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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무뢰파 코르세티에
제2장 도호쿠 사투리 스팀펑크 제3장 자포니즘과 평행 세계 제4장 환상 시계탑 제5장 레지스탕스의 행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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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앞으로도 쭉 변변찮을 것이 분명하다. --- 첫 문장 중에서
자기만의 중심도 없이 멍청하게 살아온 인생을 두고 성실하게 살았다고 하진 않아. --- p.63 남의 눈치 보지 마. 남과 비교하지 마. 의견을 억누르지 마. 네 인생을 너 이외의 누구에게도 맡기지 마. --- p.79 나는 꿈과 보람을 위해서라면 벌이 따위 없어도 행복하다느니 하는 말은 개나 줘버릴 헛소리라고 생각해. --- p.142 세상 누구보다도 하고 싶은 일을 할 권리가 있어. --- p.232 꿈을 이루는 데 학생이나 어른이 무슨 상관이냐. 이거다 싶은 걸 발견했을 때 하는 거야. --- p.297 사회에 나가면 다들 그렇게 되나? 강한 자에게 굽실거리고 버티면서 자기 자신을 죽이고 이름만 멀쩡한 평화를 필사적으로 지키잖아. 어른이 되는 것과 이 사회가 대체 뭔지 모르겠어. --- p.383 누구나 자신의 삶을 찾을 기회를 바라고 있다. --- p.3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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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마음을 발칵 뒤집어놓은 코르셋과 할아버지
후쿠시마의 보수적인 시골 마을에서 에로 만화가인 엄마와 사는 고교생 아쿠아. 17세에 이미 인생을 거의 포기한 아쿠아는 어느 날 오래된 ‘이사부로 양복점’의 쇼윈도에 나타난 아름다운 코르셋에 마음을 빼앗긴다. 18세기 프랑스에서나 볼 법한, 작품 수준의 정교한 코르셋. 호기심으로 양복점을 찾은 아쿠아는 코르셋을 만든 장인 이사부로의 묘한 매력에 빠지게 되고, 코르셋을 중심으로 한 이사부로 양복점의 리뉴얼 오픈을 기획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에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동경하는 소녀 아스카와 마을에 숨어 있는 보물 같은 각 분야의 장인들이 합세하면서, 아쿠아는 난생처음으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열의를 갖고 임한다. 하지만 난관이 만만치 않다. 코르셋이 쇼윈도에 있는 것만으로도 상점가의 품위가 손상된다며 들고 일어난 상공회 사람들, 동네를 다 관장하려 드는 전직 교감선생님 마나베 등은 조직적으로 이사부로 양복점의 행보에 딴지를 건다. 80대 할아버지와 10대 고교생의 ‘코르셋 프로젝트’는 어떻게 마무리될까? 통통 튀는 캐릭터들의 완벽한 합주 일어날 리 만무하다. 여든 넘은 할아버지가 코르셋을 만들고, 그 작품에 반한 고등학생이 합세해 망한 양복점의 부활을 꿈꾸는 상황이라니. 그러나 『이사부로 양복점』을 읽는 동안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후쿠오카현의 시골 어느 마을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것에 의상학을 전공한 후쿠오카 출신 작가의 말로 그리는 듯한 세심한 소품과 거리 묘사가 큰 몫을 할 테지만, 무엇보다 탄탄한 캐릭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태어났으니까 그냥 산다’는 느낌으로 무력하게 사는 아쿠아, 남에게 피해도 주지 않지만 정도 주지 않는 고집 센 이사부로, 일찍 어른이 되어 자신만의 세계가 투철한 아스카, 자기가 정의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는 마나베, 새로운 것에 편견 없이 다가가는 오사와 할아버지, 자기 의지가 강하고 매사 긍정적인 아쿠아의 엄마, 정 많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할머니 3인방… 작품 안에는 각기 개성으로 무장한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살아 숨쉰다. 이들이 흔들림 없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모습에서 작품은 리얼리티를 얻고 이야기에는 힘을 갖는다. 그러는 사이 독자는 자기도 모르게 아쿠아가 된다. 아쿠아에게 스치듯 건넨 동네 할머니의 한마디에 울컥하고, 아쿠아의 변화에 뿌듯한 마음이 들 때야말로 『이사부로 양복점』의 가장 큰 매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일 것이다. 시골 양복점 이야기가 만들어낸 진짜 혁명 『이사부로 양복점』는 ‘독자를 배신하는’ 작품이다.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무관심, 도전을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편견, 혹은 자기자신에 대한 불신, 아니면 남의 시선과 체면, 평판에 휘둘리는 내면의 소리 등 살면서 누구나 하나쯤은 가질 법한 생각들이 작품 속에서 끊임없이 격파되어 나간다. 의욕 없이 살던 자신만의 세상에만 있던 아쿠아는 이사부로를 만나고 달라진다. 넌 능력이 많은 아이라고, 남의 눈 따위 의식하지 말라고, 네 인생은 네가 만들어가는 거라는 이사부로의 말은 너무나 바른 말이라 고리타분하게 들릴 수 있지만, 작가는 오히려 명료하게 대사로 전달한다. 그렇게 아쿠아는 자신을 다시 생각한다. 그리고 양복점 리뉴얼을 진행하면서 만난 사람들 덕분에, 자신이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조차 외면했던 시니어들이나 ‘정상이 아닌 사람’들을 다시 본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의 벽에 부딪치기도 하지만, 아쿠아는 이제 이사부로를 알기 전과는 다르다. 아쿠아의 이런 진화한 모습은 이 작품을 읽는 독자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사부로 양복점』을 읽고 난 후 분명 우리는 읽기 전과는 다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의도한 진짜 혁명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