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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2
윤흥길
문학동네 20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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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5장 다가드는 운명의 발소리
제6장 피난처 있으니
제7장 잡는 손 뿌리치는 손
제8장 가을이면 가을 노래

저자 소개1

윤흥길

 

尹興吉

1942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전주사범학교와 원광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6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회색 면류관의 계절」이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5년부터 2008년까지 한서대 문창과 교수로 재직했다. 그의 작품은 절도 있는 문체로 왜곡된 역사현실과 삶의 부조리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노력을 묘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독특한 리얼리즘 기법에 의해 시대의 모순을 드러내고, 한국현대사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보여주었으며, 산업화와 소외의 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보여주었다. 1997년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로 제4회
1942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전주사범학교와 원광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6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회색 면류관의 계절」이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5년부터 2008년까지 한서대 문창과 교수로 재직했다. 그의 작품은 절도 있는 문체로 왜곡된 역사현실과 삶의 부조리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노력을 묘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독특한 리얼리즘 기법에 의해 시대의 모순을 드러내고, 한국현대사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보여주었으며, 산업화와 소외의 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보여주었다.

1997년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로 제4회 한국문학작가상, 1983년 『완장』으로 제28회 현대문학상, 같은 해 『꿈꾸는 자의 나성』으로 제15회 한국창작문학상, 2000년 「산불」로 제6회 21세기문학상, 『소라단 가는 길』로 2004년 제12회 대산문학상과 2010년 제14회 현대불교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20년에는 제10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소설집 『황혼의 집』 『무지개는 언제 뜨는가』 『쌀』 『낙원? 천사?』, 장편소설 『묵시의 바다』 『에미』 『옛날의 금잔디』 『산에는 눈 들에는 비』 『백치의 달』 『낫』 『빛 가운데로 걸어가면』(전 2권) 『문신』(전 5권), 산문집 『텁석부리 하나님』 『윤흥길의 전주 이야기』 등을 썼다. 현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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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08쪽 | 128*188*30mm
ISBN13
9788954654098

책 속으로

이 환란에서 저 환란으로 계속 이어지는, 참으로 끔찍스럽고 징글징글한 세월이었다. 환란으로 날이 밝고 환란으로 날이 저물었다. 화불단행(禍不單行)이란 말 그대로, 그 환란들끼리 생면부지 사이처럼 서로 내외하면서 하나씩 따로 오는 게 아니라 여럿이 작당해 겹치고 포개지며 한꺼번에 몰려드는 바람에 옴치고 뛸 수조차 없는 형편이었다. 사망 권세 물리치고 죄악 세상 이기신 구주 예수 권능 힘입어 환란으로 점철되는 현실에서 평안함을 얻을 그날은 대관절 언제쯤 찾아올 것인가. 이렇듯 곤고한 처지일 때 사모 쪽지에 예고된 대로 구원의 복음 같은 예배당 종소리가 뎅그렁뎅그렁 온누리에 가득 울려퍼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이제나저제나 하고 아무리 기다려도 사모가 예고했던 그날은 좀처럼 오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분명코 그랬다. 구원의 종소리는 끝내 울리지 않은 채 먹빛으로 캄캄한 지옥의 나날만이 아무런 작정도 없이 그저 도도히 흘러가고 있을 따름이었다.
---p.68

방금 전까지 사촌형이 앉아 있던 문지방을 부용은 한동안 무연히 건너다보았다. 병정으로 뽑혀 사지로 향하게 된 젊은 남정들이 모여 품앗이로 상대방 신체 어느 부위에 부병자자를 새기지 않으면 안 되었던, 왜란과 호란 거쳐 동학란에 이르기까지 내우외환으로 뒤발한 역사가 연대순으로 달려와 문지방 위에 엉덩이 걸치고 일렬로 늘어앉는 광경을 목도하는 기분이었다. 불행과 비극으로 점철된 역사의 험준한 고빗사위들이 고향과 가족들 두고 멀리 떠날 수밖에 없는 젊은 남정들 신체에 입묵된 부병자자 하나하나에 돋을새김으로 강조되어 있는 듯싶었다. 산서 땅 조선인들 위에 군림하는 천석꾼마저도 결국 일제의 강제 동원으로부터 복심 중 복심인 장조카 하나 지켜줄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일찍이 간파한 결과일까. 그래서 진용이 형님은 끌려갈 경우에 대비하느라 그처럼 왼쪽 어깨 아래 상박 부위에 부병자자를 새길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굵다란 대바늘로 살을 쪼고 그 생채기에 먹물 넣어, 반드시 살아서 고향집 가족들에게 돌아오고 싶다는, 죽을 경우 시신으로라도 고향에 돌아와 선영에 묻히고 싶다는, 마지막 비원이 담긴 ‘生歸’를 자자하던 그때, 죽음을 전제한 그 입묵 행위에 임할 당시 진용이 형님은 기분이 어떠했을까.

---pp.84-85

출판사 리뷰

제국주의 시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비극을 마주하는
한 가족의 엇갈린 신념과 욕망

일본 식민통치하에 놓인 대한제국. 산서(山西)의 천석꾼 대지주 최명배는 기회주의적인 인물이다. 일제가 조선인들을 수탈할 때 기회를 잡아 막대한 부를 쌓은 그는 전통과 조상신위를 끔찍이 여기면서도 앞장서서 친일 행보를 이어간다. 누구보다 먼저 자신의 이름을 ‘야마니시 아끼라’로 개명하고, 읍내에 나가 ‘천황폐하 만세’ 삼창을 하기도 하는 그는, 자식들의 입신양명을 계기로 자신도 더 높은 자리에 오르기를 염원한다. 하지만 고등교육을 받은 자식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비극의 시대를 마주한다. 폐결핵에 걸려 죽어가길 기다리며 세상 모든 것에 냉소를 품는 부용, 흔들림 없는 기독 신앙으로 강건히 마음을 다스리며 아버지에 맞서 집안을 지탱하는 순금, 산서 제일의 수재이자 사회주의국가 건설을 꿈꾸며 자신의 아버지를 ‘악덕지주 야마니시 아끼라’라고 부르는 귀용 등이 그들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귀용은 과격 사회주의 단체를 이끄는 사촌형 배낙철과 함께 최명배의 사랑채에 침입해 아버지에게 비수를 겨누고 재산을 강탈해 사라진다. 일제의 강제 징용이라는 서슬 퍼런 바람이 산서를 휩쓸고 지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난 이 화적패 사건을 시작으로, 최명배 일가는 물론 산서 전체에 거센 소용돌이가 밀어닥친다.

“이 환란에서 저 환란으로 계속 이어지는, 참으로 끔찍스럽고 징글징글한 세월이었다. 환란으로 날이 밝고 환란으로 날이 저물었다. 화불단행(禍不單行)이란 말 그대로, 그 환란들끼리 생면부지 사이처럼 서로 내외하면서 하나씩 따로 오는 게 아니라 여럿이 작당해 겹치고 포개지며 한꺼번에 몰려드는 바람에 옴치고 뛸 수조차 없는 형편이었다.” _2권, 68쪽

화적패 사건 이후 배낙철과 귀용은 경찰에 체포되어 경성으로 압송되고, 거사의 활동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천석꾼의 집에 침입해 강도 행각을 벌인 사회주의자들이 다름 아닌 최명배의 아들 귀용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 최씨 집안에는 거대한 균열이 일게 된다. 그러는 한편 일본의 진주만 공습을 계기로 미국이 연합군에 합류하며 전황이 급격하게 반전되자 일제는 최후의 한 사람까지 결사 항전하자는 ‘본토 결전’을 준비하며 조선인의 징집 범위를 확대하고, 강제 징병과 징용의 서슬이 산서를 조여오기 시작한다.

우리말의 무한한 보고
21세기에 탄생한 고전

『문신』을 읽다보면 다종다양한 모습으로 생생히 살아 숨쉬는 인물들과 제국시대의 생활상을 선명히 되살려낸 묘사에도 감탄하게 되지만, 무엇보다 마치 판소리를 듣는 듯 리듬감 있고 풍성한 언어의 향연에 탄복하게 된다. 작품의 배경인 전라도 지방의 맛깔스러운 방언은 물론이고 읽는 그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즐거움을 주는 감각적인 문장들은 우리말이 이렇게나 풍요로웠던가 하는 새삼스러운 깨달음을 준다. 낯설면서도 친숙한, 아름다우면서도 해학적인 언어로 가득한 이 장대한 장편소설은 그야말로 무한한 우리말의 보고라 할 만하다. 이미 우리에게 문학사에 깊이 각인된 걸작들을 남겨준 윤흥길이 문자 그대로 혼신을 다해 써내려간 『문신』은 21세기에도 여전히 고전이 탄생할 수 있는가, 하는 물음에 대한 분명한 대답이 되어줄 것이다.

주요 인물

- 최명배(야마니시 아끼라)
“내가 누군지 아느냐, 요놈들아? 곧 죽어도 나는 야마니시 아끼라, 그러니까 최하고도 명 자, 배 자 어른이시다! 혹간 길바닥에 나자빠지더라도 그냥 맨손으로는 안 일어나는 독종이다, 요놈들아! 하다못해 차돌멩이 한 개라도 손에 쥐어야 일어나는 상곡 어르신이란 말이다!”

작품의 무대가 되는 산서의 천석꾼 대지주. 약삭빠른 기회주의자로 일제의 토지조사사업 당시 법의 빈틈을 파고들어 막대한 부를 쌓았다. 조상신위를 끔찍이 여기면서도 누구보다 먼저 창씨개명을 하고, 읍내에서 천황폐하 만세 삼창을 하는 모순적인 인물이다. 자식들의 교육에 돈을 아끼지 않으며 그들의 성공을 이용해 더 위로 올라갈 야망을 품고 있다.

- 최부용
“철부지들 혁명 놀음에는 반다시 값비싼 대가가 따르는 법이지요.”

최명배의 장남. 산서의 소문난 수재로, 고등교육을 받은 지식인이지만 폐결핵에 걸려 죽어간다. 친일 행보를 이어가는 아버지, 기독교를 믿는 누나 순금, 사회주의운동을 하는 동생 귀용 모두에게 거리를 둔 채 냉소적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인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의 무력함을 부끄러워하며 마음속에 알 수 없는 열망을 품고 있다.

- 최귀용
“모든 인간이 골고루 다 잘사는 세상 만들자는 주장이 어째서 틀린 생각입니까?”

최명배의 둘째아들. 얼굴이 곱고 마음이 여린 아이였으나 경성의 명문학교에서 유학을 하던 중 사촌형인 배낙철과 함께 사회주의운동을 시작한다. 활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화적패가 되어 자신이 ‘악덕지주 야마니시 아끼라’라 부르는 아버지의 사랑채를 털고 자취를 감춘다.

- 최순금
“그건 내가 도와줄 수 없는 일 같으다.”

최명배의 첫째딸. 광주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신여성이다. 학업을 마치고 결혼할 예정이었으나 약혼자의 죽음으로 본가로 돌아온다. 기독교를 믿으며 강건한 마음을 가진 여성으로, 연달아 일어나는 사건으로 흔들리는 집안을 통솔하는 실질적인 가장으로 성장해나간다.

- 배낙철
“잘 들어, 형. 오늘 자정에서 내일 새벽 사이에 반쪽바리 악덕 모리배 야마니시 아끼라 영감 사랑채에 강도단이 들 예정이여.”

최부용의 사촌동생이자 최귀용의 사촌형. 두 학년을 월반해 수재로 소문난 최부용을 이기고 교내 수석을 차지한 천재. 경성 유학중 과격 사회주의운동 단체를 결성했다. 야마니시 아끼라 최명배의 집을 터는 것을 시작으로, 이후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화적패 사건 이후로 최귀용과 함께 종적을 감춘다.

- 관촌댁
“발바닥 밑맨치로 깜깜허고 꽉 맥힌 에미 쇠견 구녁으로 내 새깽이가 도모허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 나는 당최 분간헐 재간이 없다. 설령 옳고 그른 이치를 빠삭허니 분간허는 예펜네라 허드래도, 명색이 에미 처지에 으짤 것이냐. 옳아도 내 새깽이, 영판 글러먹어도 내 새깽이인 것을!”

최명배의 아내. 최명배가 지금의 자리에 오기 전부터 함께해왔으며 속정이 깊어 주변에 인망이 두텁다. 늘 남편에게 기죽어 있지만 강한 모성으로 자식들이 연관된 문제에서는 누구보다 거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아들인 귀용을 위험한 길로 이끈 사회주의와 배낙철을 미워한다.

- 최진용
“만약에 시방 상곡 어르신 같은 분이 산서에 안 기셨드라면 시방 우리 신세가 어찌될 뻔혔는가?”

최명배의 조카. 소작농들을 관리하는 마름 역할을 하고 있다. 유능하고 우직한 인물로, 최명배에게 절대적인 충성심을 가지고 있다.

추천평

나는 젊었을 때 신문사에서 일하면서 윤흥길 작가의 연재소설 원고를 챙기는 뒷바라지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그를 가까이에서 관찰했다. 그에게는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경건성의 바탕이 있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가듯이, 소설을 짊어지고 그 고통스러운 시대를 통과하고 있었다. 이 웅장한 소설은 페이지마다 사람들이 부딪쳐서 지껄이고 따지면서 이야기가 들끓는다. 사람들은 시대에 맞서거나 야합하거나 외면한다. 어떠한 시대에도 삶은 가지런할 수가 없는데, 이 소설은 수많은 지류와 역류를 거두면서 파행하는 강물의 흐름을 보여준다. 윤흥길의 글은 사람의 존재와 사람의 생활, 그 양쪽을 끌어안으면서 이 끌어안기에서 분출하는 언어의 활력을 보여준다. 인간의 비루함이나 시대의 야만성에 대해서 쓸 때도 그의 글은 언어의 활기에 가득차 있다. 이 활기는 생활의 구체성에서 나온다. - 김훈 (소설가)
우리의 언어가 이토록 풍요로웠던가. 결코 만만치 않은 볼륨임에도 ‘병의 물을 거꾸로 쏟듯’ 쏟아지는 질펀하고 낭자한 사설에 온몸이 유장한 가락과 고저장단의 리듬을 타며 책속으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인간사 애옥살이, 오욕칠정을 곰삭인 해학이나 웅숭깊은 시선으로 짚어내는 데 이미 일가를 이룬 작가는 이 작품에 이르러 우리가 잃고 잊고 버렸던 언어들이 바로 목숨과 시대와 삶의 영토라는 것을 문학의 이름으로 충실히 보여주고 깨우쳐주고 있는 것이다. - 오정희 (소설가)
윤흥길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먹고 마시고 떠들어대는 세속적인 삶과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횡설수설하거나 비틀거리지도 않는다. 과묵하고 절제된 삶에서 좀처럼 흐트러진 적도 없다. 은둔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녔으나 그가 펼쳐내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 안에 뚜렷이 존재하는 그의 영토를 목격하게 된다. - 김주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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