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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서문 5
들어가기 17 들어가기 1 불후의 현자와 진리의 가치 18 진리의 가격 24 들어가기 2 가격으로 따질 수 없는 것들 31 사기와 변신 33 화폐와 그 사용지시서 38 호모 에코노미쿠스 41 선물의 영역 43 1부 돈벌이에 급급한 모습 돈벌이를 위한 지식의 거부 51 1장 플라톤과 소피스트의 돈 56 히피아스: 허영과 부패 58 소피스트: 새로운 유형의 학자 64 돈 문제 69 전문가인가 장사꾼인가? 74 『소피스트』와 낚시의 기술 80 소크라테스, 무사무욕한 스승 90 2장 서구 전통에서 상인의 모습 105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상인의 격리 107 인도유럽 체계에서 상인의 모습: 세 위계와 그로부터의 배제 115 수상쩍은 사람들: 중개인과 대리인 124 3장 파렴치한 이윤과 가로챌 수 없는 시간 131 화식: 아리스토텔레스와 이윤에 대한 비판 134 자연스러운 질서(1): 도시와 생계 136 자연스러운 질서(2): 부와 소유 138 자연스러움에서 벗어남(1): 화식술과 두 가지 사용법 142 자연스러움에서 벗어남(2): “플레오넥시아” 또는 돈에 대한 무제한의 열망 148 시간의 가격 151 고리대금업자와 맞서 싸우는 신학자들 154 2부 증여의 세계 자신을 아낌없이 준 스승: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것으로서의 앎 167 아리스토텔레스: “앎과 돈을 동시에 잴 수 있는 공통의 잣대는 없다.” 169 선물과 가격으로 따질 수 없는 것 172 4장 의례적 선물교환의 수수께끼 176 문제와 오해 179 의례적 선물교환은 본래 경제 때문에 수행되는 것은 아니다 180 의례적 증여는 도덕적 몸짓이 아니다 187 의례적 선물교환의 문제: 모스의 교훈 189 “총체적인 사회적 사실”의 재검토 190 세 가지 몸짓과 의무의 패러독스 197 선물 속의 증여자 205 의례적 선물교환의 수수께끼: 주기, 도전하기, 결속하기 209 상징 행위 211 관대성과 도전 218 자유로운 의무 223 결혼동맹: 레비스트로스의 분석 228 낯선 이방인과 자기 자신이라는 선물: 타자의 인정과 극복 231 사크라: 교환될 수 없는 재화 238 5장 희생의 시대 249 비판적 서언 254 희생하는 사회와 희생하지 않는 사회 260 수렵채집자들과 동맹 261 농경목축사회와 희생 269 희생의 요소들과 기능 278 요소: 희생의 세 주역 279 기능: 희생을 해야 하는 네 가지 이유 286 테크노고니로서의 희생 296 익힌 것과 날것: 그리스와 인도 298 프로메테우스와 희생물의 요리 299 프라자파티의 요리 303 희생의 시대: 소멸의 이유들 310 6장 부채의 논리 316 선물, 부채, 희생의례 319 어원이 주는 모호한 교훈들 319 응대의 빚, 예속의 빚, 감사의 빚 323 결점 없는 부채: 베다 사상 330 보복적인 정의와 중재적인 정의 334 정의로서의 복수 334 정치체제가 있는 사회들: 중앙권력과 중재적인 정의 340 부채와 세계의 질서 351 균형과 비축: 생명의 빚 351 아낙시만드로스: 우주적인 부채 355 라블레: 파뉘르주와 부채 예찬 360 현대의 부채와 시간 368 7장 은총의 패러독스 374 문제와 오해 377 카리스와 폴리스: 그리스식 은총 381 성서식 은총: 전지전능한 자의 은혜 390 세네카와 무조건적인 베풂의 윤리학 395 순수증여: 답례를 바라지 않기 397 세 명의 그라티아이 신화 비판과 의도의 중시 399 대가를 바라지 않는 일방적인 증여: 신들의 경우 404 로마식 은총과 그리스도교식 은총 407 은총, 선물, 자본주의 411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은총의 문제: 베버와 트뢸치 412 증여와 박애의 종교적 윤리 424 가톨릭 윤리, 은총, 경제 431 3부 정의로운 교환과 거래의 공간 시장의 출현 447 8장 의례화폐와 상업화폐 452 “야생화폐”에 관한 오해 453 모스와 “미개화폐” 455 의례화폐의 예: 솔로몬제도의 아레아레족 460 선물교환의 계산법 463 상업화폐의 특징 467 두 가지 교환 유형의 교차 영역 471 9장 화폐: 등가성, 정의, 자유 480 아리스토텔레스: 화폐 또는 교환의 정의 482 오래된 상호 대갚음에서 돈을 통한 평등으로 483 코이노니아: 이익과 상호 필요의 공동체 493 시민적 교환인가, 상업적 교환인가? 497 보편적인 변환자 혹은 자율성에 이르는 새로운 길 503 조커로서의 화폐, 또는 진정한 일반 등가물 504 지멜: 화폐적인 교환과 해방의 과정 506 자유의 도구 509 계약과 사회유대 521 10장 돈벌이에 당당한 모습 530 소피스트의 복권 532 아레테: 탁월함의 성취 532 탁월함의 영역과 보상받을 권리 538 상인의 합법화: 몽테스키외의 “달콤한 상업” 542 저자의 보상 문제 548 인쇄본: 시장의 출현 549 디드로, 칸트, 그리고 책의 가치 553 정신분석가의 보상 문제: 프로이트와 정신치료에서 돈의 문제 561 돌아오기/나가기 돌아오기 576 나가기 1 580 가격으로 따질 수 없는 재화들과 부패의 위험 580 나가기 2 590 인정과 존엄의 요구 590 참고 문헌 603 옮긴이의 말 618 인명별 찾아보기 633 주제별 찾아보기 638 |
Marcel Hena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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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즉시 전 세계의 지성계를 논쟁의 한복판으로 몰아넣은 화제작, 드디어 한국어판으로 출간!
마르셀 모스와 레비스트로스의 권위자로 잘 알려져 있는 인류학자이자 철학자인 마르셀 에나프의 책 『진리의 가격』이 2002년에 출간되자마자 수많은 언론사의 논평의 대상이 되고 중요한 학자들의 서평이 쏟아져 나오고 여러 국제학술대회의 화제가 된 것과 더불어 15년이 지난 지금에도 각계에서 꾸준히 읽힐 뿐더러 갈수록 그 중요한 가치가 빛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돈과 이윤추구의 논리로 무장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관대함, 명예, 기부, 호의, 봉사, 연대와 같은 오래된 비자본주의적인 논리가 자취를 감추기커녕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는 한편, 한 사회 내의 합리적인 계약 관계만으로는 풀 수 없는 새로운 사회적 도전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나프는 그의 회심의 대작인 『진리의 가격』을 통해, “진리에 가격을 매길 수 있는가?”와 같은 서구 철학사 태동기의 고전적인 질문에서 시작하여 남태평양 트로브리안드를 비롯한 비서구 사회들의 증여와 상호 대갚음의 세계를 거쳐 현대 우리 사회에 필요한 대안을 마련하는 장대하고 풍부한 오딧세이아를 저술한다. 이 풍부한 지적 모험 속에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게오르크 지멜, 말리노브스키, 보아스, 마르셀 모스, 레비스트로스, 칼 폴라니, 에번스프리처드, 고들리에, 마셜 샬린스, 스트래던 등 기라성과 같은 철학자와 인류학자의 성과가 알알이 박혀 있어, 선물과 증여를 다루는 인류학에 입문하려는 독자에게는 맞춤한 안내서로도 인기가 높다. (이 책에서 가장 빈번히 등장하는 핵심용어인 “reciprocite”는 주로 “대갚음”으로 번역하였다. 이 용어는 지금까지 기존 번역서에서 “호혜성互惠性”, “상호성相互性”, “호수성互酬性”으로 번역되는 것이 통례였다. 하지만 이 용어를 통한 저자의 의도는 은혜뿐 아니라 복수도 포함하는, 상호 대응하는 행위 모두를 가리키므로 선의의 대갚음만을 뜻하는 호혜성이라는 말로 이 뜻을 표현하기에는 적절치 않다. 한편 상호성은 증여 행위 없는 상관관계를 폭넓게 의미하므로, 저자가 의도하는 선물을 건넴이라는 구체적 행위를 지시하는 데 부합하지 않는다. 사실상 저자의 의도에는 갚음한다는 의미를 포함하는 호수성 쪽이 더 적절할 수 있지만, 국어사전에도 등재되어 있지 않은 일본식 표현으로 우리말에서는 거의 통용되지 않는 생경한 표현이다. “대갚음”은 국어사전에서 “남에게 입은 은혜나 원한을 자기가 입었던 것만큼 갚음”이라는 뜻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여기서 대對가 사용되고 있는 것은 한쪽에서 다른 한쪽인 상대방을 향하고 있다는 뜻으로 인격적 관계를 분명히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하다. 그런 점에서 대갚음의 동사적 활용인 “대갚음하다”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격적 관계에 중점을 둔 것이라면, 이와 유사한 “되갚다”는 “도로 갚다”는 뜻으로 경제적 부채에 중점을 둔 표현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은혜는 대갚음하는 것이지, 되갚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6쪽 일러두기 2번 항목 참조]) “과연 진리에 가격을 매길 수 있는가?”에서 시작한 전 세계 선물과 증여의 대장정 이 책은 소크라테스가 소피스트들을 비난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소크라테스는 진리는 돈으로 사고팔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라며 돈벌이에 급급한 소피스트들을 맹비난한다. 진리를 다루는 철학자는 진리를 돈으로 팔 수 없고 단지 선물할 뿐이라는 이유에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의 선물에 선물로 존경을 표시하는 것으로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여기에서 증여의 한 모습을 발견한다. 저자는 소크라테스의 항변에서 출발하여 고대 그리스 사회, 그리고 더 나아가 지구상의 모든 사회에서 증여가 어떠했는지를 탐색하기 시작한다. 저자는 지구상의 거의 모든 사회에 여러 형태의 증여가 있음을 마르셀 모스의 『증여론』을 비롯한 인류학 저작에 기대어 논증하고, 모스가 미처 글로 정교화하지 못한 지점들을 찾아내어 보완하는 데에 성공한다. 저자는 엄청나게 다양한 민족지 기록들로부터 일방적이고 대가를 바라지 않은 증여 이외에도 집단 간의 상호 대갚음의 증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힌다. 저자에 따르면 이 증여는 그저 선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상호 헌신의 증거를 남기는 행위이다. 증여는 동맹의 보증이자 상호적이고 공적인 인증recognition의 징표가 된다. 이러한 성격의 의례적 증여를 탐색하면서 발생한 문제들, 즉 신들의 증여에 관련된 “희생”(5장), 지연된 증여에 따르는 “부채”(6장), 그리고 조건 없는 증여에 해당하는 “은혜”(7장)의 문제를 파고들어 중요한 인류학적 성과를 이룩한다.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공존해온 두 가지 사회 관계: 선물 관계와 계약 관계 증여의 세계를 탐색한 저자는 진리를 돈으로 측정할 수 없다(진리에 가격을 매길 수 없다)는 소크라테스의 항변이 현대 사회에 여전히 다양한 모습을 띠고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힌다. 즉 선물 관계가 계약 관계의 조상이며 계약 관계는 선물 관계의 진화된 결과라는 폴라니 식의 이해 방식에 크게 반발한다. 선물 관계는 소멸하고 계약 관계가 유일한 인간 관계로 인정되고 추구되는 논리적 귀결에 맞서 저자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선물 관계와 계약 관계가 서로 다른 계보를 가지며 평행선을 그어오며 공존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옮긴이의 말 621쪽 참조). 선물 관계와 계약 관계는 서로 다른 질서로 공존해왔으며, 그 둘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아니다. 역자에 따르면, 고용주가 피고용자의 아버지가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왜냐하면 그 둘의 관계는 시장의 질서를 따르기 때문이다. 이를 가정의 질서로 끌고들어가는 순간부터 착취와 불신이 시작된다는 것이다(630쪽 참조). 그러므로 두 영역을 서로 침범할 수 없는 영역으로 분리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의 통합과 상호 인정은 선물 관계를 기초로 시작된다. 선물 관계에서야말로 인간 그 자체가 보이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의례적 증여가 여전히 존재하고 갈수록 그 중요성을 더하는 까닭은, 집단 간 그리고 개인 간의 인정 관계가 이 의례적 증여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정 관계야말로 사회적 연결의 기초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 연결, 즉 시민 관계의 기초이자 모든 도덕적 관계의 핵심에 있다고 보았다. 저자는 “어째서 선물을 받은 사람은 되돌려줄 강한 의무감에 휩싸이는가?”라는 마르셀 모스의 질문에서 더 나아가 “어째서 낯선 사람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모험을 감행하는가?”로 질문의 방향을 돌린다. 낯선 사람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인정받는 행위가 증여이며, 이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한다. 그리고 그 낯선 사람은 증여를 받을 의무와 대갚을 의무가 있다. 이 서로 얽힌 행위를 통해 서로를 인정하고 동맹한다. 즉 타인을 자기 존재의 일부로 인정하려는 모험이자 용기가 바로 증여의 본질인 셈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투쟁과 위협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낯선 자라도 손님으로 환대해야 한다. _ 본문 중에서 저자는 지멜의 『돈의 철학』을 비롯한 여러 경제사상사 책을 인용하며 결코 화폐와 시장이야말로 신분제 억압을 무너뜨린 당사자라는 것을 밝힌다. 돈과 시장은 역사적으로 자유를 주장하고 그 영역을 넓혔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한다. 그러나 지금의 문제는, 100년 전의 부르주아와 노동자 계급 간의 갈등에서 한 사회의 (성공적인) 시장 체계에 속한 사람들과 그 밖에 있는 사람들 간의 긴장 관계로 변화하고 있다. 한 사회 안에서의 분배 정의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다른 문제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를테면 “느닷없이 나타난 가난한 이방인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그 이방인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주어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에 우리는 답해야 한다. “이 땅에 존재하는 우리는 과연 어떤 무엇인가?”라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악셀 호네트가 『베스텐트 2012년』에서 에나프에 대해, “모든 사람은 타인을 사욕 없이 인정하려는 일방적 태도를 통해 현재의 악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일부를 바친다”고 했을 때에, 증여는 타인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려는 시도이며, 어떠한 낯선 자라도 손님으로 환대하려는 행위라는 것을 말한다. 에나프가 이 책을 통해 서구의 역사와 경험을 지표로 삼아 세계를 설명하는 대신, 세계를 통해 서구의 현재를 설명하고자 했듯이, 지금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 책을 통해 오늘날 우리는 누구인지, 우리에게 합리적인 시장 질서 이외에 무엇이 있는지 물어야 한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는 데에서 피어나는 공동체에 대해 고민해야 할 지금 우리에게 이 책은 시의적절하게 그 모습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