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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洙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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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人捲珠簾 미인권주렴 미인이 주렴을 걷고
深坐?蛾眉 심좌빈아미 깊숙이 앉아 눈썹을 찌푸리네. 但見淚痕濕 단견루흔습 그저 눈물 자국 젖은 것은 보이나 不知心恨誰 부지심한수 그 마음 누구를 원망하는지는 알 수가 없네. ---「怨情 원망하는 마음」중에서 問余何意棲碧山 문여하의서벽산 무슨 생각으로 벽산에 사는지 내게 묻지만 笑而不答心自閑 소이부답심자한 웃고서 대답 않으니 마음이 절로 한가롭다. 桃花流水杳然去 도화류수묘연거 복숭아꽃 흐르는 물 아득히 멀어져 가니 別有天地非人間 별유천지비인간 인간세상 아닌 세상이 여기 따로 있었구나. ---「山中問答 산속의 문답 38~39쪽 […] 絃絃掩抑聲聲思 현현엄억성성사 줄들을 꾹꾹 누르고 소리마다 생각 담아 似訴平生不得志 사소평생부득지 평생에 못 이룬 뜻을 호소하는 것 같네. 低眉信手續續彈 저미신수속속탄 눈썹을 내리깔고 손에 맡겨 연이어 타니 說盡心中無限事 설진심중무한사 마음속 오만 사연 모조리 다 말하는 듯. […] 別有幽愁闇恨生 별유유수암한생 그윽한 시름 남모를 한이 따로 있어서 此時無聲勝有聲 차시무성승유성 이때는 소리 없음이 있음보다 더 들리네. 銀甁乍破水漿? 은병사파수장병 은병이 갑자기 깨져 술이 쏟아져 나오듯 鐵騎突出刀槍鳴 철기돌출도창명 철기병 돌진하여 칼과 창이 부딪쳐 울듯 曲終收撥當心? 곡종수발당심획 곡이 끝나 비파 거두어 안고 맘껏 그으니 四絃一聲如裂帛 사현일성여렬백 네 줄이 한 소리로 비단을 찢는 것 같네. […] ---「琵琶行 비파행」중에서 蓬頭稚子學垂綸 봉두치자학수륜 쑥대머리 어린애가 어설피 낚시 드리우고 側坐?苔草映身 측좌매태초영신 풀숲 이끼 바위에 몸 숨기고 앉아 있네. 路人借問遙招手 로인차문요초수 나그네 저 멀리서 손짓하며 길 물어도 ?得魚驚不應人 파득어경불응인 고기 놀라 달아날까 들은 척도 안 하네. ---「小兒垂釣 아이가 낚시를 드리우고」중에서 渤?聲中漲小堤 발해성중창소제 바닷물이 출렁여 생겨난 작은 모래톱 官家知後海鷗知 관가지후해구지 관가에서 안 후에야 갈매기가 알았네. 蓬來有路敎人到 봉래유로교인도 봉래산에 가는 길도 가르쳐만 준다면 應亦年年稅紫芝 응역년년세자지 신선 먹는 지초에도 해마다 세금일터. ---「新沙 새로 생긴 모래톱」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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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는 인문학적 세계이며,
우리의 감정과 사유가, 교양과 격조가 어우러지는 세계다. 여기엔 자연이 있고 삶 또한 있다. 한시는 또 하나의 세계다. 그 속에는 계절이 있고 자연이 있으며 우리네 감정과 세상살이가 있다. ‘중국 한시 그림 시집2’은 지난날 동안 이 세계를 잊고 지낸 우리가 중국 한시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준다. 이 책으로 인해 기라성 같은 시인들이 한곳에 모였다. 여느 한시집과 다른 이 책의 큰 특징은 최초의 한시 그림 시집이라는 점이다. 40년 넘도록 한시를 사랑한 서양 철학자 이수정 교수가 편역한 ‘한시집’은 읽지 않고 넘길 수 없는 시들을 모두 모아 시대별로 두 권에 나누어 담았다. 이수정 교수가 직접 ‘좋은 시’를 엄선 후 번역하면서 한시에서 느낄 수 있는 ‘중국다움’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원작의 표현과 한시 고유의 특징인 운율을 최대한 살렸다. 새롭게 편역한 한시에 중국 최고의 명화를 더하니 특유의 평온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배로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한자를 몰라도 즐길 수 있는 시집이라는 점이다. 한자가 낯선 이들이 한시를 학문이 아닌 순수한 작품으로 즐기며 편히 읽을 수 있도록 한자마다 음을 병기해 수록했다.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한시는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바쁘고 복잡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편안함과 휴식이 가장 필요하다. 끓이면 끓일수록 진한 육수가 우러나오는 사골처럼 이 책은 우리에게 읽을수록 진해지는 여운을 줄 것이다. 여기에 느긋하고 편안한 마음은 덤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