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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실 밖으로 나가려는데, 눈을 잡아끄는 게 있었다. 아빠가 사용하던 여러 가지 도구였다. 모두 낡은 흔적이 역력했다. 손잡이도 짙은 갈색을 띠고 있었다. 하지만, 아빠가 손으로 잡았던 부분은 황금색을 띨 정도로 반들반들거렸다. 아빠가 힘들게 노동한 흔적이었다. 손가락 흔적 하나하나가 뚜렷하게 보였다. 나는 그 흔적을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노동으로 단련된 손잡이가 도금을 한 것처럼 황금색을 띠며 반들반들하게 빛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 p.183-1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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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지 못하고 아빠 손을 잡아 입맞춤을 했다. 돼지 피와 살이 잔뜩 묻어 있었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나는 계속 아빠 손에 키스를 퍼부었다. 설사 나를 죽이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아빠를 용서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 아빠가 허리를 펴고 똑바로 섰다. 커다란 키 저편에서 겨울의 잿빛 하늘이 보였다. 나는 아빠 손을 놓지 않았다. 아빠가 나를 내려다보더니,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면서 다른 한손을 들어 소매로 두 눈을 훔쳤다. 나는 그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빠가 우는 모습을 보았다.
--- p.178-17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