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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序 9
앵혈鶯血 11|달 항아리 18|하르르 호르르 25|가시리잇고 38 칸의 딸 47|제국을 쟁취하는 아들을 낳으리라 53 태양과 달과 별에 이르기까지 59 왕이로소이다 63 뱀처럼 노래하다 70 별처럼 아름답되 태양을 가려서는 안 되는 존재 75 그녀의 이름은 무명 80 흰 송골매가 해와 달을 움켜쥐고 날아와 88 밀랍 모란꽃 92|해산 97 어찌하여 저를 눈 흰자위로만 쳐다보십니까? 102 왕이로소이다 108 무명의 어미 111|한 방울의 물 118|타박타박 타낙네야 123 불거불래不去不來 128|어떤 기별 134 일식 141|칼 위에 춤추는 자로다 149|몽진 152 왕이로소이다 159 천류賤流는 그 종자가 다르니 164|모순 171 태어나지 말지어다, 죽지 말지어다 179 늑대의 칼날 186 왕이로소이다 192 눈물, 소금 그리고 보석 197 무상가無常歌 207 붉은 그네 215|재회 222 청랍견 파초 228|가시리 가시리잇고 236 왕이로소이다 240 모든 기룬 것은 다 님이다 245 금잠 249 왕이로소이다 254 심연 259 여여가 죽었다 262 푸른 자장가 266 아름다운 죄 274 다로러 거디러 다로러 277 해설 | 내 속의 금잠_ 김형중 287 작가의 말 299 |
李和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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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그리워하는 것은 나의 자유
소설의 인물들, 왕과 공주와 무명과 말로의 사랑이 그렇다. 소유하고 싶지만 소유할 수 없는 것, 닿고자 하나 끝내 가닿을 수 없는 곳, 실현될 수 없는 욕망이 또 다른 욕망을 낳는 사랑과 권력의 생존 게임에서, 승자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삶의 순간순간이 담긴 디테일이 아닐까. “그녀는 문득 시간을 초월하는 느낌을 받았다. 과거도 미래도 없는 오직 강렬한 쾌감만이 있는 곳에서 그녀는 스스로를 잊었다.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불꽃이 튀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질 때면, 그녀는 감각의 제국의 왕후가 된 것 같았다.” 네가 어떠하든, 너를 그리워하는 것은 나의 자유라는 것. 왕과의 정사에서, 무명이 ‘쾌락 너머의 쾌’를 느낀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그녀 자신이 사랑의 주체라는 것. 대상에 집착하는 수동적 사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공주와 달리, 무명은 주체적 여성으로서 성적인 것과 숭고한 것의 이분법을 넘어선다. 고려인들은 분별없이 사랑하고 대책 없는 사랑의 나날들, 그래서 작가는 이 소설의 제목을 ‘분별없이 사랑하고’라고 정했을 것이다. 출간될 때 ‘탐욕, 사랑은 모든 걸 삼킨다’로 제목이 바뀌었지만, 대책 없는 사랑이야말로 진실로 분별없는 사랑이 아니고 무엇이랴. 이 소설에 사랑의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애절한 장면마다 등장하는 고려가요의 유려함은 독자에게 이야기보다 강렬한 운율의 여흥을 선사할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 중견 작가인 저자의 소설가로서의 열정도 빼놓을 수 없다. 그 열정의 목록들은 이렇다. “관능적이고 서러운 고려 가요들의 서사적 향연, 인간 존재들의 욕망에 대한 깊이 있는 묘사, 왕과 황녀의 위악적인 화려함과 권력에 대한 거침없는 탐욕, 감정의 분출에 대한 과감한 문장, 제국의 죽은 황녀를 위한 레퀴엠, 운명의 전율적인 전횡과 피할 길 없는 죽음을 반추하는 만년의 산문을 쓰고 싶었습니다.” 문학평론가 김형중의 해설 한 대목도 덧붙인다. “우리 모두는 마치 초원의 겨울 늑대와도 같아서 욕망에 사로잡힌 채 평생 자신의 피를 핥다가 죽어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