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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고유 명사는 꼭 필요한 게 아니다 013
02 드디어 발각되다 019 03 예상치 못한 만남 027 04 27년 만의 대화 033 05 장난과 범죄 사이 043 06 메인 주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 053 07 첫 번째 「편지」 057 08 딱 한 번의 서명 063 09 감옥에서 이루어진 대담 075 10 바위틈에 숨겨진 그곳 089 11 은신처의 비밀 097 12 세상에서 사라지기로 결심하다 107 13 진정한 은둔자 123 14 절대적으로 홀로 있기 133 15 1,000번의 무단 침입 141 16 지하로부터의 수기 15117 계절이 들려주는 소리 169 18 최악의 겨울이 닥쳤을 때 179 19 지옥, 그것은 타인이다 187 20 문명과 3분 거리 199 21 고요와 고독 사이, 그 어디쯤 209 22 누구도 아닌 동시에 모든 사람이 되다 219 23 유일한 마주침 228 24 감옥에서 보낸 7개월 239 25 세상에 내던져지다 249 26 은둔자의 가족 263 27 “내가 미쳤나요?” 273 28 마지막 「편지」 한 통 283 고마운 분들 293 취재 노트 297 옮긴이 후기|21세기 최고의 은둔자인가? 무단 절도범인가? 307 |
Michael Fink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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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범이 식당 밖으로 걸어 나오자 휴즈는 ‘탁!’ 하고 맥라이트 손전등 버튼을 눌렀다. 손전등 불빛을 사내의 눈에 곧장 비추면서 권총을 코 정중앙에 겨눴다. (……) “엎드려! 엎드려! 엎드려!” --- p.25~26
건물 모퉁이를 돌자 여기저기 흩어진 다량의 식료품과 함께 양팔을 뒤로한 채 배를 대고 엎드린 한 남자가 보였다. 휴스와 맞닥뜨리자마자 도둑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아무런 저항 없이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쓰러지듯 엎드렸다. --- p.28 많은 문화권에서 은둔자는 오랫동안 지혜의 원천, 인생의 위대한 수수께끼를 푸는 탐구자로 여겨졌다. 악마의 저주를 받은 존재로 보는 문화도 있었다. 나이트는 뭘 말하고 싶었던 걸까? 어떤 비밀을 폭로했을까? 아니면 그냥 미친 걸까? 만약 처벌한다면 어떤 벌을 받아야 할까? 그는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그의 이야기가 사실이긴 한 걸까? 만약 사실이라면 왜 사회로부터 자기 자신을 그토록 완전히 제거해버렸을까? --- p.55 나는 야생에서 수많은 밤을 보냈는데, 대부분 아내와 내가 아이 셋을 낳기 전이었다. 아이들은 여러 가지 축복을 경험하게 해주었지만 숲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것은 허락하지 않았다. 나는 나이트의 위업 -캠프파이어 금지 규칙은 너무 야박하지만 -을 질투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진심으로 존경심과 크나큰 놀라움을 느꼈다. 나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선호하는 운동은 혼자서 먼 거리를 달리는 것이고,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내 직업은 대체로 비사교적이다. 삶이 힘에 부칠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환상 속에서나마 숲으로 가는 것이다. 우리 집은 고삐 풀린 소비지상주의의 증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단순함과 자유를 가장 열망한다. --- p.57~58 인생에서 가장 큰 즐거움 두 가지를 꼽으라 하면 캠핑과 독서다. 그러니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하는 것이야말로 최고로 근사한 일이다. 그 은둔자는 나와 똑같은 열정을 어마어마할 정도로 더 크게 지니고 있는 것 같았다. --- p.59~60 하지만 이러한 은둔자들 가운데 나이트만큼 오랫동안 은둔 상태로 있었던 사람은 없었다. (……) 물론 나이트보다 더 완벽하게 숨어 산 은둔자가 존재했을 수도 있다 -아니, 지금 현재 존재하고 있을 수도 있다 -나이트를 붙잡은 것은 대왕오징어를 그물로 잡은 것과 같았다. 하지만 그의 은둔 생활은 순수하지 않았다. 그가 도둑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27년 동안 다른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는 상태를 고집스럽게 지속했다. 어쩌면 크리스토퍼 나이트야말로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은자’라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 p.65~66 하지만 나이트는 다른 사람들의 것을 좀도둑질하지 않고는 고독하게 살 수 없었던 명백한 도둑이었다. 내가 속한 직종 안에서 내가 죄인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우리 둘 다 아주 높은 이상을 성취하기 위해 분투했지만 실패했다는 -유대감이 생겨날 수도 있었다. --- p.68~69 그는 모든 사람들이 정말로 자신을 ‘은둔자’라고 부르는지 물었고, 나는 ‘그렇다’고 말해줬다. (……) “좋아하는 단어는 아니지만 이해는 합니다. 뭔가 정확해요. ‘은둔자’는 정말이지 딱 들어맞으니까요. 어쨌든 내가 막을 수는 없을 것 같네요.” (……) 언론 매체는 실제로 살아 있는 은둔자를 보기 위해 떠들어대는 게 분명해 보였으므로 나이트는 수염을 덥수룩하게 길러서 언론이 상상하는 캐릭터를 제공했다. --- p.87 ‘천하무적 젊음’이라는 축복을 누리며, 윙윙 소리를 내는 ‘운전의 즐거움’을 느끼며. 그러다 어떤 생각이 점점 커지더니 ‘깨달음’이 되고, ‘단호한 결심’으로 굳어졌다. 살아온 날들을 통틀어 그는 혼자 있을 때가 가장 편했다.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때마다 좌절감을 느꼈다. 타인과의 만남은 전부 충돌처럼 보였다. (……) 그는 자동차로 갈 수 있는 만큼 가능한 한 멀리 야생으로 들어갔다. (……) 어디로 갈지 모르는 채로, 마음속으로 특별히 생각해둔 장소도 없이 그는 숲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크리스는 완전히 떠났다. --- p.120~122 크리스 나이트는 위대한 선험론자를 이렇게 평가했다. “소로는 딜레탕트였어요.” 어쩌면 그랬을 수도 있다. 소로는 1845년부터 2년 2개월 동안 매사추세츠 주 월든호수에 있는 오두막에서 지냈다. 하지만 콩코드라는 도시에서 사람들과 어울렸고 자주 어머니와 함께 식사를 했다. 그는 “내 인생에서 다른 어떤 때보다 숲에 사는 동안 방문객들이 많았다”고 했다. 월든의 오두막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한 손님이 스무 명인 적도 있었다. 나이트는 숲에서 살았지만 자신을 은둔자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자신은 어떤 사람이라고 꼬리표를 붙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소로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는 특정 표현을 사용했다. 나이트는 소로가 ‘진정한 은둔자’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소로의 가장 큰 죄는 『월든』을 출간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나이트는 책을 쓰는 것, 생각을 상품으로 포장하는 것은 진정한 은둔자가 할 만한 일이 아니라고 했다. 파티를 열거나 도시에서 많은 사람과 어울리는 것 역시 그러했다. 이런 행동들은 바깥쪽으로, 즉 사회를 향해 있다. 어떤 면에서 보면 하나같이 “나 여기 있어요!”라고 외치는 것이다. --- p.128~129 붙잡히기 전까지 세계 최고 연승 기록인 1,000번의 무단 침입을 달성하려면 정확성, 참을성, 대담성, 그리고 운이 필요하다. 사람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이해도 요구된다. --- p.141 나이트는 오직 자급자족하기 위해서 현대 세계에서 도망쳤다. 그는 정확히 말하면 자신이 선택한 음식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노스 폰드 오두막 주인들이 선택한 음식을 나중에 훔친 것이다. (……) “살아남기 위해서 실행한 규율은 특정 음식을 갈망하지 않는 것이었어요. 그저 먹을 수 있기만 하면 됐습니다.” --- p.155~156 나이트의 야영지 -고요함의 천연 오아시스 -는 뇌 기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이상적인 환경이었을 수 있다. 조용한 곳에서 사는 것과 야단법석의 한가운데서 생활하는 것 사이의 차이점을 검토한 연구들은 하나같이 동일한 결론에 이르렀다. 바로 소음과, 집중력을 방해하는 것은 유독하다는 것! --- p.175 밤이 깊어지면 야영지를 떠나 걸었다. 별안간 숲이 끝나고 호수의 물이 앞으로 천천히 흔들릴 때까지. 그는 훌훌 벗고 물속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온종일 태양열에 달궈진 터라 호수 윗물은 따뜻한 목욕물 같았다. “물속에서 몸을 뻗고 누워 별을 바라봤어요.” --- p.176~178 나이트는 자국을 남기지 않는 데 강박적일 정도로 집착했다. 4월에 봄이 와서 날이 풀릴 때까지 여섯 달 동안 그는 숲속 빈터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았다. 겨울 내내 야영지를 절대로 떠나지 않았다. --- p.182 나이트는 야영지 근처에 ‘상부 은닉처’라는 것을 만들어뒀다. 양철 쓰레기통 두 개, 플라스틱 상자 한 개를 땅에 묻어놓은 곳인데, 잔가지와 나뭇잎으로 하도 위장을 잘해놔서 바로 위를 걸어도 절대로 알 수 없게끔 해두었다. 안에는 누군가가 야영지를 발견하면 즉시 그곳을 버리고 새로 시작할 수 있을 만큼의 캠핑 장비와 겨울옷이 들어 있었다. 고립을 위한 그의 헌신은 절대적이었다. --- p.186 나이트는 자신이 세상에 얼마 안 남은 제정신인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라고 믿은 듯하다. 그는 돈을 받은 대가로 온종일 좁은 방 안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인생의 전성기를 보내는 것은 용인되지만, 숲속 텐트 안에서 느긋하게 쉬는 것은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다고 보는 생각에 당혹스러워했다. 나무를 관찰하는 것은 게으르고 나태하지만, 나무를 베어버리는 것은 진취적이었다. 나이트는 살기 위해서 뭘 했나? 그는 살기 위해서 살았다. 나이트는 자신의 도피가 현대사회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 p.198 나이트의 행동은 소로와 비슷했다. 사실 나이트가 소로를 경멸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두 사람이 지닌 유사성 때문일 수도 있다. 소로는 『월든』에서 “인생의 모든 골수를 깊숙이, 그리고 모조리 빼먹으며 살 수 있도록, 생활을 기본 요소들로 축소했다”고 말했다. --- p.228 역사 속에서 대부분의 은둔자, 특히 일반 대중 틈에서 살아가는 세속적인 은둔자들은 은둔한 상태에서 나이를 먹지 않았다. 세상을 떠나기 위해 경험과 지혜를 축적하면서 상당히 나이가 들 때까지 기다렸다. 나이트는 스무 살에 사라진 뒤 가르침을 다시 받은 적이 없었다. 조언을 구하려고 연장자에게 의지하지도 않았다. 그는 아주 작은 자신만의 왕국의 왕이자 문지기였다. --- p.230 나이트는 사계절과 바람의 향기에 대해서는 전문가이지만 다른 인간에 대해서는 정말로 문외한이었다. (……) 그에게 유일하고도 진정한 관계는 오직 숲과의 관계뿐이었다. 나이트는 스스로 일반적인 범죄자인 동시에 니체 철학의 초인이라고 여겼다. 다른 누구의 규칙에도 복종하지 않고 인생의 무미건조함을 초월할 수 있는 자기수양의 달인. 그는 나에게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고는 그에 대한 답례로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 p.259 감옥에서 7년을 보내야 하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자연으로 사라지는 게 불가능해지자, 나이트는 세상에 녹아들어 없어지기를 바랐다. --- p.261 그가 해야 할 일은 오로지 야영지로 돌아가는 것뿐이었다. (……) “내가 미쳤나요?” 나이트는 나를 쳐다보며 정말로 아주 찰나의 순간 눈을 마주쳤다. 나는 그의 눈에서 슬픔을 읽을 수 있었다. (……) 어쩌면 진정한 은둔자와 끈끈한 관계를 맺는 최선의 방법은 한동안 그를 혼자 두는 것일지도 몰랐다. --- p.277 그때 ‘숲의 여인’이 나타났다. ‘죽음의 신’이었다. (……) 나이트는 스스로 대단히 난감한 덫에 걸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만약 야영지로 돌아가 자유를 찾게 되면 감금될 터였다. 그는 ‘안도감을 느끼고 껴안고 받아들이기’를 열망했다. (……) 나이트에게 그 야영지는 제자리에 있다는 소속감을 느끼게 해준 지구상 유일한 장소였다. --- p.278~281 |
세상에 존재하지 않길 바라나, 죽음보다는 은둔을 택한 사나이
그가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최후의 방법은? 지난 2013년 4월 4일, 이른바 ‘미국판 로빈슨 크루소’라 불리는 크리스토퍼 나이트가 체포됐다. 그는 무려 27년 동안 미국 메인 주의 노드 숲속에서 은둔 생활을 하면서 인근 야영장에 내려가 사람들의 물건을 훔치는 등 1,080건의 절도 행각을 저질러왔다. 1986년 컴퓨터 기술자를 꿈꾸던 얼리어답터, 번듯한 직업도 있고 똑똑했던 스무 살 청년이 갑자기 아무런 이유 없이 바깥세상과 연락을 끊고는 숲속에 들어가 혼자 생활하기 시작한 까닭은 무엇일까? 오직 길을 잃는 것이 목적이었던 그는 생존을 위해 한 해에 40회에 걸쳐 식료품을 훔쳤다. 캠프장의 물건이 사라지면서 오랫동안 인근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는 근처 연못의 이름을 따서 ‘노스 폰드(North Pond)의 은둔자’라는 인물에 대한 괴담이 떠돌았다. 지역사회에 불안을 심어주는 인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마침내 나이트의 기나긴 절도 행각은 캠프장 안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로 인해 덜미를 잡히고 만다. 캠핑과 독서는 인생의 큰 즐거움… 은둔자,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었으니, 얼마나 근사한 삶이었을까? 이러한 기사를 접한 기자 마이클 핀클은 크리스토퍼 나이트에 대해 호기심이 발동했다. 자신과 연배도 비슷한데다 숲과 야영을 좋아하고, 독서를 즐겨하는 자신의 성향과 비슷한 나이트를 동경하게 된 것이다. 이에 핀클은 나이트에게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고, 그에게서 「답신」을 받으면서 관계가 형성된다. 핀클은 나이트를 취재하기 위해 감옥에서의 면담은 물론, 재판정 취재, 노스 폰드에 있는 그의 야영장을 수차례 답사했다. 뿐만 아니라, 야영장 인근 주민, 나이트를 상담한 정신과 의사, 변호사, 경찰, 가족에 이르기까지 총 140명 이상을 인터뷰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일을 넘어,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는 관계로 발전, 우정을 나누게 된다. 숲에 있어야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혼자 있는 것이 가장 편한 나이트. 그런 그를 지역사회와 법원에서는 정신병자 취급을 하며 억지로 가정과 사회로 섞이게 하려 했으니, 무리한 요구였다. 그리하여 나이트는 자신이 제자리에 있다는 소속감을 느끼게 해준 지구상 유일한 장소인 숲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하지만 그러자면 감옥에서 7년을 보내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그는 자신의 마지막 소망인 자연으로 사라지는 게 불가능해지자, 스스로 세상에 녹아들어 없어지기를 바랐다. 마침내 정신적인 교감을 나누던 핀클과의 교제도 거부하고 만다. 결국 마지막 나이트의「편지」에서 삶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본 핀클은 그를 그대로 놔두기로 한다. 속세를 떠나 숲으로 들어간 은자, 지혜의 원천으로 여겨져 『월든』의 저자 소로, 파티 열며 도시인과 어울렸으므로 진정한 은둔자 아냐 예로부터 은둔자는 ‘인생의 위대한 수수께끼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지혜의 원천’으로 여겨졌다. 예수, 싯다르타, 무함마드, 다윈, 에디슨, 에밀리 브론테, 반 고흐, 플래너리 오코너, 멜빌, 소로 등 실존했던 역사적 인물 중 은둔자인 동시에 작가, 화가, 철학자, 과학자였던 이들의 이름은 끝도 없다. 이들은 한결같이 ‘절대적으로 홀로 있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위대한 업적을 남기자면 고독을 두려워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관계장애를 겪으면서도 공적으로 이루어낸 업적은 많은 것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 등 사회성이 부족해 가족을 등지고, 학교나 회사도 그만두는 사람이 늘고 있다. 즉 혼자 있는 것이 편한 것이다. 도시의 소음이나 정신없는 일상에 염증을 느껴 자발적인 고립을 스스로 선택해 세상을 등지는 경우도 많다. 주말마다 캠핑을 즐기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된다. 오죽하면 ‘멍 때리기 대회’라는 것도 개최되겠는가? 소음에 피로해 적막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현실이다. 이 책은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고립된 은둔자에 대한 단순한 취재기가 아니다. 고독, 야생, 생존에 대한 명상기이자, 과연 어떤 삶이 좋은 삶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있다. 오직 자신만을 위해 살기로 결심한 한 사람에 대한 깊은 감동의 메시지를 담은 책이다. 내향적인 성격이라 관계에 지쳐 있는 현대인이라면 늘 동경하는 숲속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방법 제시에서부터 두 남자의 진솔한 정신적 교류에 이르기까지, 일상에서 일탈하고자 하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삶을 성찰할 기회로 읽어볼 만하다. 바야흐로 캠핑하기 좋은 계절 가을, 진정한 은둔자 크리스토퍼 나이트의 발자취를 찾아 독서의 세계로 흠뻑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