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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까맣게 잊어버린 것이 간질간질 생각날 듯 말 듯 한 밤에 하늘을 보라. 거기 그림자 개에게 먹힌 달이 지상을 향해 뾰족한 날을 세우고 다른 세계가 당신이 사는 세계로 밀고 들어오는 것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푸른 마르인의 시간이 다시 시작되고 당신은 모르지만 당신에게 중요한 누군가가 어느 날 문득 찾아올지도 모른다.
CD나 MP3에 수백 곡의 노래를 담을 수 있는 것은 인간이 귀로 들을 수 있는 음파의 백분의 일만 남기고 나머지 백분의 구십구를 깎아 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대로 레코드판은 음파의 백분의 백을 다 담기 때문에 커다란 판에 몇 곡밖에 실을 수 없는 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음악을 귀로만 느낀다고 어떻게 장담하느냐, 귀로만이 아니라 자기 전부로 백분의 백을 느끼는 게 진짜 음악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이 소설이 '멸균 처리된 이야기 통조림 캔'이 아니라 음의 백분의 백이 담겨 자기 전부로 느껴야 하는 레코드판처럼 여러분에게 다가가기를 바라지만 그것이 작가로서의 헛된 욕심일 뿐임을 잘 안다. 하지만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그러한 빈 자리가 있고 그 빈 자리를 늘 바라보기 때문에 문학이 문학일 수 있고, 우리의 삶이 삶일 수 있는 게 아닐까? 어쩌면 이 이야기의 출발점이 되는 수수께끼 같은 쪽지는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그 빈 자리로부터 온 것인지도 모른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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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학교] 출간 십 년 만에 선보이는 김진경의 대작 판타지!
한국 문학 최초, 한국과 프랑스에서 동시 출간! 김진경 작가의 신작 판타지 소설 [그림자 전쟁]이 한국과 프랑스에서 동시 출간된다. 그동안 양국 작가들의 공동 참여로 이루어진 기획물은 있었지만 "프랑스 출판사가 한국 작가에게 직접 원고를 청탁하여 출간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문학계에서는 처음 있는 일" 이다. 우리 예술이 전방위로 세계무대에서 조명되고 우리 문학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이즈음에, 또 하나의 반가운 소식이다. 문학동네와 프랑스의 필립 피키에(Editions Philippe Picquier) 출판사는 [그림자 전쟁] 첫 권을 9월, 둘째 권을 11월에 출간하여 2013년 다섯째 권을 마지막으로, 문학동네는 11월에 전 세 권으로 시리즈를 완간할 예정이다. 이번에 동시 출간되는 [그림자 전쟁] 시리즈 첫 권의 한국어판 제목은 '푸른 마르인의 후예'. 프랑스에서는 한국어판과 구성을 달리하여 한국어판 첫 권에 해당하는 내용을 두 권으로 분권, 첫 권(제목: La guerre des ombres 1. A la poursuite du chat N?o 그림자 전쟁 1 네오를 따라서)을 9월에, 둘째 권(제목: La guerre des ombres 2. L'enfant des maroinns verts 푸른 마르인의 후예)을 11월에 출시한다.? [그림자 전쟁]이 필립 피키에 출판사와 출간 계약을 맺은 것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필립 피키에 출판사의 대표가 2007년, 한국 체류 중에 작가에게서 [그림자 전쟁]의 단초 격이라 할 수 있는 [잃어버린 것들의 세계] 작품 구상을 듣고 관심을 보였고, 이후 프랑스로 돌아가 [그림자 전쟁]의 시놉시스를 요청해 받은 뒤 출간 계약을 맺었다. 초기 예상보다 작품의 규모가 방대해졌으나, 김진경이라는 작가에 대한 믿음이 두터웠던 것. 김진경은 프랑스의 작은 소도시 도서전에서도 그의 책 [고양이 학교]를 알아볼 만큼 프랑스 내 인지도가 높다. 한국 아동문학의 세계화의 선두에 서 있는 [고양이 학교]는 2004년 프랑스에서 출간되어, 어린이 청소년들의 직접 투표로 수상작이 결정되는 앵코륍티블상을 받아 한국 문학으로의 관심을 유도하고 상업적 성공까지 거두었다. 피키에가 선뜻 출간 계약을 맺은 데는, 김진경의 후속 작품을 궁금해하는 독자들이 많다는 것도 작용했다. 필립 피키에 출판사는 1986년에 설립되어 아시아와 관련된 순수문학, 장르문학, 에세이, 만화, 예술서적, 인문서적, 어린이책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펴내고 있는 종합 출판사로 국내 유수 작가들과 일본의 무라카미 류, 아사다 지로, 요시모토 바나나, 중국의 옌롄커 등의 작품들을 소개해 왔다. 살지도 죽지도 않은 좀비로 가득한 세상, 허깨비로 살지 않기 위해 나와 또 다른 내가 벌이는 전쟁! [그림자 전쟁]은 그동안 작가가 해왔고 하고자 했던 모든 이야기의 집대성이다. 속도와 시간,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자신이 자신을 잡아먹을 만큼 세상의 균형이 뒤틀리면서 그 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나와 또 다른 나인 그림자의 싸움을 현실계와 환상계를 긴밀히 오가며 쏟아놓는다. 인식 저 너머, 감추거나 외면했던 '잃어버린 것들의 세계', 그곳에 놓아둔 자신의 트라우마를 찾아가는 흥미진진한 과정과 흡인력 있는 전개, 날카로운 통찰과 치유의 메시지는 어린 독자와 성인 독자 모두에게 생각날 듯 말 듯 한 소중한 것들을 되찾아주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1권 [푸른 마르인의 후예] "네게서 달팽이가 나와." 정체불명의 쪽지를 받은 유리는 공포에 사로잡힌다. 유리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달팽이. 그것은 먼 과거의 어느 사건으로부터 비롯되었지만 유리는 그 사건을 까맣게 잊어버린다. 쪽지를 받은 뒤로 유리에겐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제 그림자가 달팽이가 되어 움직거리는 환시를 보는가 하면 달팽이 모자를 쓴 사람에게 쫓긴다. 그날 오후 유리는 집을 뛰쳐나간 고양이를 쫓아 분실물 보관소로 갔다가 잃어버린 것들의 세계로 들어서게 된다. 그곳은 인간들이 잃어버린 모든 것들이 존재하는 세계. 유리는 그곳의 신들에게서 푸른 마르인의 후예가 이혼병을 앓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자신의 떨어져 나간 혼과 맞닥뜨리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