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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더블린, 1943-2012
2장 합성에 의한 증명 3장 생물학과 디지털의 만남 4장 생명의 디지털화 5장 합성 파이 X 174 6장 최초의 합성유전체 7장 한 종을 다른 종으로 전환하다 8장 미코플라스마 미코이데스 유전체의 합성 9장 합성세포의 함의 10장 설계된 생명 11장 생물학적 순간이동 12장 빛의 속도로 생명을 전송하다 |
J. CRAIG V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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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최초의 합성세포를 창조했다고 발표했을 때 ‘신 행세’를 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었다.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기 위해 신이 얼마나 불필요한지를 이 실험을 통해 보여주었다는 좁은 의미에서는 우리가 신 행세를 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가 화학물질로 합성생명을 창조함으로써 마침내 생기론의 잔재를 최종적으로 잠재웠다고 믿었다.
---「합성에 의한 증명」중에서 지금은 바야흐로 디지털 생물학의 시대이다. 단백질 및 하나의 세포 안에서 상호작용하는 여타 분자들을 하드웨어로 볼 수 있고, 그 DNA에 부호화된 정보를 소프트웨어라고 볼 수 있다. 자기 복제하는 살아 있는 세포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는 DNA 이중나선의 나선에 들어 있다. 우리는 그 부호를 읽고 해석하면서 마침내 세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런 다음에는 새로운 세포 소프트웨어를 작성함으로써 세포를 바꾸고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생명의 디지털화」중에서 그날 오후, 그 배양접시에 포함된 것이 합성유전체가 맞다는 최초의 확인 결과가 도착했다. “축하합니다! 공식 결과입니다. 당신은 합성 미코이데스 세포의 자랑스러운 부모가 되었습니다!” 나는 록빌의 회의실에 팀 전체를 모아놓고, 라호야에 있는 나머지 합성유전체 팀과 우리를 화상으로 연결했다. (라호야 팀도 샴페인 여러 병을 얼음에 담가두었음이 틀림없었다.) 최종 확인까지는 며칠이 더 걸렸지만, 우리 모두는 성공임이 확실한 결과에 행복한 축배를 들었다. ---「미코플라스마 미코이데스 유전체의 합성」중에서 이제 우리는 올바른 DNA 부호를 올바른 순서로 올바른 화학적 맥락에 넣으면 현존하는 생명으로부터 새로운 생명을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합성세포를 창조할 때 우리는 35억 년의 진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그것을 그대로 반복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다시 말해, 우리는 유전체를 변형했으므로, 우리가 창조한 세포의 직접적인 조상을 자연에서 찾을 수 없다. 합성 부호를 창조함으로써 우리는 생명의 강에 새로운 지류를 추가했다. ---「합성세포의 함의」중에서 생명이 마침내 빛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을 때, 우주는 수축하고 우리의 힘은 팽창할 것이다. 화성이 지구에 근접할 때 우리가 그 붉은 행성에 있는 디지털-생물학 전환기로 전자기파 형태의 서열 정보를 4.3분 만에 전송해 화성 이주자들의 마을에 백신, 항생제, 맞춤 약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간단한 계산을 통해 알 수 있다. 같은 종류의 계산에 따르면, NASA의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Curiosity에 DNA 서열분석기를 장착할 경우 그 기계가 화성 미생물의 디지털 부호를 지구로 전송할 수 있고, 그러면 우리는 지구 실험실에서 그 생물을 재창조할 수 있다. ---「빛의 속도로 생명을 전송하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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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할 수 없다면 이해한 게 아니다”
합성생명이란 무엇인가? 크레이그 벤터는 2010년 미코플라스마 미코이데스라는 세균의 유전체를 모두 인공적으로 합성한 후 다른 종의 세균에 이식시키고, 이식된 세균이 원래 가지고 있던 유전체는 제거하여 실험실에서 합성된 유전체 정보만으로 유지되는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었다. 이른바 유전체의 합성을 통해 새로운 합성생명을 만든 것이다. 흔히 ‘인공생명artificial life’이라고 하면 1990년대 컴퓨터과학계에서 제시한 개념을 이른다. 즉 컴퓨터의 가상 환경 내에서 마치 유기체 생명처럼 자유롭게 진화하는 시스템을 이르는 것이다. 벤터가 제시하는 합성생명synthetic life은 기존의 디지털 인공생명과 달리 그 출발점이 디지털 세계에 있지 않다. 살아 있는 세포는 DNA 부호가 RNA, 단백질, 세포의 형태로 표현되고, 이들이 생명의 물리적 성분들을 이룬다. 이처럼 생물학 실험실에서 이루어지는 합성생명은 올바른 DNA 부호를 올바른 순서로 올바른 화학적 맥락에 넣으면 현존하는 생명으로부터 새로운 생명을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벤터와 그의 연구팀은 ‘합성생명’과 ‘합성세포’를 ‘온전히 합성 DNA 염색체로 제어되는 세포들’이라고 정의했다. 즉 합성생명이란 합성된 암호문에 기반을 둔 자기 복제하는 생명이다. 리처드 파인먼은 “창조할 수 없다면 이해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벤터는 생명의 비밀을 이해했음을 증명하기 위해 이를 직접 창조했다. 컴퓨터의 디지털 부호에서 시작해 DNA 분자의 화학적 정보를 재창조했고, 그런 다음 살아 있는 세포를 창조했다. 그는 컴퓨터의 디지털 정보를 가지고 그 정보만으로 세균의 유전체 전체를 화학적으로 합성하고 조립한 다음, 그 유전체를 숙주 세포에 이식해 합성유전체로만 제어되는 새로운 세포를 창조함으로써 생명의 고리를 완성했다. 생명의 정의를 다시 세우다 분자생물학 혁명과 합성생명체의 한계 에르빈 슈뢰딩거는 『생명이란 무엇인가』에서 염색체에 “한 개체의 일생 동안의 발달 패턴을 결정하는 모종의 암호문”이 있으며, 비주기적 결정aperiodic crystal 안의 원자들에 유전을 위한 충분한 정보가 담겨 있을 것이라 했다. 벤터는 1990년 연구팀과 함께 살아 있는 한 세포의 유전체를 최초로 해독했고, 그런 다음 인간의 유전 암호문을 해독하였다. 그리고 21세기 초반 그는 슈뢰딩거가 말한 ‘인간 생명의 암호를 담고 있는’ 비주기적 결정의 놀라운 내용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벤터는 슈뢰딩거가 비주기적 결정이라는 모호한 용어로 기술한 유전자의 실체를 규명하여, 처음으로 생명체의 유전체에 들어 있는 정보를 밝혀냈다. 또한 세균의 유전체를 화학적으로 합성하여 이것이 실제 세균 유전체와 마찬가지로 반응하는 것도 밝혀냈다. 벤터가 창조한 합성유전체에 담겨 있는 생명 정보는 오직 기존에 살아 있는 생명체의 활동을 통해서만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즉 이미 존재하는 세균의 유전체에 있는 것과 거의 동일한 것을 화학적으로 복사한 것에 불과할 뿐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만들어낸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빛의 속도로 이동하는 생명을 전송하다 생물학적 순간이동의 가능성과 전망 벤터는 자신이 합성 생물을 창조함으로써 생물학을 정보학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으며, 정보를 빛의 속도로 전송할 수 있듯이 생명 역시 빛의 속도로 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화성에 DNA 기반의 생명체가 있다면 화성 탐사선이 이 생명체의 유전체서열을 획득해 그 정보를 지구에 전송함으로써 화성의 생명체로 지구에서 그 유전체를 재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은 공상과학 소설의 이야기 같지만, 벤터는 이러한 연구가 궁극적으로 맞춤형 의료 개발을 목표로 하며, 인간의 신체적, 인지적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가령 독감이 유행할 때 백신을 분배하는 일에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그러면 현재 몇 개월이 걸리는 백신 생산과 전달 시간이 큰 폭으로 줄어들 수 있다. 실제로 벤터의 연구소와 제약회사인 노바티스는 합성생물학과 세포 기반 제조를 이용해 5일 만에 새로운 백신을 생산했다고 밝혔다. 벤터의 기술을 이용하면 세균을 공격하는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한 파지 요법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도 단축할 수 있다. 개별 질병과 개별 환자에게 맞는 파지를 신속하게 설계하고 증식시킬 수 있다. 벤터와 그의 연구팀은 현재 디지털 생명 전송 장치를 만드는 시도를 보완하기 위해 수신 장치를 만들고 있다. 즉 전송된 DNA를 정보를 조합해 재생산하는 장치이다. 현재 이 장치는 ‘디지털 생물학 컨버터’, ‘생물학적 순간이동기’ 등의 가칭으로 불린다. 이른바 ‘생명의 3D 프린터’라고 할 수 있는 이 장치가 완성된다면, 궁극적인 맞춤 의료가 가능할 뿐 아니라 인간의 신체적·인지적 기능을 향상하고 식량, 에너지, 환경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