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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사
서문 제1장 미국 패권의 미래와 국제 질서의 변환ㆍ전재성 제2장 중국, 패권의 분산과 다극화의 길ㆍ이희옥 제3장 일본의 대전략, 성공할 수 있을까: 점증하는 미·중 압박, 쇠퇴하는 국내 지지ㆍ손열 제4장 인도는 글로벌 강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가ㆍ백우열 제5장 위기의 유럽: 쇠락할 것인가, 패권 질서에 동참할 것인가ㆍ주경철 참고 문헌 찾아보기 저자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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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격변의 와중에 있다. 익숙했던 국제 질서가 크게 요동치고, 모든 나라들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방향을 찾지 못한 채 헤매는 형국이다. 혼돈의 진원지는 분명 미국이다.
--- p.11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세계정세를 추적하는 일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장차 글로벌 패권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그럼에도 각 지역 전문가들이 해당 지역의 사정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또 지역의 관점에서 세계의 패권 향방을 어떻게 파악하고 어떤 ‘대전략’을 준비하는지 종합적으로 고찰한 결과들을 모아 보면 글로벌한 차원에서 어떻게 새로운 패권 질서가 재구조화되고 있는지 방향 감각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p.13 미국은 패권 전략을 비용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세계 여러 지역의 안보와 개방적인 자유주의 경제 질서, 자유주의 이념의 수호라는 공공재를 제공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이 다른 국가들의 공식적인 공헌, 기부, 세금 없이 자국의 힘만으로 이러한 질서 유지에 많은 자원을 투자한다고 생각하면 패권은 고비용 저소득의 기획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 p.33 둘째 가능성은 결국 미국이 패권의 지위를 포기하고 강대국으로 남는 경우이다. 세계적 패권을 포기하더라도 최강대국으로 남을 수 있으며, 특히 지역 강대국으로서 자신의 안보와 독자적인 공급망을 추구하는 선진국의 지위를 누릴 수 있다. 미국은 패권적 역할을 포기하더라도 혹은 포기할 때에만 최강대국으로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길을 선택할 수 있다. --- p.90 중국은 위험을 회피하면서도 미국이 만든 질서에서 단순한 행위자가 되는 것을 거부하고, 미국의 외곽을 때리는 방식으로 장기적 미·중 전략 경쟁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중국의 변화는 국제 사회에서 중국위협론, 중국위험론을 증폭시켰고 미국의 대중국 견제의 틀을 강화하기도 했다. 트럼프 정부가 주창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나 미국 우선주의도 미국의 국력에 거의 근접해 온 경쟁국인 중국을 확실하게 저지해서 승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 --- p.100~101 미국과 중국은 미래 전략의 관건인 인공지능과 인공지능 생태계에 대한 주도권을 서로 양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집중적 정책 투자를 통한 혁신 경쟁으로 서로를 배제하고자 할 것이다. (…) 혁신 엔진을 공동으로 개발하지는 않을 것이고, 무엇보다 양국의 인공지능 기술이 군사 부문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분리는 강화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도 기술을 공유하는 국가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글로벌 사우스, 브릭스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 p.133 일본에 중국은 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서, 일본의 최대 수출 시장인 동시에 생산 면에서 일본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의 주요 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일본이 대전략을 추구하는 데 경제적 번영은 필수 불가결한 기반이기 때문에, 일·중 간 불필요한 경제적 마찰과 갈등, 나아가 디커플링은 피하고자 한다. --- p.183 일본이 우려하는 것은 미국이 스스로 고립주의에 빠지거나 자멸적이고 모순적인 조치로 국제 사회의 신뢰와 리더십을 상실하는 사태이다. 무모한 상호 관세 부과가 여기에 해당한다. 패권 유지를 주장하면서도 패권적 의무를 방기하고 정책 변경을 거듭하면 미국에 대한 동맹국의 신뢰 하락과 이탈 위험성이 커지고 패권 쇠퇴는 가속화할 것이다. --- p.199 인도는 이처럼 끊임없이 전략적 자율성을 가장 중요한 외교 목표이자 원칙으로 제시하며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에서 독립적 지위를 유지하고자 한다. 그러나 인도의 전략적 자율성은 다른 중견국 및 약소국이 실행하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의 헤징과는 다소 구분된다. --- p.226 이러한 산업 성장 전략의 효과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폭발적인 인구 배당을 적절히 활용한 국가 정책들에 힘입어 인도는 2014년 이후 연평균 6~7퍼센트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질 높은 고용 창출 효과는 미미하여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 p.245 일부 국가들 사정을 간략히 보았지만, 모든 유럽인들은 그야말로 쇠락을 체감하는 중이다. 그동안 유럽인들은 더 많은 노동 수입과 혁신보다는 여가시간과 직업 안정을 선호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악영향을 미쳐 글로벌 공급망 충격과 에너지 식량 가격 급등으로 위기가 가중되었다. --- p.275 여기에서 핵심 문제에 직면한다. 이 기획을 실현하기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보고서는 이에 필요한 자금 규모를 연 8,000억 유로로 제시한다. 그것은 EU 전체 GDP의 5퍼센트에 해당한다. 이 자금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가? 공동 부채로 충당하자는 것이 『드라기 보고서』의 핵심 아이디어이다. 과연 이것이 가능할 것인가? --- p.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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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일본, 인도, 유럽 전문가들과 함께
대전략으로 살펴보는 각 지역의 계산과 딜레마 이 책에서 저자들은 각 지역이 정치, 경제, 외교, 군사, 문화 등을 종합하여 도출한 국가 전략, 즉 “대전략(Grand Strategy)”을 분석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세계를 더 깊고 이성적으로 읽을 수 있는 눈을 제공한다. 각 지역의 대전략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흔히 각 지역의 민족적 열정이나 지도자의 일탈로 생각했던 일들도 사실은 고도로 계산된 행동들임을 알 수 있다. 또한 각 지역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잘 인식하고 있다. 이렇게 신중한 선택과 객관적 인식 끝에 내리는 행동은 각국의 지향과 딜레마를 잘 드러낼 수밖에 없다. 제1장에서 전재성 교수(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는 세계 격변의 진원지 미국의 선택에 주목한다. 트럼프 정부의 미국은 그동안 패권국이 졌던 부담을 동맹국에 나누면서 국력 소모를 최소화하려 한다. 하지만 패권을 통해 얻는 이득도 쉽게 포기할 수는 없다. 트럼프 정부의 행보가 난해한 것은 이 딜레마에서 이익을 최대화할 방법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이 선택을 미룰 수만은 없다. 부작용들은 점차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2장에서 이희옥 교수(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는 중국이 미국을 대체하는 최강대국으로 나서려 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한다. 중국은 자국의 경쟁력이 높아졌음을 자신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과 미국 사이의 국력 차이는 현격하다. 그래서 중국은 이 차이를 따라잡기 전까지는 미국의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리고 싶어 한다. 현재 중국의 최우선 과제는 견제를 분산하면서 지역 내에서의 입지를 확보하는 것이지만 그간의 갈등 해소는 쉽지 않고 힘을 쓰면 견제를 받는다. 제3장에서 손열 교수(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는 일본의 ‘플랜 B’를 소개한다.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이후 일본은 미국의 동맹국이 되어 미국 패권 질서의 혜택을 받아 왔다. 일본 정부가 굴욕 외교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트럼프 정부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인 것은 기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미국에 너무 의존하다가 미국과 함께 위험에 빠지는 상황은 피하려고 한다. 일본은 중국을 견제하면서도 단절해서도 안 된다는 계산 아래, 세계의 자유주의적 질서 회복을 지지하는 국가들과 협력하면서 자국 중심의 네트워크를 수립하고 있다. 제4장에서 백우열 교수(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는 인도의 잠재력을 재점검한다. 브릭스 중 하나로, 또 글로벌 사우스의 대표 국가로 인도는 항상 주목받았다. 최근 인구수로도 중국을 추월한 인도는 미국이나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강대국이 되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중국이 아직 미국을 쫓아가지 못하는 것처럼, 인도도 아직 중국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아직 인도는 해소해야 할 국내 문제들이 많이 남았으며 국가 대전략도 분명하지 않다. 인도가 도약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국내외 문제들을 해결하고 잠재력을 경쟁력으로 전환해야 한다. 제5장에서 주경철 교수(서울대학교 역사학부)는 유럽의 쇠퇴와 위기를 분석한다. 유럽은 그간 자유주의 세계 질서 안에서 문화적 역량을 자랑하면서 주요 행위자의 위상을 지녔다. 그러나 『드라기 보고서』가 지적하듯이 낮은 경쟁력, 안보 불안정, 인구 감소 등 여러 문제점이 겹치면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유럽은 문제의 원인을 알고 있지만 해결책을 자체적으로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패권의 변화 속에서 한국의 대전략을 위한 나침반 이 책의 저자들은 다섯 개의 지역 외에도 한국에 대한 고민을 놓치지 않는다. 한국은 지금까지 미국 주도의 질서 속에서 성장했지만, 미국의 상황은 이전과 같지 않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는 실제로 한국 안에서도 사회 불안을 촉발하고 있다. 무작정 공포에 떠는 것보다는, 미국의 불안정성과 중국의 목표를 정확히 이해하고 새로운 대전략을 세워야 한다. 일본이 인도 등 글로벌 사우스의 다양한 나라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다양한 플랜을 준비하는 동안, 한국은 지역적 영향력을 확보하는 조금 뒤처져 있다. 현재에 만족하다가는 유럽처럼 경쟁력을 잃고 위기의 늪에 점차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 세계 정세에 대한 객관적 인식과 분명한 대전략이 필요한 이때, 이 책은 한국의 독자들에게 글로벌 패권이라는 시스템의 미래를 알려주면서, 새로운 정세 속에서 한국이 기민하게 대처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될 것이다. * 이 책은 대우재단이 공동 연구를 기획하고 출간을 지원한 저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