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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발간사
무영탑
작가연보

저자 소개

저자 : 현진건
빙허 현진건은 대구에서 출생하였다. 13세 때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 세이조 중학교를 졸업하였고, 다시 중국 상해에 있는 호강 대학의 독일어 전문부에서 수학하다 중퇴하고 귀국하였다. 1920년 개벽지에 단편 '희생화'를 발표하면서 문단 활동을 시작한 후, 1921년 단편 '빈처'를 발표하면서 소설가로서의 명성을 얻었고, 1922년에는 박종화, 나도향, 홍사용 등과 동인지 '백조'를 창간했다. 동아일보 사회부장으로 재직 당시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올림픽대회에서 손기정 선수가 마라톤에서 우승하자, 그 보도사진을 손봐서 게재한 것이 일장기 말살사건에 연루돼 구속되어 약 1년간 복역하였다. 1943년 44세의 나이에 장결핵을 앓다가 타계했다. 단편 '운수 좋은 날' '고향' '불' 등 문학성이 뛰어난 단편소설을 줄기차게 발표하여 한국문학사의 주요소설가로 위치하고 있는 그는 민족주의적 색채가 짙은 사실주의를 개척한 작가이자, 김동인과 더불어 우리나라 근대 단편소설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1995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27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3811908

책 속으로

''제가 그대로 뛰어나와 버석버석하느 눈 위로 줄달음질을 쳐서 탑 모시는 곳으로 올라가 보았지요. 새벽이라 해도 아직 날이 덜 새어서 어둑어둑했지만 눈길은 환했습니다. 올라가 보니 아니나 다를까 그 어른이 정을 들고 한참 바쁘게 일을 하시더군요. 제가 곁에 가도 사람 오는 줄도 모르시고 머리에 등에 눈을 뒤집어쓰신 채 정과 망치를 번개같이 놀리시겠지요. 거기가 워낙 바람모지가 되어서 저는 얼마를 서 있지를 못해 귀가 떨어져 달아날 것 같고 발이 쓰리고 온몸이 덜덜 떨려서 '에이 추워' 소리가 저절로 나와 버렸습니다. 그제야 그 어른이 놀란 듯이 저를 돌아보시는데 그 얼굴에는 구슬같은 땀이...''
누가 감탄을 한다.
''저는 숨길도 얼어붙을 것 같은데 그 어른의 비 오듯하는 땀을 보고 정말 놀랐어요. 그 어른은 저를 보시고 빙그레 웃으시며 '치운데 왜 나왔니. 어서 들어가거라. 감기 들라.' 그래도 제가 머뭇머뭇하고 섰노라니 '오 네가 혼자 무서워서 나온게로구나' 마치 제 속을 들여다보시듯이 말씀을 하시고 저를 데리고 내려오시는데, 저는 오금이 얼어붙어 댓 자국을 못 옮기겠는데 그 어른은 여상스럽게 걸어오시겠지요. 참 신통력을 가지신 어른이에요.''

--- P.19

어느 결엔지 또다시 같은 둘레를 돌고 있던 아사달과 주만은 거의 정면으로 마주치게 되었다. 그들의 상거는 너댓 걸음 밖에 남지 않았다. 하늘만 쳐다보고 있던 아사달이 갑자기 무엇을 찾는 듯이 제 주위를 둘러본다. 달빛을 안고 흰 꽃송이처럼 피어난 주만의 얼굴에 아사달의 시선이 떨어졌다.

그 찰나! 아사달의 걸음은 주춤하고 멈춰졌다. 놀람과 반가움이 뒤섰인 표정이 한순간 그 꿈꾸는 듯하던 눈자위에 떠올랐다. 흑! 하고 앞으로 고꾸라질 듯하며 한 발짝 내어디디자 아사달의 눈은 불같이 빛났다. 한참 주만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그 다음 순간에는 정신을 모으는 듯 눈을 감아버린다.

--- p.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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