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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은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지고,
어머니처럼 한없이 넓고 깊은 품 안에 수많은 생명을 담고 있습니다. 반야봉 중턱에서 생긴 맑은 물은 피아골을 타고 천 년 고찰 연곡사를 거쳐 섬진강으로 흘러 들어갑니다. 지리산은 사시사철 경치가 빼어난 곳으로, 봄에는 골마다 잎눈과 꽃눈을 피우고 여름엔 녹음 우거진 계곡에 시원한 폭포소리 가을엔 온 산을 붉게 물들이고 겨울엔 장엄한 설경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피아골에서 아기고래를 처음 만났습니다. 피아골은 임진왜란부터 6·25전쟁까지 이 땅에서 싸움이 벌어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부모 형제와 헤어진 곳입니다. 어쩌면 아기 고래도 지각변동 때문에 이산가족들처럼 엄마와 아빠를 잃고 형제까지 잃은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겨우내 두터운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가족을 기다리고 있을 아기 고래가 언젠가는 꼭 엄마 아빠를 만나길 기도합니다. 어린이책 작가 박예분 --- 작가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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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피아골 아기 고래가 엄마 아빠를 기다린대요.
아주 먼 옛날 지리산이 바다였을 때 일이에요. 아기 고래는 엄마 아빠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요. 엄마 뱃속에는 곧 태어날 동생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고요. 그러던 어느 날 바다와 산이 뒤집히고 하늘과 땅이 갈라지며 무서운 지각변동이 일어난 거예요. 부글부글 거품이 일더니 물기둥이 솟구치고 하늘과 땅이 요동을 쳤어요. 산과 바다가 뒤집히면서 거대한 물보라가 아기 고래를 덮치고 말았지요. 엄마 아빠 곁에 꼭 붙어 있던 아기 고래는 그만 물살에 떠밀려 저 아래서 바위가 되어 버렸어요. 온몸이 딱딱하게 굳어서 꼼짝할 수 없게 된 아기 고래는 엄마 아빠를 찾아갈 수가 없었어요. 아기 고래는 새소리, 바람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며 엄마 아빠를 기다렸어요. 아기 고래의 간절한 마음은 바람을 타고, 구름을 건너, 하늘과 땅으로 산과 바다로 멀리멀리 전해졌어요. 바람에, 물살에 몸이 점점 깎여도 아기 고래는 참고 참으면서 긴긴 세월을 보냈어요. 대체 아기 고래의 엄마 아빠는 어디로 간 걸까요? 바위가 되어 꼼짝할 수 없는 아기 고래는 언제쯤 엄마 아빠를 만날 수 있을까요? 『피아골 아기 고래』는 지리산 피아골에 있는 고래바위를 보며 상상한 이야기입니다. 비가 오지 않아 바짝 마른 모습으로 있을 땐 아무도 고래바위라 여기지 않던 것이, 계곡에 물이 넘쳐 바위가 물에 잠기면 신기하리만큼 생생한 모습으로 살아나는 아기 고래!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 새끼 고래를 품은 듯한 엄마 고래, 또 더 위쪽에는 아빠 고래처럼 보이는 큰 바위. 어쩌면, 그저 그런 모습을 하고 있는 바위일지도 모릅니다. 계곡이면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바위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리산이 간직하고 있는 역사를 되짚어 올라가 보면 전혀 상상 못할 이야기도 아닙니다. 지리산은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한없이 깊고 넓은 품안에 수많은 생명을 담고 있는 어머니 같은 산입니다. 피아골은 임진왜란부터 6. 25전쟁 등의 싸움이 벌어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삶의 터전을 잃었던 곳입니다. 글을 쓴 박예분 작가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아프고 슬픈 마음이 기다림이라는 또 다른 희망이 되길 바라며 따뜻한 이야기로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린 한국화가 이보름 선생님은 서정적이고 아련한 수채화로 아기 고래의 간절한 기다림을 아름답게 표현했습니다.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바위에도 생명력을 불어넣어 아이들을 상상의 세계로 안내하는 『피아골 아기 고래』는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숨어 있는 따뜻하고 고운 감성을 깨워 더 넓은 바다로 데려갈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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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피아골에 아기 고래가 살고 있습니다. 바다로 나아갈 수는 없지만 오래 전 기억을 품은 채 단단한 바위로 그 자리에 있습니다. 계곡의 사소한 바윗덩이 하나에서도 고래를 발견하는 작가의 눈이야말로 어린이의 눈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작가가 조근조근 풀어내는 이야기를 따라가 보면 놀랍게도 우리 어린이들이 당도해야 할 상상의 나라가 감동적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 안도현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