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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술꾼들의 모국어1부 봄: 청춘의 맛 라일락과 순대 만두다운 만두 김밥은 착하다 부침개꽃을 아시나요? 젓갈과 죽의 마리아주2부 여름: 이열치열의 맛 여름의 면 물회, 그것도 특! ?초의 계절 여름나기 밑반찬 열전3부 가을: 다디단 맛 찬바람 불면 냄비국수 급식의 온도 가을무 삼단케이크4부 겨울: 처음의 맛 그 국물 그 감자탕 솔푸드 꼬막조림 어묵 한 꼬치의 추억 집밥의 시대5부 환절기 까칠한 오징어튀김 삐득삐득 고등어 콩가루의 명절상 졌다, 간짜장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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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 Yeo-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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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꾼은 모든 음식을 안주로 일체화시킨다. (…) 내게도 모든 음식은 안주이니, 그 무의식은 심지어 책 제목에도 반영되어 소설집 《안녕 주정뱅이》를 줄이면 ‘안주’가 되는 수준이다. 이 책 제목인 《오늘 뭐 먹지?》에도 당연히 안주란 말이 생략되어 있다.
“오늘 안주 뭐 먹지?” 고작 두 글자 첨가했을 뿐인데 문장에 생기가 돌고 윤기가 흐르고 훅 치고 들어오는 힘이 느껴지지 않는가. _p.10 ‘술꾼들의 모국어’ 중에서 친구의 증언에 의하면, 나는 벗들의 권유로 처음엔 오만상을 찡그리며 순대 하나를 먹었지만 오물오물 씹고 나더니 의외로 맛이 괜찮다며 또 하나를 먹었고, 급기야 나중에는 너무 맛있다며 순대를 마구 집어삼켰다는 것이었다. 믿을 수 없었지만 친구의 증언 외에 내 속에서 나온 강력한 물증까지 있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 후로 나는 순대를 잘 먹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소 역겨운 안주가 나와도 ‘에잇! 나는 순대도 먹은 년인데 이 정도야!’하는 정신력으로 눈 딱 감고 먹게 되었다. _p.21 ‘라일락과 순대’ 중에서 비싼 백명란은 한 쌍씩 랩으로 곱게 싸서 유리그릇에 담아 냉동실에 넣었다 먹고 싶을 때 바로 꺼내 사각사각 썰어 다진 파와 참기름을 뿌려 구운 김에 싼 밥 위에 얹어 먹는다. 이때 밥은 아무리 여름이어도 따뜻해야 좋다. 따뜻한 밥 위에 셔벗처럼 섞이는 언 명란 맛이 기가 막히다. 저렴한 파지명란은 깨진 명란을 말하는데, 기왕 깨진 것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다진 파에 매운 고추를 왕창 다져 넣고 야무지게 섞어놓는다. (…) 주로 파지명란은 반찬으로 먹고 백명란은 안주로 먹는다. 안주는 소중하니까. _PP.116~117 '여름나기 밑반찬 열전’ 중에서 오늘 밤 나는 심심하게 된장을 풀고 맛국물용 흑새우 몇 마리 넣고 아욱 넣고 두부 몇 점 넣어 된장국을 끓였다. 삐득삐득 고등어 중 한 마리는 바작바작 굽고 한 마리는 감자 깔고 땡초 넣은 양념에 맵게 조렸다. 생선을 말리면 살이 단단해지고 깊은 맛이 난다. 뜨거운 밥 한술에 구운 고등어 살을 뜯어 먹는 맛은 기름지고 고소하고, 소주 한 모금에 땡초 곁들여 조린 고등어 살을 먹는 맛은 배릿하고 칼칼하다. 고등어조림의 감자를 잘라 먹거나 아욱된장국을 떠먹으면 입안의 비린내가 싹 가신다. _p.228 ‘삐득삐득 고등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