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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브래드버리 연보
추천의 글_ 박상준(서울SF아카이브 대표) 책보다는 짧은, 하지만 아주 긴 제목의 서문 1 쓰기의 즐거움 2 빠르게 달리다 갑자기 멈추기, 계단 꼭대기에 있는 것, 오래된 마음에서 나타난 새로운 유령 3 뮤즈를 곁에 두고 먹을 것을 주는 법 4 자전거 음주운전 5 화씨 451, 동전 넣고 쓴 소설 6 민들레 와인, 비잔티움과 비슷하지만 다른 그곳에서 7 화성을 향한 긴 여정 8 거인의 어깨 위에서: 황혼녘의 로봇 박물관, 상상력의 부활 9 잠재된 정신 10 소설이 영화가 되기까지 11 글쓰기 기술의 선禪 12 창의력에 관하여 출처 |
Ray Bradb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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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연습하지 않으면 자신이 알고,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비평가가 알며, 사흘을 연습하지 않으면 관객이 안다”고 했던 어느 피아니스트의 말을 기억하자. 이 말은 작가에게도 진실이다. 스
타일이든 뭐든, 연습을 하지 않으면 단 며칠 사이에 망가진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세상에 따라잡히고 또한 병들게 된다. 매일 글을 쓰지 않으면 독이 쌓여서 죽어가거나, 미치거나, 또는 둘 다이게 된다. --- p.16 경험을 통해, 나는 깨달았다. 글을 쓰지 않고 하루를 보내면 불안해진다는 사실을. 이틀이면 몸이 떨린다. 사흘이면 미치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 나흘이면 마치 고통 속에서 버둥거리는, 거세당한 수퇘지가 된 듯하다. 한 시간의 글쓰기만이 약이다. 그러면 다시 두 발로 일어서서, 쳇바퀴를 돌며, 깨끗한 신발을 달라고 소리치게 된다. --- p.17 모든 글의 변천사는 마치 일기 예보처럼 읽혀야 한다. 오늘은 덥고, 내일은 춥다고. 오늘 오후, 집을 불태운다고. 내일, 폭발 직전의 숯 더미에 아슬아슬하게 찬물을 끼얹는다고. 내일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갖고, 편집하고, 다시 써라. 하지만 오늘은 폭발하고, 산산조각 나고, 해체되어야 한다. 원고를 예닐곱 번 고쳐 쓰는 일은 고문이다. 그러니 초고를 쓸 때 즐겨야 하지 않을까? 그 즐거움이 세상에서 나의 글을 읽어줄 사람들을 찾아낼 것이고 발견해줄 것이며, 함께 불타오를 것이라 희망하면서. --- p.31 작가가 도마뱀에게서 배우고, 새에게서 훔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민첩함에 진실이 있다는 사실이다. 빠르게 말을 할수록, 빠르게 글을 쓸수록, 좀 더 솔직해질 수 있다. 망설임에는 생각이 끼어든다. 지체하면 진실에 달려들기보다 스타일을 위해 애쓰게 된다. 하지만 진실만이 덫을 놓을 가치가 있는 유일한 스타일이다. --- p.38 우리는 사람들 하나하나가, 심지어 가장 느리고 둔한 사람일지라도, 얼마나 새롭고 독창적인지 안다. 적당히 다가가, 함께 대화를 나누고,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놔두면, 마침내 무엇을 원하는지(노인이라면 무엇을 원했는지) 물었을 때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꿈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진심을 꺼내 말할 때, 그의 말은 시가 된다. --- p.65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와 문화에는 보물만큼이나 쓰레기도 엄청나게 많다. 때로는 보물과 쓰레기를 가려내기조차 힘들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길 두려워하며, 머뭇거린다. 그러나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길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기질을 형성하고, 다양한 관점의 진실을 모으고, 만화책과 텔레비전 쇼, 책, 잡지, 신문, 연극, 영화에 드러난 타인의 진실과 삶에 맞서 우리 자신을 다양하게 시험해야 한다. --- p.72 나의 모든 창작물, 나의 모든 성장, 나의 모든 새로운 일과 새로운 사랑은 내가 다섯 살에 본 뒤 스무 살, 스물아홉 살, 서른 살에 이르기까지 아주 소중히 간직했던 공룡에 대한 순수한 사랑에서 비롯되고 창조된 것들이다. --- p.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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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버리처럼 쓰는 작가는
브래드버리뿐 SF의 살아 있는 전설, 장르 문학의 입지를 주류 문학의 위상으로 끌어올린 거장, 현대 문화의 보물로 추앙받는 독보적인 작가, 300여 편의 단편 소설을 쓴 단편의 제왕, 섬세한 시적 감수성을 가진 위대한 이야기꾼, 소설·시나리오·에세이·희곡 등 전방위 창작자, 단어 연상법을 통해 폭발적으로 글을 쓴 다작가, 고졸 후 독학으로 방대한 지식을 쌓은 천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뮤즈……. 이렇듯 브래드버리를 수식하는 말은 너무도 많다.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침대 밖으로 후다닥 달려 나와,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나 글을 모조리 써 내려갔다고 할 만큼, 브래드버리에게 ‘쓰기’란 삶 그 자체였다. 그렇게 써 내려간 글에 맞서거나 글의 편에 서서 그게 자신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보다 보면 새로운 소설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그에게서 작법서에서 흔히 봄직한 창작 요령이나 기술을 구하는 것은 어쩌면 어불성설인지도 모른다. 어느 서평가의 말대로 “브래드버리처럼 쓰는 사람은 브래드버리뿐”이니. “글쓰기만이 약이다”…… 브래드버리의 ‘창작’에 관한 에세이 그럼에도 브래드버리는 이제 당신의 차례라며 우리를 독려한다. 자신은 매일 아침 벌떡 일어나 지뢰를 밟는다고, 그리고 그 파편을 주워 모으는 데 남은 하루를 다 쓴다고, 이제 당신 차례라고, 당신도 할 수 있다고! “글쓰기는 생존이다. 글을 쓰지 않는다는 건, 누군가에게는, 곧 죽음이다.” “글쓰기에 흠뻑 취해 있어야만 현실이 우리를 파괴할 수 없다.” “글쓰기는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권리가 아니라 선물이자 특권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준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뿐인 삶을 살아야 한다.” 브래드버리는 모든 글은 결국 똑같은 진실들을 되풀이한 것이며, 자신의 지나온 삶을 돌아보는 데에 모든 것이 들어 있다고 말한다. 가장 쉽고도 어려운 그 길 속에 모든 방법이 있다고 말이다. 피하거나 담아두기만 해서는 안 되며, 격정적인 자기발견을 해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스스로 그렇게 해서 쓴 소설들을 이야기한다. 『민들레 와인』, 『화성 연대기』, 『화씨 451』 등등. 쓰기의 즐거움에 푹 빠져 그가 정신없이 창작해낸 그의 소설들이 이제, 새롭게 읽히기 시작한다. 위대하고도 아름다운 실존이라는 현실로 거대한 환상의 세계를 구축한 작가 브래드버리가 타계했을 때 당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백악관 성명을 내고 이렇게 추모했다. “그의 스토리텔링은 우리의 문화를 새로이 재편하고 우리의 세계를 넓혀준 선물이었다.” 또한 영화계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나의 뮤즈였다. SF와 판타지에 관한 한 그는 영원불멸이다.” 이 시대 수많은 창작자에게 빛나는 영감을 주고 간 레이 브래드버리. 그의 삶과 그의 쓰기는 언제나 영원불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