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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는 길로 문갑 위의 목력을 바라봤다.
그윽한 향기가 방안에 넘치는 것 같다. 재치 있는 붓끝으로 곱게 그려진 것 같은 미끈하고 탐스러운 잎사귀며, 그 희고 도톰한 화판이며, 불그레한 꽃술이며 보면 볼수록 품이 있고 고귀한 꽃이다. 그리고 무척 동양적이다. 내가 여학교 시절 자수 시간에 족자에다 이 목련이란 꽃을 수놓아 본 일은 있으나, 보기는 처음인 것이다. 지난 번 주일날 명륜동 조카집엘 놀러갔더니 돌아올 때 선효(善孝)가 정원에서 꺾어 준 꽃이 이 목련이다. 전차와 버스를 타고 오는 동안 이 꽃을 위해 나는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모른다. 어쩌면 이처럼 점잖은 꽃이 있을까? 몇 번을 감탄하고도 오히려 남음이 있어 좋은 벗이라도 와서 같이 보았으면 싶던 차에 오는 아침 선희(善熙)가 와서 이 꽃을 보고 늘어지게 찬사를 던지고 갔다. 흰 나리꽃이 꽃 중에는 으뜸가는 줄 알았더니, 목련은 한층 겪이 높음을 본다. 목련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으면 옷깃이 여며진다. 사람도 이처럼 그윽하고 품위 있어지고 싶건만, 향기를 지닌 사람이 된다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목련」중에서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冠)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바라본다. ---「사슴」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