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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한국 개념사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찾아서
제1장 동아시아 위계질서의 역사적 변화에 따른 조공 개념 제2장 근대 한국의 독립 개념 제3장 지역질서로서 공동체 개념의 등장: 동아협동체론의 성립, 전파와 식민지 유통 제4장 북한의 평화 개념, 1949년: 한설야의 수필과 소설을 중심으로 제5장 북한의 자주 개념사 제6장 자유민주주의의 공간: 1960년대 전반기《사상계》를 중심으로 제7장 한반도에서 연방의 개념사 제8장 한국의 정보화 개념: 미래개념사 연구를 위한 시론 |
HA, YOUNG-SUN,河英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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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종교혁명, 근대 초기의 정치혁명, 근대 중기의 산업혁명에 이은 근대 말기의 기술지식혁명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정통성 전쟁의 중요성을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21세기의 개념 전쟁은 이미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개념 전쟁의 승패는 21세기 미래사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를 크게 좌우할 것이다. 19세기 동아시아가 새롭게 겪어야 했던 근대적 문명표준을 개념화하기 위해서 서양 개념을 도입했다면, 21세기 아시아 태평양이 겪고 있는 복합적 문명표준의 개념화를 위해서는 고금동서를 동시에 품을 수 있는 개념이 필요하다. --- p.11, “서문 한국 개념사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찾아서”
조공은 단일위계 속에서 정체성과 문화에 기반해 정치적·경제적 관계를 맺는 행위이기도 했고, 복수위계 속에서는 동등한 외교적 행위이기도 했으며, 경쟁과 전쟁 상태에서는 전략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기민한 대처 방법이기도 했다. --- p.57, “제1장 동아시아 위계질서의 역사적 변화에 따른 조공 개념” 19세기 후반부터 1945년에 해방되기까지 한국인이 ‘독립’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에 그것은 단순한 학술적 논의나 정치적·외교적 수사에 그치지 않고, 절박하게 심정적으로 느끼고 행동과 운동으로 실행에 옮겨야 하는 도덕적·당위적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었다. --- p.62, “제2장 근대 한국의 독립 개념” 동아협동체는 아시아의 해방을 위해서 일본 국내 정치·경제체제의 혁명적 변환을 요구했고, 따라서 식민지 지식인들에게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 조선의 지식인들은 조선의 민족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공동체론의 보편적 성격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수용했다. --- p.101, “제3장 지역질서로서 공동체 개념의 등장” ‘1949년’에 주목하는 이유는, 지구적 수준에서 전쟁도 평화도 없는 상태인 냉전이 구조로 정착되는 시점이면서 동시에 반핵·반전 평화운동이 전개된 연도이기 때문이다. 소련판 냉전적 인식이 북한으로 수입되어 국제 정치경제에 관한 북한적 ‘마음체계(system of mind)’가 굳어지는 과정에서 북한은 열전(熱戰)을 준비하며 평화운동에 참여했다. --- p.136, “제4장 북한의 평화 개념, 1949년” 북한의 자주 개념은 건국 초기의 자주독립 담론, 주체사상의 극단적 자주노선과 메타이론적 자주 개념을 거쳐 핵무기를 자주성의 실체로 물신화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면서 역설적으로 그동안 핵개발이 고양해주었던 정치적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핵이 군사적 자주성을 부여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핵을 먹고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 p.199, “제5장 북한의 자주 개념사” 《사상계》 지식인 그룹은 4·19에 크게 감격했으나 그 감격만큼이나 4·19 직후의 사회적 혼란상에 실망했다. 이러한 실망은《사상계》가 5·16을 환영한 직접적 배경이 되었다. 이들은 박정희가 내세운 민족적 민주주의에 부분적으로나마 동의했다. 하지만 민정 이양과 군정 연장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사상계》는 점차 ‘혁명군인들’에게 실망했고, 한일회담과 한일협정 반대에 나서면서 박정희와 결정적으로 반목하게 된다. 이후 한국 정치에는 독재와 민주의 이분법적 구도가 한층 더 선명하게 남게 되었다. --- p.206~207, “제6장 자유민주주의의 공간” 한반도에서 연방 개념의 역사는 주로 남한과 북한 사이의 통일 논의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잘 알려진 대로 북한은 1960년대 이래 ‘고려연방제’라는 연방제 통일을 제안해왔고, 한국은 1980년대 말 이래 정부와 재야 차원에서 각각 연방적인 방식의 통일을 제안해오고 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와 남한의 연합제 사이에 유사성이 있다는 선언까지 이끌어냈다. --- p.242, “제7장 한반도에서 연방의 개념사”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인터넷 기업들이나 사물인터넷 산업의 기세로 미루어볼 때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어느 으로 네트워킹할 것이냐의 문제를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구조 변환의 전망 속에서 한국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역량은, 미국과 중국 그 어느 과도 배타적이지 않은 관계를 설정하는, 다시 말해 호환성을 지닌 미래 정보화 개념을 생산해내는 일이다. , “제8장 한국의 정보화 개념” --- pp.311~3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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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개념사 연구의 최전선
개념과 역사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포착하다 25년 이상 국내의 개념사 연구를 이끌어온 하영선 서울대 명예교수가 손열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와 함께 오늘날 한국 사회과학 개념사 연구의 생생한 활동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책을 엮어냈다. 유럽의 개념사 연구에서 큰 주목을 받은 라인하르트 코젤렉의 독일 개념사 연구를 디디고 넘어서, 한반도에서 전개된 개화와 척화의 싸움, 중국과 일본의 매개, 유럽의 전파 등을 제대로 담을 수 있는 좀 더 복합적인 한국 개념사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아홉 명의 저자들이 부단히 연구해온 결실이다. 하영선 교수는 책의 서문에서 고대의 종교혁명, 근대 초기의 정치혁명, 근대 중기의 산업혁명에 이은 근대 말기의 기술지식혁명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정통성 전쟁의 중요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21세기의 개념 전쟁은 이미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개념 전쟁의 승패는 21세기 미래사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를 크게 좌우할 것이기에 21세기의 한국 개념사 연구는 이전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야만 하며, 따라서 이 책에서는 과거의 한국 개념사 연구에 비해서 한층 더 복합적인 시공간을 다루기 시작한다. 특히 이 책에서는, 각각의 맥락에서 역사와 개념의 상호작용을 살피고, 그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을 예민하게 포착하는 시도들이 흥미롭다. 북한식 ‘자주’ 개념의 탄생 배경과 변화 과정을 추적하는 5장에서는 북한이 극단적 자주 개념을 강화해왔지만 이제부터는 ‘핵자주’ 이외에 얼마나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날카롭게 진단한다. 또한 국제정치학의 시각에서 한국의 정보화 개념을 살펴보는 8장에서는 ‘정보화’의 개념을 묻는 것은 과거를 평가하고 현재를 진단하는 차원을 넘어서, 다가오는 미래 정보화를 좀 더 유리한 방향으로 개척하려는 미래 전략의 실천 방향을 잡는 문제라고 분명하게 지적한다. ‘조공, 독립, 공동체, 평화, 자주, 자유민주주의, 연방, 정보화……’ 구체적인 시공간 속에서 생동하는 개념을 만나다 이 책에서는 여덟 개의 주요 개념을 다루는 다채로운 글들을 통해 개념사 연구의 복합적이고 다양한 측면을 실감할 수 있다.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회를 투영하며 변화를 거듭해온 개념들의 변용을 들여다보며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다. 1장은 변화하는 지역질서의 배경 속에서 ‘조공’ 개념이 어떻게 서로 다른 의미를 지녀왔는지 분석하며 동아시아 지역질서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2장은 구한말과 식민지 시기 ‘독립’ 개념의 진화를 보여주며 ‘독립’이라는 용어 사용을 통해 달성하고자 했던 정치적·외교적 이상과 실제 현실 간의 간극에 대해 살펴본다. 3장은 1930년대 동아시아 공간에서 ‘공동체’ 혹은 ‘협동체’라는 개념이 담지하는 국제정치적 의미를 분석하며 ‘동아협동체’ 개념을 둘러싸고 국제정치적 상황을 오판해 스스로 파멸의 길을 걷고 만 조선의 지식인을 조명한다. 4장은 1949년 파리세계평화대회를 전후해 북한 소설가 한설야가 발표한 수필과 소설에서 ‘평화’ 개념을 분석하고 그것을 매개로 하여 개인과 국가 내면의 평화가 외면에서의 전쟁을 위한 기초가 될 수 있다는 마음의 모순을 지적한다. 5장은 북한의 지배담론으로서의 ‘자주’ 개념을 다루며 북한식 자주 개념의 한계와 변화 가능성을 진단해본다. 1960년대 한국 지성계를 대표하는 고급 교양지 《사상계》를 사례로 든 6장에서는 ‘자유민주주의’ 개념의 역사를 분석하며 오늘날 한국 정치에서 자유민주주의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7장은 ‘연방’ 개념을 다루는데, 서구에서 연방 개념이 등장하게 된 개념사적 배경을 살펴보고 이에 기초해 한반도에서 연방 개념이 등장하고 진화한 과정을, 특히 통일방안으로서의 연방제에 관한 논쟁과 관련해 알아본다. 8장은 ‘정보화’라는 개념의 생성과 전파 및 수용이 단순히 중립적인 현상이 아니며 국내외 행위자들의 이익과 권력이 개입하는 정치현상의 대표적인 사례임을 강조하고, 정보화는 19세기 근대화와 20세기 산업화의 역사적 연속선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내외 권력 변환의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