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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아틀란티스야, 잘 가
EPUB
허수경
문학동네 201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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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작가의 말
1. 나, 미미야
2. 집이 없어져버렸어
3. 정우의 아틀란티스
4. 이야기 짓기는 쉽지 않아
5. 독서클럽
6. 어색한 낙원
7. 네가 아틀란티스를 믿는다면
8. 거짓말이 밝혀질 땐 힘들어
9. 낙원으로 적이 침입할 때
10. 꿈 말고 뭘 더?
11. 나, 경실이야

저자 소개 1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그곳에서 자라고 대학 역시 그곳에서 다녔다. 오래된 도시, 그 진주가 도시에 대한 원체험이었다. 낮은 한옥들, 골목들, 그 사이사이에 있던 오래된 식당들과 주점들. 그 인간의 도시에서 새어나오던 불빛들이 내 정서의 근간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밥을 벌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고 그 무렵에 시인이 되었다. 처음에는 봉천동에서 살다가 방송국 스크립터 생활을 하면서 이태원, 원당, 광화문 근처에서 셋방을 얻어 살기도 했다. 1992년 늦가을 독일로 왔다. 나에게는 집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셋방 아니면 기숙사 방이 내 삶의 거처였다. 작은 방 하나만을 지상에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그곳에서 자라고 대학 역시 그곳에서 다녔다. 오래된 도시, 그 진주가 도시에 대한 원체험이었다. 낮은 한옥들, 골목들, 그 사이사이에 있던 오래된 식당들과 주점들. 그 인간의 도시에서 새어나오던 불빛들이 내 정서의 근간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밥을 벌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고 그 무렵에 시인이 되었다. 처음에는 봉천동에서 살다가 방송국 스크립터 생활을 하면서 이태원, 원당, 광화문 근처에서 셋방을 얻어 살기도 했다.

1992년 늦가을 독일로 왔다. 나에게는 집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셋방 아니면 기숙사 방이 내 삶의 거처였다. 작은 방 하나만을 지상에 얻어놓고 유랑을 하는 것처럼 독일에서 살면서 공부했고, 여름방학이면 그 방마저 독일에 두고 오리엔트로 발굴을 하러 가기도 했다. 발굴장의 숙소는 텐트이거나 여러 명이 함께 지내는 임시로 지어진 방이었다. 발굴을 하면서, 폐허가 된 옛 도시를 경험하면서, 인간의 도시들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았다. 도시뿐 아니라 우리 모두 이 지상에서 영원히 거처하지 못할 거라는 것도 사무치게 알았다.

서울에서 살 때 두 권의 시집『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혼자 가는 먼 집』을 발표했다. 두번째 시집인『혼자 가는 먼 집』의 제목을 정할 때 그것이 어쩌면 나라는 자아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독일에서 살면서 세번째 시집『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를 내었을 때 이미 나는 참 많은 폐허 도시를 보고 난 뒤였다. 나는 사라지는 모든 것들이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짐작했다. 물질이든 생명이든 유한한 주기를 살다가 사라져갈 때 그들의 영혼은 어디인가에 남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뮌스터 대학에서 고고학을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학교라는 제도 속에서 공부하기를 멈추고 글쓰기로 돌아왔다. 그뒤로 시집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산문집 『모래도시를 찾아서』 『너 없이 걸었다』, 장편소설 『박하』 『아틀란티스야, 잘 가』 『모래도시』, 동화책『가로미와 늘메 이야기』 『마루호리의 비밀』, 번역서 『슬픈 란돌린』 『끝없는 이야기』 『사랑하기 위한 일곱 번의 시도』 『그림 형제 동화집』 등을 펴냈다.

동서문학상, 전숙희문학상, 이육사문학상을 수상했다. 2018년 10월 3일, 독일에서 투병 중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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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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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2.86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0.5만자, 약 3.4만 단어, A4 약 66쪽 ?
ISBN13
9788954613842

책 속으로

“내가 이야기를 하나 지었데이. 아틀란티스라는 사라진 왕국에서 살았던 소녀 이야기.”
“그런 걸 와 하노?”
“뭐?”
“이야기 짓기 말이다. 소설가라도 될라 카나?”
정우는 벌렁 드러누웠어. 한참 동안 천장을 바라보기만 했지.
“니는 괴롭지도 않나?”
“모르겄다.”
“이야기를 짓다보모 잡생각이 싹 달아난다 아이가. 새로 시집 간 엄마 생각도 안 나고. 멸치 국숫집 생각도 안 나고. (……)” --- pp.81-82

만수씨를 실망시키다니. 나는 갑자기 갈 곳이 없어진 사람처럼 오랫동안 그 자리에 서 있다가 찐빵집이 있는 시장통을 빠져나왔지. 눈앞이 흐릿해왔어. 내가 울고 있는지 그냥, 마음이 너무 아파. 이건 뭐람. 독서클럽 아이들한테 한턱내겠다고 엄마 지갑에서 돈을 훔치는 나는 내가 그렇게 미워했던 아버지나 엄마보다 나을 게 하나도 없었어. --- p.141

아버지가 집을 나가면서 심지어 엄마가 정우를 앞세워 점집을 찾아다니면서 그리고 정우가 엄마랑 잘 통하면서 나는 점점 더 어디 먼 곳을 꿈꾸기 시작했어. 선우현 선생님은 플라톤인가 하는 옛 철학자가 잃어버린 낙원을 이야기한 거라고 했지. 플라톤의 처지는 내 처지보다 낫네, 잃어버릴 낙원이라도 있었으니. 나는 단 한 번도 낙원 비스무리한 것도 가져보지 못해 어떤 모습이 낙원인지도 몰라.

--- p.156

줄거리

경실이는 전교에서 가장 뚱뚱한 소녀다. 부패 공무원인 아버지와 계모임으로 바쁜 어머니 사이에서 외로움을 느끼며 폭식을 거듭한 탓이다. 어느 날, 경실이 앞에 이복언니라며 ‘정우’가 등장한다. 학교에서도 늘 외톨이였던 경실이는 내심 정우가 좋지만, 절대 언니라고 부르진 않는다. 매일 밤, 둘은 사라진 대륙 아틀란티스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진다. 경실이는 독서클럽 친구들에게도 각자 자신이 꿈꾸는 아틀란티스에 대해 써보자고 제의한다. 그러나 용식이가 쓴 「독재자가 없는 세상을 꿈꾼다」라는 글을 보고 위험한 원고니 없애자고 했다가 용식이와 크게 다툰다. 경실이는 이 과정에서 공무원인 아버지의 ‘빽’ 때문에 자신이 독서클럽에 들어올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상처를 받는다.
경실이 아버지는 선거에 출마하면서 정우와 경실이에게 행동을 조심할 것을 당부한다. 그러던 어느 날, 경실이는 경찰서에 불려간다. 용식이의 글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경실이는 모임의 주동자로 의심받게 된다……

출판사 리뷰

어른이 되는 건, 살아가는 건, 살아남는 건,
참으로 쓸쓸한 일 아닐까요?

그래서 더더욱 꿈꾸게 되는 우리들만의 낙원 이야기!


자기만의 노트에 자신만의 낙원 이야기를 짓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이 이야기가 조금은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잃어버릴 줄 알면서도 낙원을 꿈꾸는 분들에게는 더욱더요.
_작가의 말에서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등을 통해 외로움과 아픈 상처들을 서정적인 언어로 노래했던 시인 허수경이 장편소설 『아틀란티스야, 잘 가』를 펴냈다. 『모래도시』 이후 15년 만에 내는 두번째 장편소설이자 첫 성장소설로, 청소년 문학문화잡지인 『풋,』에 2009년 봄부터 2010년 여름까지 6회에 걸쳐 연재되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이십여 년 전 한국을 떠난 뒤로 죽 독일에 거주중인 작가는, “7, 80년대의 참담한 시절이 지날 거라는 순진한 믿음을 가지고 독일로 와서 공부도 하고 타국의 문화도 접했지만 제가 겪었던 그 시절이 아직도 우리를 떠나가지 못하고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을 보았”노라 고백한다. 이어 자신의 중학생 시절을 떠올리며 써내려간 『아틀란티스야, 잘 가』를 통해 꿈을 꾸는 것조차 억압받았던 당시 청소년들까지 섬세하게 보듬어 안는다.

이곳이 아닌 저곳,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바라는 아이들
1970년대, 폭력적이던 정치현실 속, 부패 공무원인 아버지와 계모임으로 바쁜 어머니 사이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경실이의 유일한 낙은 찐빵을 먹는 것이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가게에 앉아 찐빵을 한 입씩 베어 물다보면, 집에서는 느낄 수 없던 안락함과 달콤함마저 맛보곤 한다. 그러나 그 대가로 ‘전교에서 가장 뚱뚱’해진다. 경실이는 그런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못내 싫지만, 찐빵 먹는 일을 그만두지 못한다. 대신 경실이는 일기를 쓴다. 그리고 스스로를 ‘미미’라 부르며 또다른 자신을 상상한다. 그런 경실이 앞에, 어느 날 이복언니라며 ‘정우’가 나타난다. 정우는 지구의를 빙그르르 돌려보길 좋아하는 소녀로, 경실이에게 사라진 대륙 ‘아틀란티스’에 대해 들려준다. 둘은 매일 밤, 아틀란티스 이야기를 나누며 그렇게 이곳이 아닌 저곳을 바라고,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꿈꾼다.

마음속 아틀란티스, 그곳에서만 우리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아틀란티스’란 무엇일까. 한때 존재했으나 지금은 사라진 대륙,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전설로만 내려오는 땅,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갈 수 없는 곳…… 아틀란티스는 사람들이 소망하는 ‘낙원’이다. 고단한 현실을 치고 나갈 길이 보이지 않고 그 방향조차 막막할 때, 사람들은 자기만의 낙원을 그리며 어려움을 에둘러 헤쳐간다. 따라서 누군가의 아틀란티스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역으로 그 사람이 겪고 있는 절망을 알 수 있다. 정우는 재혼한 어머니 때문에, 경실이는 외모 때문에, 독서클럽 친구인 용식이는 운동을 하다가 잡혀간 형 때문에 괴로움을 겪는다. 이들의 고통은 그들이 바라는 아틀란티스의 모습에 그대로 나타난다. 하지만 아틀란티스는 결국 꿈일 뿐이며, 현실은 보다 가혹하다. 경실이의 거짓말은 들통 나고, 용식이의 형은 돌아오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아틀란티스 이야기를 했다는 것만으로, 경실이를 비롯한 친구들은 경찰서에 끌려가 고초를 겪는 어처구니없는 일마저 겪는다. 잠시나마 꿈꾸던 낙원이 사라지고 차가운 현실과 마주했을 때, 경실이는 비로소 일기장에 자신이 ‘미미’가 아니라 거짓말을 잘했던 아이, ‘경실’이라는 것을 아프게 털어놓는다.

그 시절, 외로워서 찐빵을 먹으며 뚱뚱해진 개발시대의 우울한 초상 같은 경실이는 몰래 꿈을 꾸다가 그 꿈마저 오해받습니다. 그리고 경실이 앞에 놓인 시대는 점점 어려운 정치현실로 치닫고 있었구요. 아마도 그 당시 중학생이었던 경실이는 고등학교를 다니고 대학을 가서 가두에서 데모를 하느라 청년시절을 다 잃어버렸을 수도 있고 현실에 맞추어 얌전한 여성이 되어 결혼을 했을 수도 있을 거구요. 지금의 경실이가 어떻게 살고 있든 그때의 경실이가 이룬 가장 큰 승리는 아마도 일기장 속의 아틀란티스가 아니었을까요? (작가의 말에서)

지구의를 돌리며 세계 곳곳에 압침을 꽂아 자기만의 낙원을 표시하던 소녀는, 나이를 먹을수록 자신이 가닿을 수 있는 곳의 한계를 깨닫고 압침의 개수를 줄여가게 될 것이다. 성장한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은 이처럼 어쩔 수 없이 꿈의 지평을 좁혀가는 일일 테다. 그렇다면, 결국 아틀란티스를 바라는 것은 헛된 망상에 그치는 것일까. 작가는 그럴수록 자기만의 낙원을 꿈꾸는 것이 소중하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이루어질 것만 바라고, 실현 가능한 것만 꿈꾸는 건 비겁한 일일지도 모른다. 힘들고 괴로운 현실 속에서도 꿈을 꾸는 이들의 소중함은, 소설 ?곳에서 두드러지는 작가의 시적인 문장과 결합하여 더욱 아름답게 빛난다.

작가의 말 중에서

요즘 시대에 맞는 발랄하고 생기 찬 오늘의 이야기를 하지 않고 30년 전의 이야기를 하는 저의 마음 역시 착잡합니다. 더구나 이야기는 뚱뚱하고 외로운 한 소녀의 참담한 실패담입니다. 70년대의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의 작은 도시, 어느 골목에서 일어난 이야기. 전쟁이 끝난 지 이십여 년. 분단과 독재, 가난과 경제 개발이 우리가 살았던 그 당시의 얼굴을 사로잡고 있던 때입니다. 그 시대, 어른들이 만든 불가해한 폭력의 세계에 갇힌 아이들이 꿈꿀 권리를 잃어버린 채 울고 있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

그 시절의 이야기는 이렇게 가슴에 가득 차 있는데 어째서인지 좋다, 즐겁다라는 느낌보다는 힘들다, 부끄럽다는 느낌이 들 때가 더 많거든요. 그리고 낙원을 단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다는, 낙원을 믿는 그 순진한 마음을 가져본 적이 없다는 느낌이 참 힘들었습니다. (……)

아직도 혼자 외로워서 공책이나 컴퓨터에 자신만의 낙원 이야기를 지어보는 많은 분들에게 이 이야기가 조금은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잃어버릴 줄 알면서도 낙원을 꿈꾸는 분들에게는 더욱더요. 잃어버릴 각오가 되어 있지 않으면 낙원 그냥 그저 그런 디즈니랜드가 아닐까요?

추천평

우리가 아틀란티스에 가 닿게 된다면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하나가 될 것이며, 그러므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마음을 아프게 아프게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그곳이다. 이제는 아틀란티스를 그리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매일매일 거울 저 너머로 다른 세계를 갈망했던 나에게, 그 세계에서 따뜻했으면, 오래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우리에게 이 소설은 아틀란티스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는 내가 갈망하였고, 갈망하자마자 부서져버렸던 세계가 통째로 들어 있어 놀랍고도 반가웠으며 또 한편 섬뜩했다. 『아틀란티스야, 잘 가』는 그때의 시절들을 어슬렁거리며 아파했던 나에게, 당신에게 ‘반창고’다. 소설 속 주인공들이 밤을 밝히며 지었던 이야기를 조금 더 품고 있으려니 슬며시 냄새가 풍긴다. 참 진하다. 이 강렬한 허기의 냄새! 이 강렬한 허수경, 당신의 냄새!
이병률(시인)
저개발의 기억은 그다지 오래지 않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성장은 우리 모두의 열망이었다. 스스로 반성하지 않을 때에만 열망은 가능하리라. 그 결과,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소망은 이뤄지고 약속은 지켜졌다. 경제가 성장하는 동안, 우리는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삶을 살게 됐다. 우린 누구일까? 이건 늘 가능한 질문이다. 하지만 우린 누구였을까? 그걸 물어보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스스로 원했든, 아니면 타의에 휩쓸렸든 우린 성장을 열망했으므로. 『아틀란티스야, 잘 가』는 성장 이전의 흐릿한 기억에 대해 말한다. 단순히 우리가 애써 물어보지 않는 질문, 우린 누구였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 과연 우리의 성장은 옳은 것이었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김연수(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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