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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저자의 말 : 다시 꽃길에 섭니다
여는 시 : 그대, 꽃차 한잔 하실래요 봄 꽃차여행 동백꽃차 :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라 난꽃차 : 신의 향내 나는 숨결 매화꽃차 : 문풍지 울리던 암향 수선화꽃차 : 외로움을 견디는 금잔은대 산수유꽃차 : 햇살이 뿌린 노란 별꽃 개나리꽃차 : 그래, 희망이다 진달래꽃차 : 선녀가 벗어 둔 자주 날개 목련꽃차 : 하냥 눈부신 저… 복숭아꽃차 : 봄바람에 웃는 미인 도화 민들레꽃차 : 당신만 가리키는 노란 꽃시계 유채꽃차 : 노랑나비 앉은 길상화 벚꽃차 : 카타르시스의 미학 배꽃차 : 봄비에 배꽃이 흰데 등꽃차 : 보라 등불 밝히는 이승에 줄지어 기다리는 여름 꽃차여행 찔레꽃차 : 치유의 향기로 오붓한 축제를 열다 아까시꽃차 : 벌 잉잉, 구름 뭉실, 나비 훨훨 인동꽃차 : 금으로, 은으로, 향기로 말아 올린 도라지꽃차 : 하늘에 뜨는 별 땅에서 피고 연꽃차 : 화심(花心)에 두었던 연심(戀心)만큼 되어라 수국꽃차 : 아름다운 변심 능소화꽃차 : 선홍이 뚝뚝 떨어지는 사랑꽃 원추리꽃차 : 놀라운 은총 무궁화꽃차 :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배롱나무꽃차 : 사랑하면 보이나니 해바라기꽃차 : 지지 않는 생명, 그리고 노오란 그리움 비비추꽃차 : 비비디 바비디 부 가을 꽃차여행 옥잠화꽃차 : 함장축언의 옥비녀 메밀꽃차 : 첫사랑 하얀 그리움으로 내린 첫눈 구절초꽃차 : 해가 뜨는 일에 고개를 끄덕이는 국화꽃차 : 은일의 군자화 차꽃차 : 꽃등 밝히는 소화(素花) 부록 : 주요 꽃차여행 답사 안내지도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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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설한에도 염염했던 동백꽃은 시나브로 한 잎씩 떨어지는 보통의 꽃과는 달리 떨어지는 양도 장대하다. 꽃이 송이 그대로 툭 떨어진다. 혹자는 떨어지는 동백의 붉은 꽃송이가 나무들이 피를 흘리는 것 같다고 했고, 유치환은 시 [동백꽃]에서 ‘목 놓아 울던 청춘이 꽃 되어 소리 없이 피어난 청춘의 피꽃’이라고도 했으며, 어떤 이는 비정한 칼날 아래 떨어지는 아름다운 여인의 머리 같다고 했으니, 참담하고 비극적인 표현들이 땅을 벌겋게 덮은 동백 꽃송이마냥 무수하다. (본문 17쪽)
매화는 늙어야 한다. 푸른 이끼가 낀 늙은 등걸이 용의 몸뚱어리처럼 뒤틀려 올라간 곳에 파리하게 성긴 가지가 군데군데 뻗고 그 위에 띄엄띄엄 몇 개씩 꽃이 피는 것이 품위가 있다. 그리고 매화는 어느 꽃보다 유덕한 암향이 좋다. 세상의 꽃들이 없는 눈 쌓인 뜰에 홀로 소리쳐 피는 꽃이 매화밖에 더 있을까. (본문 37쪽) 일제 강점기 어느 날 월남 이상재 선생이 종로 YMCA에서 열린 애국집회에 갔을 때였다. 장내를 쓰윽 둘러본 선생은 먼데를 바라보는 척하며 말했다. “어허, 개나리가 만발했군!” 그러자 장내에서 폭소가 터졌다. 당시 일본 형사를 ‘개’라 하였고, 순경을 ‘나리’라고 불렀던 은어로 개나리에 빗댄 것인데, 집회장 곳곳에 일본 형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비유가 개나리에게는 불명예스럽지만, 개나리는 그만큼 우리에게 쉽고 가까운 이름이었다. (본문 62쪽) “차나무에도 꽃이 있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나무를 잎만 알고 꽃은 모른다. 잎만 소중히 여기니 잎만 아는 게다. 하긴 어디 차꽃뿐이랴…. 꽃이 없이 어찌 대를 이어갈까. 꽃이 있어야 열매가 열리고, 열매가 떨어져 싹을 틔워야 생명이 이어 달리는 데 말이다. 서리 내린 지 오래된 해넘이에 몇몇은 겨울잠 잘 채비할 때 차꽃이 피어난다. 세상은 찬 겨울로 내닫지만, 남도 산자락은 그렇게 차의 봄인 게다. --- 본문 272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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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꽃 이야기를 찾아 떠난 차 이야기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커피는 이제 현대의 차문화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커피는 다량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기에 과다 음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저자는 카페인의 이로움보다는 해로움을 깨우쳐야 한다는 생각에서 커피 음료 대용으로 꽃차에 골몰하게 된다. 30여 년 동안 우리의 차문화를 알리는 데 힘써 온 저자는 ‘다도’를 통해 차 한잔의 선한 본성을 깨닫게 되고, 꽃차의 아름다움에 매료된다. 그리하여 차의 길에 꽃을 띄워 아름다운 여행을 떠난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의 꽃을 찾아 사진에 담고, 꽃에 얽힌 전설을 모으고, 꽃시를 낭독하며, 그 꽃을 차로 우려 마시면서 꽃차야말로 지치고 우울한 현대인의 마음을 위안해주는 차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한다. 독자들은 잃었던 감수성을 되찾고, 꽃의 전설에 감응되며, 꽃차를 우려 마심으로써 차문화의 새로운 대안을 떠올리는 시간을 갖게 된다. 2.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제시하는 꽃차여행 무엇보다도 이 책은 새로운 문화콘텐츠로서 꽃차여행을 제안한다. 저자의 발길은 봄 꽃차여행을 알리는 부산 해운대의 동백섬에서 시작한다. 해운 최치원의 동상이 위치한 동백섬에서 저자는 현묘지도(玄妙之道)로서 ‘풍류’라는 우리 고유사상을 확인한 최치원의 사상을 되새기며 꽃차를 풍류로 바라본다. 풍류의 맛과 멋을 찾아 산수유 노란 별꽃이 내린 이천의 어느 시골 마을을 향해 여장을 꾸리는가 하면, 천리포 수목원의 목련 천국으로 데려가기도 하고, 강화도 고려산의 붉은색 진달래 능선으로 안내하기도 한다. 여름 꽃차여행은 서울 근교의 가까운 곳에서 시작한다. 서울의 고덕생태복원지의 그윽한 찔레꽃, 동대문구 배봉산 근린공원 내의 향기로운 아까시꽃, 성북동 길상사의 농염한 능소화 등이 전해주는 아름다움과 향기가 지천에 널려 있음을 알려준다. 가을 꽃차여행을 위해서는 기차를 타고 멀리 보성 녹차밭으로 달려가기도 하고, 강원도 봉평 메밀밭과 안동 국화꽃 재배지를 소개하기도 한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문화축제의 일환으로 펼치고 있는 꽃축제도 꽃차여행을 풍부하게 해주고 있다. 태백의 구와우 마을에서 열리는 해바라기 축제, 전북 순창의 도라지 축제, 하소 백련축제, 태종사의 수국축제, 섬진강 매화축제 등 꽃차여행은 새로운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실정이다. 책에는 주요 꽃차여행 답사 안내지도를 실어 독자들이 꽃차여행을 다녀올 수 있도록 기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3. 인간과 꽃의 만남, 그 신화와 전설 속으로 꽃차여행은 저마다의 꽃에 얽힌 애절한 이야기들의 스토리텔링으로 인해 좀 더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여행이 된다. 흔히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전해지는 꽃의 전설이 전부인 양 알고 있지만, 저자는 우리 땅 방방곡곡에서 전해 내려오는 신화와 전설뿐 아니라 고전과 무속에서 전해오는 이야기까지 들려줌으로써 우리의 이야기가 얼마나 풍요로운지를 보여준다. 제주 불도맞이 무속에서는 동백꽃이 생명의 씨로 상징되어 삼신 할망이 잉태 여부를 점쳐줄 때 사용되는가 하면, 울릉도의 전설에서는 뭍으로 건너간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다 아내가 병이 들어 그만 죽고 말았는데, 장사한 지 사흘 만에 남편이 돌아와 슬퍼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죽은 아내의 무덤가에 빨간 꽃이 피었는데, 그것이 울릉도에 퍼진 동백꽃이라고 한다. 북쪽을 향하며 피는 북향화 목련꽃에 얽힌 전설은 또 얼마나 애달픈가. 어여쁜 하늘나라의 공주가 북쪽 바다를 지키는 바다 신에게 반하여 사랑하였으나, 북쪽 바다 신에게는 이미 아내가 있었다. 이에 실망한 공주가 바다에 몸을 던져 죽자 바다 신이 공주의 죽음을 슬퍼하여 양지 바른 곳에 묻어주고, 자기의 아내는 잠자는 약을 먹여서 그 옆에 나란히 잠들게 하고는 평생 홀로 살았다고 한다. 이 사실을 안 하늘나라 임금이 이들을 가엾게 여겨 공주는 백목련으로, 바다 신의 아내는 자목련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는 전설이다. 하지만 못 다한 미련 때문인지 목련 꽃봉오리는 항상 바다 신이 살고 있는 북쪽을 향하고 있다고 한다. 민들레는 민들녀라는 여인의 아름다운 영혼이 꽃으로 피어난 것이라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오 서방과 민들녀는 성혼을 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었는데, 그만 외적이 쳐들어와 오 서방은 의병이 되어 싸웠으나 돌아오지 않았고, 민들녀는 남편을 그리워하며 억척같이 살았다. 세월이 흘러 민들녀가 세상을 떠나자 집 주위에 노란 꽃송이가 피었는데, 마을 사람들은 이 꽃이 민들녀의 아름다운 영혼이 꽃으로 피어난 것이라고 믿었다. 이리하여 이 꽃을 ‘민들녀꽃’이라 불렀는데, 후에 ‘민들레꽃’으로 불렀다고 한다. 민들녀의 삶이 우리 민족의 끈기의 생을 닮았다고 해서 민들레꽃은 흔히 우리의 민족성을 비유할 때 상징적 표현으로 많이 쓰인다. 저자는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사람들의 간절한 염원이 꽃으로 피어났다고 생각하며, 그 꽃으로 우린 차를 마시는 행위는 단순한 마실거리가 아니라 한 송이 꽃으로 환생하고 하는 인간의 염원도 함께 마시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아름다움을 상실한 인간이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있는 꽃차를 마심으로써 자신의 본래 아름다움을 되찾기를 바라는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힘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하다. 우리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우리 땅에 지천에 널린 아름다운 꽃을 찾아 즐기는 풍류에서 시작해도 좋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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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생명체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두 개를 꼽으라고 한다면, 꽃과 인간일 것이다. 이 책은 꽃과 인간의 만남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눈으로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차로 우려내서 입으로 마시는 꽃차 이야기도 있다. 아름다움을 상실한 인간이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있는 꽃차를 마심으로써 자신의 본래 아름다움을 되찾기를 바라는 이야기이다. - 이재돈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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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있다. 신이 가장 섬세한 손길로 그 형상과 빛깔과 향기를 빚어놓은 꽃. 여기 꽃차가 있다. 꽃차를 마시는 일, 신의 숨결을 인간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아닐까? ‘꽃차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이 길은 참된 나와 우주적 영성을 찾아 떠나는 일에 동참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 - 복효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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