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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개의 별
카페 안단테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 첫 경험 느닷없는 결혼 페티 페이지와 인생 이유 없는 불안 새로운 임무 카페에서 혼자 커피 마시는 일이 취미가 될 수 있을까? 출장 명령 아내의 질투가 낯설다 대통령의 고독 북경으로 베테랑 여 공안 관료와 매춘 회담의 시작 어차피 우리는 피라미 우연한 만남 미로로 접어들다 혼란에 빠진 국정원 북경에서의 커피 한 잔 황사 대통령 후보의 폭로 수습되지 않는 혼란 아내의 편지 연속된 불운 이제 어디로? 대륙을 가로질러 동창생의 정체 완벽한 커피 이별 아듀, 베이징 아내와의 해우 새로운 길 오늘의 스페셜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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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을 공개하는 것이 나로서는 대담한 인생의 선택이다. 여기에 관련된 여러 사람들의 신변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고, 어쩌면 사회적 파장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내가 그 일을 쓰기로 한 것은 인생관의 변화 때문이었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세상에 절대적으로 지켜야 할 정의라거나 의무라거나 하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p.7
1999년은 여러 가지로 특별한 해였다. 그해 연말 국정원장이 교체되었다. 전임 국정원장은 대선 자금과 관련된 발언 파문으로 사직했고,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국정원 직원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불안에 떨었다. 정권교체가 되면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있었던 1997년이 상기되었기 때문이다. ---p.38 예비회담의 경우는 제3국에서 개최되는 경우가 더러 있었지만 남북장관급회담이 타국에서 개최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설령 타국에서 회담이 개최된다고 하더라도 내가 참가하게 될 줄은 전혀 예상 못했다. 북경에도 해외 파견 국정원 요원이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잘 알고 있겠지만 이번 회담에 거는 대통령님의 기대가 각별해. 우리가 회담의 주최는 아니지만 사명감을 갖고 회담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그래서 지금껏 회담 준비를 맡아온 자네를 보내기로 결정한 거야. ---p.75 그러나 숙소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는 줄곧 김만길과의 짧은 대화를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었다. 남북회담 첫 참가자인 그가 남한의 국정원 요원에게 사적인 대화를 건넬 만큼 여유가 있다는 것은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어려웠다. 여러 차례의 남북회담을 거치면서 남과 북이 서로를 얼마나 경계하고 있는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 생각이 기우이거나 과민반응이기를 바라며 나는 번화가인 젠궈먼루의 8차선 도로를 빠른 속도로 달려나갔다. ---p.136 무거운 부담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청와대를 비롯한 모든 관계 기관이 나 한 사람을 주목하고 있었다. 작은 실수라도 있어서는 안 되었다. 그렇다고 상부의 명령이 구체적인 것도 아니었다. 김만길의 진의를 파악하는 것은 순전히 내 직관에 의해서여야 했다. 내가 접촉하고 내가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p.175 “하나만 묻겠습니다. 모든 스타벅스가 CIA의 근거지입니까?” “우리는 다양한 기업들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스타벅스일 수도 있고, 맥도날드일 수도 있고 나이키일 수도 있습니다. 그들 은 우리의 입장을 이해하고 지지합니다.” ---p.2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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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형식을 빌리기는 했지만 실제 무대의 움직임은 매우 리얼하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벌어진 청와대의 움직임과 통일부의 시각이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권이 교체할 때마다 벌집처럼 뒤죽박죽되는 대한민국 안보의 근간, 국정원의 분위기가 그대로 옮겨져 있다.
정보요원의 세계는 일반인이 살아가는 세계와는 아주 다르다. 냉혹하며 잔인하다. 국정원 희생요원을 상징하는 ‘52개의 별’을 꿈꾸며 정보공작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주인공은 우연히 찾은 카페 ‘안단테’의 커피에서 묘한 감성을 떠올린다. 이어 베이징 출장길에 나선 주인공이 맞닥뜨리는 세계는 스파이와 공작, 음모와 술수가 넘치는 곳이다. ‘안단테’의 커피향은 주인공의 미각과 뇌리 속에 남아 있지만 겪어야 할 현실의 세계는 그와 전혀 딴판이다. 긴장과 스릴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그런 긴장과 스릴이 넘친다. 번민과 갈등이 보여야 할 곳에서는 역시 그런 감성들이 드러난다. 기묘하게 상황이 바뀌는 ‘반전’도 적절하게 등장하면서 읽는 이의 시선을 강하게 붙잡아 둔다. 냉혹하며 잔인한 정보원의 세계, 번민과 갈등이 찾아들 때 떠오르는 ‘커피’를 향한 주인공의 욕구가 번갈아 들면서 작품의 긴장도를 높인다. 베이징에서 벌어지는 숨 막힐 듯한 정보공작의 흐름이 이 소설의 백미다. 남북관계의 긴장감이 그대로 살아나 있고, 대북 정책의 이면에서 요동치는 대한민국 정계의 적나라한 모습이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통일부장관, 국정원 고위층의 동태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렸다. 소설에 등장하는 북한의 보위부와 대남 관계자들의 행동과 사고방식도 실제 자료를 면밀히 훑고 추적한 작가의 노력으로 작품 속에서 매우 생생하게 그려진다. 중국의 미녀 공안(경찰)요원, 어딘지 수상한 베이징의 스타벅스 지점장, 특종을 쫓는 한국의 기자, 우연히 베이징 거리에서 마주친 고교 동창 등은 이야기를 매우 재미있게 이끄는 등장인물들이다. ‘커피’와 ‘스파이’는 소설의 두 축이다. 둘은 안과 밖, 즉 표리를 이룬다. 개인적이면서 자유롭고 분방한 세계의 상징인 커피, 냉혹함과 잔인함을 의미하는 현실세계의 상징인 스파이 사이의 긴장관계가 좋은 설정을 이루면서 이야기 전체를 끌어간다. 주인공은 조직의 명령과 개인의 고민 사이에서 방황하고 번민한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책은 이런 여러 가지 물음을 던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