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발간사
무영탑 작가연보 |
|
''제가 그대로 뛰어나와 버석버석하느 눈 위로 줄달음질을 쳐서 탑 모시는 곳으로 올라가 보았지요. 새벽이라 해도 아직 날이 덜 새어서 어둑어둑했지만 눈길은 환했습니다. 올라가 보니 아니나 다를까 그 어른이 정을 들고 한참 바쁘게 일을 하시더군요. 제가 곁에 가도 사람 오는 줄도 모르시고 머리에 등에 눈을 뒤집어쓰신 채 정과 망치를 번개같이 놀리시겠지요. 거기가 워낙 바람모지가 되어서 저는 얼마를 서 있지를 못해 귀가 떨어져 달아날 것 같고 발이 쓰리고 온몸이 덜덜 떨려서 '에이 추워' 소리가 저절로 나와 버렸습니다. 그제야 그 어른이 놀란 듯이 저를 돌아보시는데 그 얼굴에는 구슬같은 땀이...''
누가 감탄을 한다. ''저는 숨길도 얼어붙을 것 같은데 그 어른의 비 오듯하는 땀을 보고 정말 놀랐어요. 그 어른은 저를 보시고 빙그레 웃으시며 '치운데 왜 나왔니. 어서 들어가거라. 감기 들라.' 그래도 제가 머뭇머뭇하고 섰노라니 '오 네가 혼자 무서워서 나온게로구나' 마치 제 속을 들여다보시듯이 말씀을 하시고 저를 데리고 내려오시는데, 저는 오금이 얼어붙어 댓 자국을 못 옮기겠는데 그 어른은 여상스럽게 걸어오시겠지요. 참 신통력을 가지신 어른이에요.'' --- P.19 |
|
어느 결엔지 또다시 같은 둘레를 돌고 있던 아사달과 주만은 거의 정면으로 마주치게 되었다. 그들의 상거는 너댓 걸음 밖에 남지 않았다. 하늘만 쳐다보고 있던 아사달이 갑자기 무엇을 찾는 듯이 제 주위를 둘러본다. 달빛을 안고 흰 꽃송이처럼 피어난 주만의 얼굴에 아사달의 시선이 떨어졌다.
그 찰나! 아사달의 걸음은 주춤하고 멈춰졌다. 놀람과 반가움이 뒤섰인 표정이 한순간 그 꿈꾸는 듯하던 눈자위에 떠올랐다. 흑! 하고 앞으로 고꾸라질 듯하며 한 발짝 내어디디자 아사달의 눈은 불같이 빛났다. 한참 주만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그 다음 순간에는 정신을 모으는 듯 눈을 감아버린다. --- p.39-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