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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두아르도
……그들은 작가가 무슨 내용의 책을 쓰는지 통제하려 해. 이 책은 되고, 저 책은 안 된다고 멋대로 결정해. 아르헨티나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진실을 말하는 책은 용납되지 않아. ---p.29 실비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인 척하면서 누군가의 삶 속에 들어가는 것 말이야. 다른 사람의 신뢰를 얻어낸 다음 작전을 개시하는 거지. 에두아르도 오빠, 오빠는 너무 위험하다고 말리겠지만, 난 오빠를 구출할 방법을 찾았어. 내 계획에 이용할 남자까지 골라 두었다고. ---p.47 “한 나라가 자유를 빼앗겼다면 어떻겠어?”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려면, 질서를 위해서 부분적으로 자유가 억제될 때도 있어.” ---p.78 “무고한 사람 몇 명으로 국가의 질서가 회복될 수 있다면, 그건 상당히 싼 대가야.” ……(중략)…… “국가의 안녕을 위해 나나 내 친구들같이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어도 좋다고 여기는 건 개인의 목숨에 가치를 두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요? 당신은 국가가 개인보다 절대선이라고 믿습니까? 내가 믿는 건 그 반대입니다. 국가는 개인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거예요.” ---p.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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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소녀를 통해 바라본
추악한 전쟁의 기억 추악한 전쟁(Guerra Sucia) 아르헨티나에서 1976년부터 1983년까지 벌어진 최악의 인권 침해 사건이자 정치적 탄압을 일컫는다. 쿠데타로 집권한 호르헤 비델라 군부 정권는 좌익 게릴라 소탕이라는 명분 아래 무제한의 국가 폭력을 동원하여 무고한 시민들을 불법체포, 납치, 고문, 사살하였다. 정권에 비협조적이다 싶은 사람들을 불순분자로 지목하여 불법적인 체포를 자행한 것은 물론 그 가족들도 납치, 살해했다. 심지어 영유아를 탈취하여 강제 입양시키기도 했다. 그래서 ‘추악한’ 혹은 ‘더러운’이라는 형용사가 붙게 되었고, 그 탄압의 규모나 성격이 ‘전쟁’ 못지않았다. 추악한 전쟁이 전개되는 동안 아르헨티나에서는 그 누구도 추악한 전쟁에 대해서 언급할 수 없는 공포의 상황이 지속되었고, 주변 사람들은 끊임없이 강제 실종되었다. 한 인권단체의 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이 기간에 희생된 사람은 강제 실종 3만 명, 강제 입양 500명, 정치범 1만 명, 정치적 망명자가 3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끔찍한 이 광경이 크게 낯설지 않은 것은 한국도 과거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1970년대는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약 25년가량이 흘렀음에도 각국에 전쟁의 상처가 남아 정국은 불안했고 그 틈을 타 자신의 야욕을 드러낸 독재자들에 의해 국민은 억압받았다. 안기부라는 말만 들어도 끔찍했던 기억에 몸서리를 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한국의 70년대 또한 탄압과 독재로 얼룩진 시대였다. 저자 글로리아 웰런은 국가에 권력이 필요 이상으로 주어졌을 때 국가가 개인의 삶에 어떻게 침투하는지를 간결하고 알기 쉽게 들려주며, 국가와 개인이 어떻게 관계 맺을 것인가에 대해서 등장인물 에두아르도를 통해서 거부감 없이 이야기한다. 70년대 이후에 출생한 지금의 청년층은 민주주의 속에서 태어나 민주주의가 억압되는 상황을 겪어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미디어법 개정이 언론 탄압의 전초고, 표현의 자유 침해라며 뜨거운 감자로 회자되었으며, 자유 민주주의가 퇴행하고 있다고 개탄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것은 국가 권력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과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해 말하는 글로리아 웰런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1977년, 혼란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 벼랑 끝에 내몰린 소녀가 있다. 1977년 밤, 온 마을 전기가 일시에 꺼졌다. 캄캄한 어둠이 찾아오고 한 무리의 괴한들이 실비아의 집으로 쳐들어와 오빠 에두아르도를 납치해 간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괴한들이 아들을 납치해 갔음에도 불구하고 무력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때까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개인의 생활에만 충실하면 괜찮을 줄 알았던 실비아의 생활은 오빠의 납치로 무너졌고, 국가가 국민을 탄압한다는 공공연한 사실에 망연자실할 뿐이다. 에두아르도를 빼앗긴 채로 있을 수 없었던 실비아는 오빠를 되찾기 위해 최고의 권력자 로페즈 장군의 아들 노베르토를 이용할 계획을 세운다. 에두아르도 납치 사건으로 평범하고 단란했던 한 가정이 한 순간에 송두리째 흔들리며 그 속에서 각각 자신의 삶을 살아왔던 가족 구성원들의 정의가 억눌리기 시작한다. 실비아 가족의 모습은 우리 이웃의 모습이고 또 내 모습이기도 하다. 만약 지금 우리의 삶에서 민주주의가 억압되고 탄압된다면 우리는 각자가 갖고 있던 정의와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