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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말을 듣다
윤후명 소설집 양장
윤후명
문학과지성사 201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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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강릉/모래의 시(詩)
강릉/너울
패엽(貝葉) 속의 하루
회로(回路) 찾기
「오감도」로 가는 길
희망
보랏빛 소묘(素描)
꽃의 변신(變身)
꽃의 말을 듣다

해설 소설, 또는 '의미의 완성'에 이르는 고행_황광수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尹厚明, 본명 : 윤상규(尹尙奎)

1946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연세대학 철학과를 졸업했다. 196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빙하의 새』가 당선되었다. 1969년 연세대학교를 졸업, 강은교, 김형영, 박건한 등과 함께 시 동인지 『70년대』를 창간하고, 도서출판 삼중당에 취직하였다. 이후 10년 동안 여러 출판사에서 근무하다가 1977년 첫 시집 『명궁』을 출간하였다. 197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산역』이 당선되어 소설가와 시인의 길을 병행하면서 단편 『높새의 집』 『갈매기』 『누란시집』을 발표하였다. 1980년 전업작가로 나서 김원우, 김상렬, 이문열, 이외수 등과 함께 소설 동인지 『작가』
1946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연세대학 철학과를 졸업했다. 196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빙하의 새』가 당선되었다. 1969년 연세대학교를 졸업, 강은교, 김형영, 박건한 등과 함께 시 동인지 『70년대』를 창간하고, 도서출판 삼중당에 취직하였다. 이후 10년 동안 여러 출판사에서 근무하다가 1977년 첫 시집 『명궁』을 출간하였다. 197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산역』이 당선되어 소설가와 시인의 길을 병행하면서 단편 『높새의 집』 『갈매기』 『누란시집』을 발표하였다. 1980년 전업작가로 나서 김원우, 김상렬, 이문열, 이외수 등과 함께 소설 동인지 『작가』를 창간하고, 단편 『바오밥나무』 『모기』 등을 발표하였다.

저서로 시집 『名弓』(1977), 『홀로 등불을 상처 위에 켜다』(1992) 등이 있고, 소설집 『敦煌의 사랑』(1983), 『부활하는 새』(1986), 『원숭이는 없다』(1989), 『오늘은 내일의 젊은 날』(1996), 『귤』(1996), 『여우 사냥』(1997), 『가장 멀리 있는 나』(2001), 『둔황의 사랑』(2005, 2005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한국의 책 100’ 선정 도서) 등과 장편소설 『별까지 우리가』(1990), 『약속 없는 세대』(1990), 『협궤 열차』(1992) 『삼국유사 읽는 호텔』(2005)등이 있으며, 그외 산문집 『이 몹쓸 그립은 것아』(1990), 『꽃』(2003), 장편동화 『너도밤나무 나도밤나무』(1994)가 있다. 이 중 단편 「둔황의 사랑」 「원숭이는 없다」 「사막의 여자」 등이 각각 프랑스어, 중국어, 독일어, 영어 등으로 번역되어 해외에 소개된 바 있다.

1980년대에 소설가로 활동을 시작한 그의 작품세계는 80년대의 일반적인 소설 경향과는 뚜렷이 구별되어 독특한 위치에 놓여 있다. 직접적인 현실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시적인 문체와 독특한 서술방식으로 환상과 주술의 세계를 자유롭게 비상하는 그의 소설은 1980년대의 시대적 부채감에서 자유로웠다. 또한 1990년대 들어서는 자전적 색채가 짙은 여로형 소설을 발표하여 삶의 본질적인 쓸쓸함을 이야기하였다. 또한 1995년 작품인 「하얀 배」는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접근과 대상에 대한 섬세한 묘사를 통해 정서적인 격조를 잘 살려낸 서사 기법으로, 전통적인 플롯의 규범에서 벗어나 정밀한 묘사를 통해 특유의 비유와 상징을 살려내면서 소설적 공간을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83년 『돈황의 사랑』으로 제3회 녹원문학상, 1984년 『누란』으로 제3회 소설문학작품상, 1986년 제18회 한국창작문학상, 1994년 『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로 제39회 현대문학상, 1995년 『하얀 배』로 제19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2007년에는 제10회 김동리 문학상을 받았다. 현재는 창작에 전념하면서 문학비단길 고문과 국민대 문창대학원 겸임교수로 활동하였다. 2025년 5월 8일, 향년 79세로 별세하였다.

윤후명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3월 2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454g | 148*210*30mm
ISBN13
9788932022895

책 속으로

그것은 허공을 향한, 죽음을 향한 말이었다. 마지막은 아픔이나 혼수상태 속에 맞이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생생한 정신으로 죽음에의 여행을 떠나야 하는, 안 떠나려야 안 떠날 수가 없게 된 막다른 골목의 마지막 말. 어떤 위안도 소용이 안 닿는 말. 꽃 한 송이를 바치는 따위의 어설픈 짓거리로는 범접할 수 없는 말.
“어떡허니……”

「강릉/모래의 시(詩)」 ---pp.32~33

카페에서도 포클레인이 내다보였다. 모든 길은 포클레인의 길이었다. 바다로 가는 길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둑길도 사라졌고, 바닷물이 찰랑대던 집도 사라졌다. 나는 내 집 앞의 골목길도 잃어버렸다. 그 이름 ‘끝’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강릉/너울」 ---p.59

그동안 많은 이들을 보냈다. 어른도, 선배도, 친구도, 하물며 후배도 있었다. 죽음은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나와 맺어지지 않은 그 여자는 다른 남자와의 결혼에 실패하고 신도시 어딘가에서 혼자 살고 있다고 들었었다. 만약 나와 맺어졌다면 죽지 않았을까, 속절없는 소리를 떠올리는 순간, 그뿐이었다. 그뿐, 하고 넘어가려는 순간, 가슴속에서 무엇인가가 북받쳐 올랐다. 까닭 모를 슬픔이었다.

「패엽(貝葉) 속의 하루」

---p.85

출판사 리뷰

“삶을 그리자, 진정한 내 모습을 그리자, 사랑을 그리자”

살아 있음의 원류를 찾아, 사랑을 찾아
윤후명이 글 고행의 길에서 탐문하는 존재의 극점(極點)!


‘의미의 완성’을 향해 끊임없이 글 고행의 길을 걷고 있는 소설가 윤후명(66)이 소설집 『꽃의 말을 듣다』(문학과지성사)를 들고 돌아왔다. 무려 5년 만의 새 소설집으로, 그동안 ‘윤후명’을 기다려온 독자들에게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문인 인생 45년 동안 한국일보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김동리문학상 등의 많은 문학상을 수상하며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해온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표제작 「꽃의 말을 듣다」를 포함해 총 아홉 편의 소설을 통해 한층 깊어진 ‘글 수행’을 보여준다.

왜 ‘꽃’이어야만 하는가
작가에게 김동리문학상을 안겨준 『새의 말을 듣다』(2007)에 이어지는 이번 소설집의 제목은 ‘꽃의 말을 듣다’이다. 새와 꽃, 지금껏 이 둘을 말한 예술가는 많다. 그렇다면 그렇고 그런 ‘화조도(花鳥圖)’ 하나가 더 보태진 셈일까? 작가는 이 질문을 염두에 둔 듯 ‘꽃’이 아니면 안 되는 필연에 대해 귀띔한다. 잘 알려진 대로 작가는 오랫동안 식물의 생명력과 생산성에 대해 써오면서도 늘 그것과는 다른 무엇을 찾아 헤맸다. 그 ‘무엇’이란, 작가가 오랜 작품 활동을 통해 궁구해온 ‘살아 있음의 원류’를 말한다. 세상 어느 잊혀진 귀퉁이에 숨어 있을지도 모를 그것을, 작가는 ‘꽃’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다. 꽃은 단순히 아름답거나 예쁜 것이 아니라 존재의 극점(極點)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꽃들은 말한다, ‘나는 긴장하고 있어요’
윤후명은 소설집 어디에서도 그 흔한 꽃말 한 번 언급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붙여놓은 꽃말은 진짜 꽃의 말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리라. “원추리의 한자인 훤초(萱草)가 근심을 없애준다는 뜻”(「희망」)인 것처럼 꽃 이름의 뜻풀이가 이따금 보이긴 해도 그 역시 작가가 듣고자 하는 ‘꽃의 말’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꽃의 말’을 얘기한다. 작가가 소설집을 통틀어 딱 한 번 ‘받아쓴’ 꽃의 말을 보자.

꽃들은 말한다, 나는 긴장하고 있어요. (「보랏빛 소묘(素描)」 p. 199)

아름답고 예쁘기만 한 줄 알았던 꽃이 긴장하고 있단다. 작고한 시인 오규원이 꽃을 두고 ‘고통의 섬광’이라며 꽃의 상투성을 뒤엎은 사례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꽃이 긴장하고 있다는 윤후명의 발언을 더더욱 가볍게 보아 넘기지 않을 것이다. 윤후명이 본 꽃은 ‘더 이상’일 수 없는 ‘바로 지금’의 상태다. 더 이상 아름다울 수도, 더 이상 향기로울 수도 없다. 윤후명은 바로 그것을 존재의 극점(極點)이라 표현했다. 꽃들은 극점에 닿기 위해 무언의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던 것일까. ‘긴장’은 그야말로 더 이상일 수 없는 ‘꽃의 말’이겠다. 그의 소설들을 따라가며 이제부터 우리는 한 송이 꽃에서 백척간두 꼭대기에서의 위태로움을 보게 될 것이다.

상실로 인한 절박함에 송곳으로 새기듯 쓴 소설
그러나 대부분의 꽃들은 그저 ‘이름 모를 꽃/풀’로 살다가 시든다. 이 대목에서 김춘수의 시 「꽃」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윤후명은 시에서처럼 한낱 몸짓으로만 외로이 존재하다가 소멸해가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에게 이름을, ‘존재’를 부여하고자 한다. 특히 삼국유사의 ‘거타지’ 전설에 등장하는 어느 꽃을 찾아 남쪽 바닷가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인 「꽃의 변신(變身)」에서는, “그 꽃을 찾아 그 이름을 불러주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부르짖는다. 여행이라고 했지만 불가능한 목적을 들고 있기에 방황에 가깝다. 약혼자의 유골 가루를 뿌리러 온 여자와의 찰나와 같은 만남은 주인공이 겪고 있는 방황에 절박함을 더한다.

‘몸짓’들을 찾아 이름을 불러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크나큰 상실감이 엿보인다. 어머니가 돌아가셨고(「강릉/모래의 시(詩)」), 은사가 작고했고(「패엽(貝葉) 속의 하루」), 시인 이상이 일본에서 ‘거동 수상자’로 잡혔다가 27세의 나이에 병을 이기지 못하고 죽었다(「「오감도」로 가는 길」). 육신의 삶과 마음의 삶 속에서 가까이했던 것은 이들만이 아니다. 포클레인이나 삽에 의해 훼손되고 망실되는 옛 풍경들도 마찬가지다. ‘나’는 그(것)들을 마음속에서 놓아주고자 부단히 애쓰지만 여의치 않다. 그리하여 지금 있는 것들만이라도 ‘자국’을 남겨야 한다고 말한다. 그 작업은 윤후명이 글을 쓰는 이유, 글을 씀으로써 닿고자 하는 지점을 향하고 있다.

삶을 그리자. 진정한 내 모습을 그리자. 사랑을 그리자. 송곳으로 글자를 새기고 먹물 대신 피를, 피를 묻히자. 컴퓨터 같은 놀이 기구가 못 할 작업으로 나의 하루, 인류의 하루를 남기자. 피의 향기를 내 지나온 삶 속 가장 암송할 만한 값어치의 향기로 남기자. 한 획 한 획 깊게 금 그어, 응고된 쟇가 핏빛 호박(琥珀)의 핏줄이 되도록 선혈 자국을 남기자. (「패엽(貝葉) 속의 하루」 p. 87)

화가로서의 첫 개인전과 함께 출간
잘 알려진 대로 윤후명은 시인이자 화가이기도 하다. 아홉 편의 작품에 종종 그의 시가 삽입되고 그림에 얽힌 일화가 어우러질 뿐만 아니라 음악, 조소, 영화 이야기도 등장한다. 윤후명의 예술적 관심과 천착이 형식과 장르를 불문하고 넓게 뻗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소설집 출간이 그의 첫 개인전 오픈일에 맞춰져 독자들은 윤후명의 예술세계를 다채롭게 향유할 기회를 얻게 됐다. 소설집과 같은 제목 “꽃의 말을 듣다”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3월 21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 동안 종로구 관훈동 인사아트센터 1층 본전시장에 마련된다. 전시장에서는 「엉겅퀴」 연작 및 「자화상」을 비롯한 100여 점의 그림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이 중 「어머니와 나」 「염전에서」 등은 이번 소설집에도 등장하는데, 활자로 만난 그림의 사연을 실제 작품에서 다시 확인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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