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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그들은 육지에서 왔다 2 대왕고래에서 상괭이까지 3 당신은 문화적 존재 4 세드나의 후손들 5 고래야, 나는 네가 원하는 걸 주었다 6 대학살의 서막 7 고래의 복수 8 남극에 떠다니는 고래 공장들 9 고래의 노래 10 한국 포경의 역사 11 포경이냐 관광이냐 12 Dying to entertain yo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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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라, 고래들아. 부디 그물에 걸리지 말고, 건강하게 살렴!
인간은 고래를 멸종의 위기에 이르게 할 만큼 마구잡이로 잡아대더니, 요즈음에는 고래를 보러 기꺼이 배를 타고 성공률 낮은 탐험에 나선다. 고래를 보기란 쉽지 않다. 고래는 인생의 아주 짧은 순간을 수면 위에서 보낼 뿐이다. 고래는 숨을 쉬어야 살 수 있다. 수면 위의 공기는 그들 인생의 존재조건이자 강박이고, 수 분~수십 분마다 반복되는 고래뛰기는 ‘시시포스의 노동’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수만~수십만 년 동안 바다에서 육상으로 올라온 동물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다시 바다로 돌아갔다. 고래는 진화의 주류에 역행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과연 우리는 고래를 이해할 수 있을까? 우리가 고래와 만날 수 있는 건 고래가 자신의 세상을 박차고 우리의 세상에, 우리가 숨쉬는 바다 밖에 잠시 와주었을 때다. 시간은 찰나로 제한되어 있어, 과거 포경선은 포경 일지에 그림을 그려 그들을 식별했고 현대 과학자들은 사진을 찍어 그들의 삶을 연구한다. 하지만 고래들의 인생에서 이 시간은 아주 미세한 조각일 뿐이다. 우리가 보는 고래는 학교 가는 길 버스에서 다소곳이 앉아 있는 이웃 고등학교 소녀와 비슷하다. 한순간 그녀의 모습을 보고 그녀의 삶을 이해하려는 것과 같다. 그녀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그녀의 집은 어디이고 형제가 몇인지 사귀는 남자친구는 있는지 말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