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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연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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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을 열고 바라보면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어요 『따개비 여행』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풍경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시인의 상상력은 작은 사물과 동물, 가족과 친구의 일상에 새로운 이야기를 불어넣지요. 익숙한 세계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한 걸음 물러나 바라보고, 때로는 거꾸로 생각하고, 때로는 사물의 입장이 되어 보는 거예요. 그 과정을 함께하며 독자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세상의 모습과 마주합니다. 〈니은과 티읕이 만나면〉에서는 한글 자음 두 개가 노트가 되고 낙타가 됩니다. 노트 위에 그린 낙타를 타고 사막을 누비는 아이는 오아시스를 지나 별이 빛나는 밤까지 여행합니다. 글자와 그림, 현실과 상상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놀이가 새로운 세계를 여는 통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곰의 변신〉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방 안에 갇혀 지내던 곰은 거꾸로 물구나무를 서면서 자기 몸에 커다란 문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문을 활짝 열어젖히자 하늘과 구름, 초록 숲길이 펼쳐지지요. 마음을 열고 세상을 바라보면 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옵니다. 어떡하면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방 안에만 갇혀 살던 곰이 생각했어 그때 누군가 곰에게 말을 걸었지 한 번쯤 거꾸로 살아보라는 거야 곰은 그 말을 꽉 붙잡고서 무거운 몸을 천천히 움직였어 앞발을 땅에 짚고 끄으으응 뒷다리를 번쩍 들어 물구나무를 섰지 아하, 곰은 그제야 깨달았어 자기의 몸에 커다란 문이 있었다는 걸 그동안 까마득히 잊고 살았던 거야 곰이 빙긋 웃으며 가슴을 활짝 열어젖히자 하늘과 구름과 초록 숲길이 쫙 펼쳐졌어 새소리 바람 소리도 스며들었지 사람도 곰처럼 가슴에 문이 있대 가끔 그걸 잊고 살아서 스스로 갇혀 산대 너도 지금 확인해 봐! -〈곰의 변신〉 전문 〈가끔, 어느 저녁〉은 엄마 아빠가 집에 없는 저녁, 혼자 남은 아이의 두려움을 담았습니다. 집 안의 전등을 모두 켜고 텔레비전 소리를 크게 틀어 놓아도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아요. 그러다 부모님이 곧 도착한다는 목소리를 듣는 순간, 캄캄했던 마음에 수백 개의 전등이 켜지듯 안도감이 번집니다. 어린이가 느끼는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입니다. 한편 시인은 작고 하찮아 보이는 사물에도 따뜻한 눈길을 건넵니다. 〈자리〉는 거실 한 귀퉁이에 발목 잡힌 ‘못’의 이야기를 담은 동시입니다. 엄마가 가족사진을 걸기 위해 벽에 박는 바람에 못은 원하지 않는 자리에 붙들리게 되었지요. 눈물까지 글썽이며 가고 싶은 자리를 바라보는 못의 모습이 딱하고 안쓰럽습니다. 동시를 읽다 보면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대상에도 저마다의 마음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이지요. 세상을 더 넉넉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어린이의 마음은 늘 밝고 씩씩하지만은 않습니다. 때로는 불안하고 서럽고,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라 흔들리기도 합니다. 시인은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봅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이 어떻게 위로가 되는지, 작은 말 한마디와 손길 하나가 관계를 어떻게 바꾸는지 동시에 담아냈습니다. 『따개비 여행』에는 ‘웃음을 주고, 마음을 다독여 주고, 새로운 꿈을 꾸게 하는 동시’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한 편 한 편 동시가 만든 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아직 가 보지 않은 곳에 다다르기도 하고, 미처 알지 못했던 마음을 깨닫게 되기도 하지요. 어린이들이 자기만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가슴 한편에 작은 문을 열어 주는 동시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