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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선행을 모두 합쳐도, 그 양이 제 아무리 엄청나다해도, 그가 지은 한 번의 죄악의 무게를 능가할 수 없다고 하는 서글픈 논리가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건 세상의 입장에서도 손실이죠.
--- p.3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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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접전의 와중에 캐드펠 수사의 기억에 무엇보다 선명하게 남은 장면은 키 큰 처녀 하나가 수녀원 부속 농장 울타리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일이었다. 양손으로 검은 수녀복 자락을 추켜 올리고 달려나온 그녀는 쓰개가 머리에서 벗겨져나가 아름다운 머리칼이 햇살 아래 은빛으로 파도치는 가운데 꼭 다물었던 입술을 열고 마치 길게 꼬리를 끄는 깃발과도 같이 긴 저항의 부르짖음을 토해냈다. 붙잡으려 달려드는 탐욕스런 한 웨일스인의 손길을 용케 피해간 그녀는 짓밟히고 멍들고 피로 흥건히 젖은 엘리스와 엘리우드 옆에 몸을 던져 주저앉았다. 피묻은 울타리를 뒤로 한 두 청년은 그때까지도 서로 꽉 부둥켜 안은 채 였다.
--- p.272.pp.1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