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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es Pe′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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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이 회개하고 개종했음을 보여 주려 애썼다. 그래서 아주 멋진 문체로 젊은 백수건달이 어떻게 신앙에 귀의했는지를 우리에게 극적으로 들려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필요는 없다. 만약 경찰이 범죄자의 변명을 무조건 믿는다면 나라꼴이 뭐가 되겠는가? 경찰은 《고백록》의 한 대목만 읽어 봐도 자기가 체포한 범죄자가 어떤 인물인지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 “카르타고에 왔을 때 내 추악한 욕망은 가마솥에서 끓는 물처럼 부글거렸다. 병든 내 영혼은 좀먹었으며, 말초적 감각을 충족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렇다. 경찰서장은 ‘말초적 감각을 충족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다.’라던 그의 고백에 귀를 기울였어야 했다. 그리고 콧수염 난 경찰관과 그 옆의 어리바리한 경찰관에게 핀잔이 아니라, 훈장을 줘야 옳았다. 유대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살인자’라는 꼬리표를 붙여 맹렬히 공격하고, 게다가 그들에게 ‘신을 죽인 민족’이라는 꼬리표를 달아준 아우구스티누스는 반유대주의의 역사적 근원의 하나였다. 인종차별이 법으로 금지된 것은 분명한 사실 아닌가.
자연 상태에서 일어나는 폭력적인 상황, 시시각각 생존을 위해 벌여야 했던 싸움을 더는 견딜 수 없었던 사람들은 해결책을 찾았다. 그들은 전체 구성원의 안전을 보장하고자 한 사람을 지목하여 그에게 거대한 영생의 동물 리바이어던을 맡겼다. 이로써 각자는 자신의 자연적 자유를 사회계약과 교환했다. 거칠게 비유하자면, 사냥 칼을 건강보험증과 교환한 셈이다. 이처럼 초기 사회계약은 ‘공공의 안전을 위한 협약’의 성격을 띠었다. 이는 사람들이 자신의 자유를 희생하면서까지 안전을 우선시했음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홉스는 현실주의자였다. 이상주의자들은 그와 정반대로 자유를 얻기 위해 안전을 희생하는 쪽을 택할 것이다. 그러나 홉스의 사회계약론은 안전에 대한 보장 이상을 의미한다. 왜냐면 인간은 안전을 확보한 순간, ‘폭력적인 죽음’을 피하고자 매 순간 투쟁할 필요가 사라졌기에 문화, 무역, 사랑, 축제 등 삶의 모든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흠…. 그런데 여기서 조금 생각해 보자. 지금 우리는 정말 그런 세계에 살고 있는가? 우리는 자연적 자유를 포기했다. 여기까진 좋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우리가 현재 ‘삶의 모든 즐거움’을 누리면서 살고 있는가? 간단히 말해, 우리는 정말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물론, 어떤 사람들은 지금 한창 파티를 즐기는 중일 것이다. 그들은 샴페인 잔을 손에 들고 이렇게 말할 것이다. “홉스 씨, 축하해요. 당신의 리바이어던 파티는 성공적이군요!” 그러나 빈민촌 달동네에 서 태어난 사람들에게 리바이어던 파티는 지난밤 과음으로 머리가 지끈지끈한 아침과 같을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신나는 파티를 즐기기는 애당초 틀린 것 같은 이 불행한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예전에 너무 쉽게 포기해 버렸던 그들의 자연적 자유, 혹은 자연적 권리를 되찾는 수밖에 없을까? 철학자의 고결함은 어디서 오는가? 바로 일관성이다. 흔들림 없이, 생각한 대로 사는 자세.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에 철학자의 고결함이 있다. 다시 말해 철학이 이론적 사변이자, 삶의 방식이었던 고대 철학의 경지에 도달하는 데 철학하는 사람의 고결함이 있을 것이다. 시몬 베유에게는 바로 그런 고결함이 있었고, 그것은 참 보기 드문 경우였다. 그녀는 노동자의 열악한 작업 환경을 비판할 때 실제로 공장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이 경험을 공장 일기에 꼼꼼히 기록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점령당한 프랑스 국민이 배급 식량으로 어렵게 연명하던 시절, 런던에서 레지스탕스 운동에 합류한 그녀는 자신도 그들과 똑같은 양의 음식을 먹었고, 결국 영양실조로 객사했다. 잘 생각해 보자. 9·11 사태가 일어났을 때 실제로 우리에게 충격을 준 것은 사건 자체였을까, 아니면 TV 화면에서 끝없이 반복되던 폭발 장면의 이미지였을까? 다시 말해 사실 자체였을까, 아니면 그 사건의 상징성이었을까? 그러나 보드리야르의 그다음 발언은 더 문제적이다. “테러리즘은 부도덕하다.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일어난 사건, 이 상징적 도발은 부도덕하다. 그리고 이 사건은 그 자체가 부도덕한 세계화에 대한 대답이다.” 보드리야르는 마치 ‘테러’와 ‘세계화’라는 두 가지 부도덕성이 서로 비교될 수 있는 것처럼 말한다. 그는 또 이렇게 말한다. “모든 결정적 질서에 대한 반감은 다행히도 보편적이다. 그리고 월드트레이드센터의 쌍둥이 건물은 이 결정적 질서를 완벽하게 구현한다.” 얼핏, 별문제 없는 것 같지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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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만화, 촌철살인의 글로 엮은 철학 개그 콘서트
두 젊은 인문학자가 지난 3천 년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58명 동서양 철학자의 사상을 기발한 만화와 촌철살인의 글로 풀어냈다. 고대 그리스 철학, 동양의 유·불·선 철학에서부터 근대 철학, 포스트모던 철학에 이르기까지 핵심적인 내용을 엉뚱하고 코믹한 상황 설정을 통해 인상적으로 소개한다. 독자들은 공자 반점에 들러 메뉴를 고르고, 플라톤의 나이트클럽을 구경하고, 몽테뉴와 인터넷으로 채팅하고, 루소의 스트립쇼를 관람하고, 칸트가 개발한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데리다의 집에서 열린 해체 파티에 참석하는 등 마치 개그 콘서트를 관람하듯 이런저런 철학적 경험을 즐기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류 사상사에서 큰 획을 그은 여러 위대한 철학의 핵심을 꿰뚫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철학은 따분하다? 오, 노! 철학이 어렵고 지루하다는 생각은 쉽사리 떨쳐 버릴 수 없는 선입견. 육체를 사용하는 스포츠에 훈련이 필요하듯, 정신을 사용하는 생각에도 훈련이 필요하지만, 불행히도 정신적 훈련의 결과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검증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어서 눈에 보이는 변화를 확인하고 싶은 입문자들은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이 책은 철학 자체가 지루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철학을 소개하는 ‘방법’이 지루했음에 주목하고 개그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만화와 신선함이 톡톡 튀는 해설로 독자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저 유명한 파스칼의 ‘내기 이론’을 설명할 때 결과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경마에서 돈을 날린 파스칼에게 술집 주인이 결과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복권을 권하는 우스꽝스러운 상황 설정을 통해 신앙의 절대성을 설명하는 식이다. 장난기 가득한 저자들은 베르그송을 찰리 채플린과 혼동한 광팬이 사인을 요구하는 황당한 장면을 통해 ‘웃음’의 철학을 소개하고, 뷔페식당에서 염치없이 몇 차례나 음식을 나르는 쇼펜하우어를 놀리며 그가 말한 ‘무한 의지’의 의미를 설명한다. 루빅스큐브를 아예 먹어버리는 비트겐슈타인, 노래방에서 쩔쩔매는 레비나스, 베이비시터가 되어 등장한 미셸 푸코, 비행기 안에서 ‘왕따’당하는 보드리야르, 오디션에서 미역국을 마시는 기 드보르의 모습 등은 철학을 ‘코믹’을 통해 놀랍도록 재미있는 활동으로 바꾸어 놓는다. 철학은 비록 빈 주머니를 채워주지는 못해도, 평생토록 꺼내서 사용할 지식과 지혜의 창고를 채워주는 중요한 활동이다. 더욱이 오늘날처럼 삶을 지탱하던 가치들이 무너지고 판단의 옳고 그름을 가리기 어려워진 상황에서는 물질적 파산보다 정신적 파산을 더욱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고대와 현대의 현자와 철학자들에게서 삶의 지혜를 배우고, 사회와 인류의 현재를 어떻게 진단하며, 미래를 전망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진정한 ‘철학 백과사전’은 아니더라도, 훌륭한 ‘철학 참고서’ 서양에서 천오백 년간 거의 잊혔던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다시 부활하게 한 아베로에스의 사상은 어떤 것이었을까? 오래전, 현실의 사실성을 의심했던 장자와 데카르트는 생각이 어떻게 달랐을까? 쾌락주의자 에피쿠로스는 왜 마른 빵과 물 한 모금으로 살아갔으며, 마키아벨리는 정말 ‘마키아벨리적’이었을까? 자유주의자 토크빌은 왜 민주주의를 경계했으며, 마르크스와 바쿠닌은 왜 서로 등을 돌렸을까? 엄청난 유산을 포기하고 바닷가 오두막집으로 들어간 비트겐슈타인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으며, 미국에서 9·11 테러가 일어났을 때 보드리야르는 왜 여론의 뭇매를 맞았을까? 철학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용어들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데아, 에포케, 아타락시아는 무엇이며, 모나드, 노에시스, 노에마, 아우라, 노마디즘, 시뮬라크르, 리좀은 무엇일까? 이 모든 궁금증에 대한 해답이 이 책에 있다. 각 철학자의 주장을 핵심적으로 소개한 본문뿐 아니라, 60쪽에 달하는 부록에 고스란히 정리되어 있다. 독자가 본문의 만화와 해설을 재미있게 읽고 나서 주제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거나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면 부록을 언제든지 들춰보고 확인할 수 있게 편집했다. 17세 영민한 고등학생에서부터 77세 교양 있는 노인에 이르기까지 인문학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이 책은 멋진 지적 모험의 순간을 제공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