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책을 펴내며 ∥ 진실로 원했던 것은 끝내주는 거짓말
PART 01 - 자기 계발의 거짓말 ∥ 김민섭 “우리 때는……” 하는 옛말 분노와 혐오의 시대가 열리다 예찬만 가득, 실체 없는 청년 담론 흙의 세대, 7080 청년들 헬조선이 싫어서 탈조선 일 잘하기 거부하는 청년들 당신의 페미니즘은 너무 과격하다? PART 02 - 사진의 거짓말 ∥ 김현호 이토록 다정한 지도자의 모습 불멸의 정치 사진, 손을 번쩍 든 젊은 노무현 거대한 프로파간다의 종언을 위해 얼굴을 보이라는 권력의 요구 살아 있는 이들을 살아 있는 모습으로 찍을 것 고통의 이미지에 둔감해지는 일 희망은 작고 연약하지만 패배하지 않는다 PART 03 - 음식의 거짓말 ∥ 고영 맥적과 창조 역사, 또는 역사 창조 안남미, 정말 먹어 봤니? ‘복원 음식’이라는 유령 전문가입니까? 냉면집 그들은 구걸하지 않았다 정종에 오뎅? 사케에 어묵? 우리는 잘 모른다 마치며 ∥ 당신에게 권하는 작은 물음표 하나 자료 출처 |
309동1201호
김민섭의 다른 상품
김현호의 다른 상품
고영의 다른 상품
|
“아버지는 혼자서 다 했는데 너는 왜…….”
나는 굳이 ‘그때는 그랬고 지금은 달라요’ 하는 말을 보태고 싶지 않아 그만두었다. 그러나 이제는 어머니 역시 내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무언가 잘못되었나 보다’ 하는 것을 조금씩 감지하고 있는 듯하다. 자기 세대의 안정이나 성공에 안주하기에는, 이제는 자식(청년) 세대의 몰락이 피부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우리 때는……” 하는 옛말」 중에서 우리 사회는 인간을 주조하는 계발의 틀을 만들어 두고, 모두에게 거기에 들어갈 것을 강요했다. 거부하는 이들에게는 대개 ‘잉여’, ‘패배자’와 같은 낙인이 붙었다. 그중에서도 청년 세대에게 은밀하게 장착된 내비게이션은 명확한 목적지를 계속해서 제시했다. 정해진 도로에서 벗어나는 순간 그들은 “경로를 이탈했습니다” 하는 경고에 시달려야 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기회가 주어진 세대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결국 그들은 막다른 골목에서 함께 만나 자신들이 달려온 도로를 헬조선으로 규정했다. ---「헬조선이 싫어서 탈조선」 중에서 우리는 선거를 통해 복잡하고 어려운 정치적 판단을 특정한 정치가에게 위탁한다. 그러나 자신을 대신할 정치가를 선택할 때 성분표와 용량을 읽듯이 정책과 발언을 검토하는가? 따뜻한 사진을 들여다보며, 단지 그가 우리와 같은 소탈한 생활인이라고 믿어 버리고 싶은 것은 아닌가? 속고 싶어 하는 대중의 마음과 정치 홍보 사진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다. 포장마차에서 길거리 음식을 먹거나, 아이들을 껴안고 화사한 웃음을 짓는 정치가의 사진은 그런 우리를 위해 생산되어 공급된다. ---「이토록 다정한 지도자의 모습」 중에서 사실 로타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진 속에서 여성의 신체는 실제에 비해 어딘가 증강되어 있다. 눈과 가슴은 언제나 더 크고, 코는 더 오똑하다. 허리는 잘록하고 다리는 길다. 피부는 매끄럽고 탄력 있다. 그들은 언제나 젊다. 그것은 너무 무생물에 가까운 육체는 아닐까? 우리는 서로에게 조금 더 거친 피부와 펑퍼짐한 몸매여도 된다고, 그리고 그 상태로 지닐 수 있는 아름다움을 찾아보자고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살아 있는 이들을 살아 있는 모습으로 찍을 것」 중에서 “안남미는 맛이 없다”라는 흔한 감각에 따르면, 이 지역 밖 사람들은 불행히도 ‘맛없는 쌀’을 먹고 살아온 셈이다. 더구나 벼의 원산지가 동남아시아 어디쯤, 베트남 메콩강 유역 어디쯤이라는 주장을 떠올리면 인디카 쌀을 먹는 인구가 한층 더 안됐다. 그런데 정말로 그러한가? 동북을 제외한 중국, 동남아시아, 인도, 북아프리카, 이베리아반도 등지의 사람들이, 자포니카와 인디카가 갈라지고 나서 오늘날까지 미각의 불행 아래서 살아왔다고? ---「안남미, 정말 먹어 봤니?」 중에서 “주인아주머니, 냉면 세 그릇만 시켜 주세요!” 하숙생의 만만한 배달 음식이 냉면이었다. 그리고 냉면을 품은 호들갑과 냉면이 있는 풍경은 다양한 경로로 오늘에 전해졌다. 이제는 달걀 먹는 시점, 초와 겨자를 치니 마니 하는 다툼, 순(純) 메밀면만 옳다는 주장, 고기 국물과 동치미를 둘러싼 정통론에 남의 집안 내력을 뒤져 그린 계보도까지 등장했다. ---「우리는 잘 모른다」 중에서 |
|
“지금 이 사회는
거짓말로 돌아가는 거대한 상회” ‘오전에 영어 회화 스터디를 하고, 점심으로는 소문난 평양냉면 맛집을 찾는다. 음식을 맛보기 전 사진 촬영은 필수. 요즘 뜨는 북카페로 자리를 옮겨 자격증 시험공부를 하다가, 집에 돌아와서는 잘 나온 사진을 골라 SNS에 업로드한다.’ 평범한 20대 청년의 일과다. 스펙 쌓기로 대표되는 ‘자기 계발’, SNS와 정치, 사회 뉴스의 이미지로 대표되는 ‘사진’, 그리고 이른바 먹방 또는 맛집으로 대표되는 ‘음식’. 이는 모두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든 테마다. 특히 젊은 층은 이 세 가지 키워드 없이는 단 하루도 보낼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이 같은 세태는 과연 얼마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일까? 씁쓸하게도, 일상을 둘러싼 거짓말뿐 아니라 정치 ·사회적 차원의 거짓말, 또 비교적 쉽게 드러나는 거짓말과 이미 진실의 얼굴을 하고 깊숙이 숨어 버린 거짓말이 우리 가까이에 자리한다. 지난 시간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사회는 거짓말을 통해 돌아가는 하나의 거대한 ‘상회’라 할 수 있다. 우리가 보고, 듣고, 먹는 것에 침투한 거짓말은 진실보다 흥미롭고 매력적인 소비재가 되어 대중 속으로 팔려 나가고 있다. 이에 인문학협동조합의 기획으로, 그 자신이 청년 세대의 사회, 문화 비평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민섭, 사진과 특히 정치·예술의 기묘한 뒤엉킴을 읽어 내고자 하는 사진 비평가 김현호, 음식과 관련된 문헌을 새로이 읽고 소개하는 데 힘쓰는 음식 문헌 연구자 고영이 최근 한국 사회의 거짓말을 각각 자기 계발, 사진, 음식이라는 세 개의 축을 통해 살펴본다. 우리를 둘러싼 핫트렌드, 자기 계발·사진·음식에 숨은 거짓말을 읽다 먼저 [1부_자기 계발의 거짓말]에서 김민섭은 “우리는 시대의 수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것을 좌우명으로 삼아 자신을 계발하기를 끊임없이 요구받는다. 그 과정에서 무엇이 거짓인지 읽어 내기는 어렵고 거부하기는 더욱 어렵다. 결국 한 개인은 그 시대의 욕망을 충실히 반영하는 거울”(도입글 중)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하면 된다, 노력하라’는 말이 참인 줄 알고 때로 ‘힐링’에 위로받아 가며 성실하게 이행했지만, 결과는 어떠했던가? 사회구조적 문제로 오는 좌절 속에서 ‘해도 어차피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아 버린 청년들은 오늘날 ‘흙수저’라는 자조 섞인 이름으로 이 땅에 힘겹게 존재한다. 더구나 “청년이 주체가 되어 발화의 장으로 나오고자 할 때, 그 가능성을 예찬하던 이들은 오히려 검열하고 통제하는 편에 선다.”(p.40) 한편, [2부_사진의 거짓말]에서 김현호에 따르면 “사진은 전통적으로 카메라 앞에 있었던 것을 정확하게 기록하는 투명한 매체로 간주된다. 이런 기계적 믿음을 바탕으로 사진의 거짓말이 탄생한다.”(도입글 중) 누구나 사진을 찍고 유포할 수 있는 이 시대에, 어떤 대상 또는 장면을 포착한 사진은 손쉽게 대단한 파급력을 획득한 무기가 된다. 그러나 인간은 찰나만으로 정의될 수 없는 복잡한 존재이며, 특정한 상황 또한 누락된 맥락이나 이면이 존재할 수 있다. “아이와 눈을 맞추며 다정하게 웃는 오바마와 드론 암살을 지시하는 오바마는 충분히 하나의 인간으로 공존할 수 있”는 것이다.(p.101) 저자는 묻는다. “잘 정제되고 요리된 홍보 사진을 보고 정치가를 믿어 버리는 우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초라한 정치적 자유마저도 감당하지 못하고 도피하는 것이 아닌가?”(p.100) 음식에 관해서는 또 어떤가. 음식을 둘러싼 각종 ‘-론(論)’들이 난무하는 시대. 요즘처럼 음식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많은 때도 없다. 이 책의 [3부_음식의 거짓말]에서 고영은 “오래되었다고 하면, 그것만으로 음식에 위엄이 깃들고, 그것만으로 이미 훌륭하다고 여기는 섣부르고 얕은 생각을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p.184) “저마다 음식에 대해 한마디씩 하느라 몇천 년쯤 쉬이 거슬러 오르고, 인터넷 이미지로 다만 보았을 뿐인 음식에 대해 다 아는 체하는 동안”, “음식을 둘러싼 상상력은 날마다 허름해지고 있다”는 것이다.(도입글 중) 일례로 불고기가 고구려의 맥적(貊炙)에서 유래했다는, 이미 정설이 되어 버린 낭설, ‘정통’과 ‘전통’을 운운하는 각종 음식이나 그 조리법으로부터 실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다만 우리가 “음식이 엄중한 물리적 실제라는 점을 자주 놓쳤다”(p.260)는 사실뿐이다. 결국 “우리는 잘 모른다”. 일상에 날카로운 물음표를 던질 것! 더 이상 속지 않기 위한 ‘본격 의심 권장서’ 오랫동안 우리는 ‘쉽고 편한 거짓’에 나도 모르게 안주해 왔는지도 모른다. ‘어렵고 불편한 진실’은 외면한 채, 복잡하고 혼란한 요즘 세상에서 ‘그냥 원래 다 그런 거’라고 믿어 버리고는 조금이나마 마음 편해지고 싶었던 것은 아닐지. 다행스럽게도, ‘더 이상은 속지 않겠다’는 대중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뜨거운 시점이다. 그렇다. 사회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에 질문하고, 문제를 제기하며,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에 의해 변화하고 발전해 왔다. 이제 당신이 질문을 던질 차례다. 진실보다는 매끈하고 달콤한 거짓을 원하는 사회, 사실을 직시하기보다 허구를 탐닉하도록 유혹하는 사회를 넘어서도록, 일상의 안일한 믿음과 권태에 제동을 걸자. “새로운 오늘의 출발점이란 구체적이고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기 마련”이며(‘책을 펴내며’ 중) “더 나은 세계를 궁금해하고 요구하는 수많은 상상력이 존재하는 사회야말로 지금 우리가 살기 원하는 곳”이리라.(p.169) 이윽고 “자신을 둘러싼 거짓말에 속지 않는, 속지 않으려는 개인들이 조금은 늘어나고 그로 인해 이 세상은 한발 더 옳은 길로 전진할 것이다.”(p.33) 나의 일상, 나아가 우리 사회에 대한 당신의 ‘의심’과 ‘질문’을 적극 권장한다. “이 책을 읽은 당신이 스스로를 향한 작은 물음표 하나를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 그리고 그것을 주변을 향해, 이 사회와 시대를 향해 확장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 김민섭(‘마치며’ 중에서) |
|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정말로? 노래일 뿐이다. 이런 일은 드물다. 왜냐하면 우리 스스로 거짓을 즐겨 믿기 때문이다. ‘긍정의 배신’이나 ‘채식의 배신’ 같은 의외의 배신은 근거 없는 믿음 때문이다. 《거짓말 상회》는 자기 계발과 사진 그리고 음식에 둘러싸인 거짓을 밝힌다. 이 책은 또 다른 거짓에서 벗어나는 모범적인 사고방식을 제공한다. 이게 바로 과학이다. -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