 가량 떠올랐으니, 오정이 되려면 아직 차례 멀었다. 그러나 그는 공연히 마음이 바빴다. 까짓것, 잠시 앉아 쉼녀 뭐 할 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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