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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노령근해 露領近海
2 . 상륙 - 어떤 이야기의 서장 序章 3 . 북국사신 北國私信 4 . 오리온과 능금 5 . 돈. 돼지 (豚) 6 . 수탉 7 . 석류 8 . 성찬 聖餐 9 . 장미 병들다 10 . 해바라기 11 . 여수 |
李孝石, 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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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금이 먹고 싶어요!”
“능금이?” 그로서는 의외의 제의인 까닭에 나는 반문하면서 그를 바라보았다. “신선한 능금 한입 베어먹었으면!” ‘나오미’는 마치 내 자신이 한 개의 능금인 것같이 과일점의 능금 대신에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바싹 나에게로 붙었다. 나는 은전 몇 잎을 던져 주고 받은 능금 봉지를 ‘나오미’에게 쥐어 주었다. 걸으면서 ‘나오미’는 밝은 거리를 꺼리는 법 없이 새빨간 능금을 껍질채 버적버적 먹었다. “대담하군요.” “어때요 행길에서 능금 프롤레타리아답지 않아요?” ‘나오미’의 하아얀 이빨이 웃음 띠우며 능금 속에 빛났다 . “금욕은 프롤레타리아의 도덕이 아니예요. 솔직한 감정을 정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프롤레타리아가 아닐까요?” 그러나 밝은 밤거리에서 아름다운 여자가 능금을 버적버적 먹는 풍경은 프롤레타리아답다느니보다는 차라리 한 폭의 아름다운 ‘모던’ 풍경이었다. 그만큼 아름다운 ‘나오미’의 자태에는 프롤레타리아다운 점은 한 점도 없으며 미래에도 그가 얼마나한 정도의 프롤레타리아 투사가 될까도 자못 의문이었다. 너무도 아름답고 사치하고 ‘모던’한 ‘나오미’였다. “능금 좋아하세요?” “능금 싫어하는 사람이 어데 있겠소.” “모두 아담의 아들이요, 이브의 딸이니까요. 자 그럼 한 개 잡수세요.” ‘나오미’는 여전히 미소하면서 능금 한 개를 나의 손에 쥐어 주었다. “그렇지요. 조상 때부터 좋아하던 능금과 우리는 인연을 끊을 수는 없어요. 능금은 누구나 좋아하는 것이고 또 영원히 좋은 것이겠지요. 공간과 시간을 초월하여 높게 빛나는 능금이지요. 마치 저 하늘의 ‘오리온’과도 같이 길이길이 빛나는 것이예요.” --- 「오리온과 능금」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