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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니까
보고 있어도 그리운 엄마와 고양이 양장
정서윤 저
야옹서가 201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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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에세이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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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부산가톨릭센터에서 필름카메라로 처음 사진을 배우면서 인물사진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2013년 입양한 길고양이 순돌이와 노모의 무심한 듯 다정한 일상을 5년째 사진으로 담아왔다. 순돌이와 꽃비가 있는 본가, 진돗개 봉순이가 있는 우포 신혼집을 오가며 가족의 삶을 꾸준히 기록하려 한다. 저서로 성묘 입양 에세이『무심한 듯 다정한』(2016),『가족이니까』(2018)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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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17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462g | 187*135*22mm
ISBN13
9791196174439

책 속으로

처음 꽃비의 이름을 알려드렸을 때 엄마는 발음이 어렵다며 겨우 ‘뽀삐’라 부르시더니 느닷없이 ‘깜돌이’도 ‘깜식이’도 아닌 ‘깜순이’로 비약적인 개명을 감행하셨다. 그렇게 본가의 두 녀석은 순돌이와 깜순이라는 정겹고 구수한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엄마에겐 하루에도 수없이 둘의 이름을 부를 일이 생긴다. 때때로 격한 추격전과 레슬링을 벌이는 녀석들이 하나라도 다칠까 걱정인 엄마는 호통치듯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말려보려 했다. 특히 에너지 넘치고 호기심 많은 꽃비의 이름은 더 큰 소리로 부르시곤 했다. 하지만 엄마가 수없이 부르는 두 고양이의 이름은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이다. ---「깜순이가 된 꽃비」중에서

몸도 마음도 한껏 움츠러들어 위로가 절실한 순간, 고양이들이 유난히 보고 싶은 그런 날이 있다. 작은 털뭉치들의 포슬포슬한 머리에 이마나 볼을 비비면 힘든 상황을 견디게 해줄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 같다. 고양이 곁에 가만히 눕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 이건 고양이 집사가 누리는 특권이다. ---「너는 나의 힘」중에서

엄마 옆에 누웠다가도 늘 정해진 제 자리에서 잠이 드는 독립적인 순돌이와 달리, 애교 많은 꽃비는 엄마 등에 제 몸을 붙이거나 엄마 베게를 나누어 베고 잠이 든다. 그런 꽃비 때에 잠자리가 불편할 법도 한데, 엄마가 전하는 꽃비 이야기에는 흐뭇함과 애틋함만 가득하다. 첫정을 준 고양이라 그런지 엄마에겐 무조건 순돌이가 최고다. 하지만 말썽꾸러기여도 애교 많은 꽃비 역시 미워할 수 없다 하신다. ---「등을 맡기는 사이」중에서

한평생 가족들 식사를 챙기셨으니 이제 엄마도 다른 사람이 챙겨주는 한 끼가 간절하셨을 것이다. 난 그런 엄마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식사를 챙겨 드셔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며 뻔한 잔소리만 늘어놓았다. 본가에 가면 여전히 엄마가 차려주는 밥상을 받아먹기만 했으니 죄송한 마음뿐이다.
그래서 얼마 전 엄마 생신을 앞두고 미역국 요리법까지 공부했건만, 배탈이 나신 바람에 준비한 쇠고기로 국을 끓였다. 내가 탈이 날 때면 엄마가 무수히 해주셨던 일을, 엄마를 위해 처음 해보았다. 나이 많은 딸이 될 때까지 연로하신 엄마의 무한한 사랑과 보살핌 속에 살았음을, 부끄럽게도 이제야 조금이나마 깨닫는다. ---「밥상을 차려보고서야 깨달은 일」중에서

요즘 꽃비가 유난히 아버지께 애교를 부린다고 했다. 엄마 설명으로는 아버지가 꽃비를 우포로 보내겠다고 선언한 직후부터라며, 아무래도 분위기를 파악하고 아버지께 애정 공세를 하는 것 같다고 하셨다.
과장 섞인 말씀이려니 했는데 며칠 뒤 본가에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꽃비가 아버지 곁에 꼭 붙어 앉아 있다. 안기라도 하듯 짧은 앞발을 뻗어 아버지 배를 감싸는가 하면, 사랑 가득한 시선으로 눈 맞춤을 하기도 했다. 원래 아버지를 좋아했지만, 분명 애교의 강도가 높아진 것 같았다. ---「꽃비의 애정 공세」중에서

입이 짧은 순돌이는 평소 엄마가 애써 챙겨주어도 먹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면 어르고 달래고 순돌이 곁에 간식 그릇을 요리조리 옮겨주며 조금이라도 먹여 보려 애쓰셨다. 그래도 먹지 않으면 끝내 노여워하시는데, 굳이 역정 낼 일은 아닌데 왜 그러실까 의아했다.
그런데 요즘 나야말로 엄마가 잘 드시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화를 낸다. 밥상을 직접 차려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엄마가 화내셨던 건, 가족이 잘 먹고 건강했으면 하는 애타는 마음을 달리 표현한 것이었음을. ---「잘 먹을 때 제일 예뻐」중에서

좋은 건 아버지만 드신다며 푸념하고, 평생 일방통행인 아버지 때문에 마음고생하시고도 엄마는 항상 당신보다 아버지를 더 챙기셨다.
그래서 나는 엄마의 홍삼 사탕이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식구들 몰래 혼자만 드시겠다고 비밀창고에 숨겨놓은 것이 고작 사탕이라니. 이제는 엄마가 누구보다 엄마 자신을 가장 아끼고 챙겼으면 좋겠다. 그래서 다음에는 깜짝 놀랄 만한 것들을 거기서 발견할 수 있었으면. ---「달콤한 비밀창고」중에서

엄마와 아버지가 나의 첫 번째 가족이라면 길고양이였던 순돌이는 두 번째 가족이 되어 주었다. 결혼과 함께 남편과 꽃비, 봉순이도 새로운 가족으로 맞이했따. 꽃비와 함께 지내면서 내가 알던 고양이에 대한 상식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되었고, 우포 집에서 봉순이를 키우며 개의 충직함과 다정다감함에 대해 배워갔다.
삶의 연륜이 깊어지고 관계가 넓어지면서 가족의 범주도 확장되는 것 같다. 피로 맺어진 관계만이 가족일 리는 없을 것이다. 혈연과 상관없더라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마음을 나누는 존재가 진정한 가족이 아닐까.

---「가족이니까」중에서

출판사 리뷰

길고양이였던 순돌이와 칠순 노모의 따스한 일상을 담은 전작 『무심한 듯 다정한』에 이어 후속작 『가족이니까』가 출간됐다. 이번 책에서는 저자의 결혼과 함께 동물 가족들이 늘면서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졌다. 남편이 키우던 애교만점 고양이 꽃비가 새 가족으로 본가에 합류했고, 막내 같던 순돌이는 동생이 생기면서 한층 의젓해졌다. 시골집을 지키는 천방지축 진돗개 봉순이, 당당히 찾아와 밥을 요구하는 시골 길고양이도 등장해 웃음을 자아낸다. 사계절의 변화가 무쌍한 우포늪을 배경으로 다양한 생명과 마주하면서, 더욱 깊어진 동물에 대한 사랑은 저자의 사진 곳곳에 스며 있다.

언제나 내 편인 엄마와 고양이

엄마와 고양이 곁에 있으면 묘한 안도감이 든다. 푸근한 엄마 미소 앞에선 속상한 일도 잊게 되고, 향긋한 고양이 털에 얼굴을 묻으면 세상 근심이 녹는다. 힘들 때 기대고 싶고, 보고 있어도 그리운 엄마와 고양이-혈연을 넘어 정으로 맺어진 이 가족은 사랑스러우면서도 애잔하다. 연로하신 엄마도, 사람보다 빨리 늙어갈 고양이에게도 시간은 한정되어 있지만, 저자는 예정된 이별을 미리 슬퍼하기보다, 가족과 함께한 매순간에 충실하기로 다짐한다. 매일 찍는 사진들은 그 소중한 시간을 영원히 붙잡고 싶은 마음의 표현이다. 애묘인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위로와 치유의 순간을 책 속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가족이 되어보고서야 알 수 있는 일

결혼을 준비하며 두 고양이의 합사를 어렵게 진행하고, 짧은 연애 끝에 결혼한 남편과 서로 이해받고 싶어 다투고 또 화해하면서 저자는 가족이 되기까지 시간과 이해가 필요함을 배워간다. 성격이 다른 고양이들이 성묘(成猫)로 만나 함께 살기까지 충분한 합사 기간이 필요하듯, 수십 년간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남녀가 부부로 되기까지 시간과 이해가 필요했다.
이전에는 몰랐던 아내와 맏며느리의 삶을 경험하면서, 막내딸이었던 저자는 자신보다 그 길을 먼저 걸었던 엄마 마음을 뒤늦게 헤아린다. 예전에는 순돌이가 밥을 먹지 않으면 역정 내는 엄마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손수 밥을 차려보고서야 그런 행동이 ‘가족들이 잘 먹고 건강했으면’ 하는 애타는 마음에서 나온 것임을 깨닫는다. 명절 때마다 엄마가 정성껏 제사를 준비하는 게 얼마나 힘들었을지 안 것도, 엄마처럼 맏며느리가 되어보고서였다.

무심한 듯 다정한 가족의 얼굴

가족이 늘었어도 이야기의 중심은 여전히 엄마와 고양이다. 고양이들을 보며 웃음 짓는 백발의 노모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고양이 손주가 둘이 되면서 뿜어내는 귀여움도 두 배가 되었다. 새침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순돌이와 달리, 꽃비는 강아지 같은 붙임성과 애교로 온 가족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독불장군 아버지가 꽃비의 애교 덕에 애묘인으로 거듭나는 변화도 흥미롭다. 걸핏하면 남편 집이 있는 우포로 고양이들을 보내라고 호통 치면서도, 막상 데려갈까 물으면 “적적해서 안 되겠다”는 부모님의 속마음이 정겹다. 무심한 듯해도 다정하고, 퉁명스러운 말 속에 진심이 숨어있는 관계-언제나 돌아가고 싶은 마음의 고향을 이 가족에게서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작고 여린 생명이지만 반려동물 역시 가족임이 분명하다. 그들과 함께하는 일상 속에서 위안도 얻고 날마다 배우며 살아간다. 세월이 흘러 언젠가 엄마와 고양이들이 내 곁을 떠나더라도, 함께한 시간 덕분에 삶이 더욱 충만해졌음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 - 저자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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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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