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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인도 거울도
2. 살아 있는 천인을 만나서 3. 고양이의 피 4. 슬픈 해후 5. 장수들이 모여서 6. 쿠데타 7. 고려국을 세우다 8. 간신들의 행방 9. 음모 10. 풍파를 헤치고 11. 하루를 못 보아도 12. 개국 공신 13. 기마종 14. 송악 천도 15. 마지막 화랑 16. 대야성의 비극 17. 태자의 책봉 18. 허월 대사의 아들 |
辛奉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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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가 스스로 중국의 속방을 자처하면서 울분과 통한으로 얼룩진 굴욕을 감내하였다면, 고려왕조는 전 국토를 몽고군에게 내주면서도 항몽의 의지를 버리지 않았기에 그것이 비록 처절하고 비극적이 삶이었다고 하더라도 우리 민족의 자주 의지를 보여준 자랑스러운 역사가 아닐 수 없다.
중용과 덕치를 바탕으로 국정에 임한 고려 태조 왕건의 후덕함이 심한의 통일을 이루어냈다는 사실은, 어지로운 오늘의 세태를 풀어가는 큰 귀감이 될 것이다. ---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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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지난밤 자신의 병간에 임했던 언니가 어찌하여 알몸인 채로 끌려와 있다는말인가. 옥선은 몸부림치면서 항변하였다.
「풀어주시오. 윤전 장군을 사모하였기에 내가 혼절하였는데, 어찌하여 그 죄가 내 언니에게 미친단 말이오!」 명선은 눈을 감았다. 옥선과 자매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왔는데, 당사자의 입에서 언니라는 소리가 나오면 어찌되는가. 「언니…?」 아니나다를까, 궁예왕은 씹어뱉듯 중얼거리면서 형틀로 다가서는 것 이었다. 그리고 옥선의 머리채를 잡아서 세차게 제쳤다. 하얀 목덜미에 앙증맞은 검은 점이 보였다. 「고이얀…!」 궁예왕은 분통을 삭이면서 두 자매의 얼굴을 세세히 살피는 것이었다. 쌍둥이 자매의 얼굴은 판에 박은 듯이 같았다. 궁예왕의 입가에 잔인한 웃음이 흘렀다. 명선과 옥선을 혼돈하지 않고 구별해 낸 자신의 육감에 대한 만족감일 것이었다. 「참으로 발칙하고 고얀 것들이로다! 너희가 감히 나를 속이려 들었다니. 내가 미륵불임을 몰라도 분수가 있지…」 좌중은 숨을 죽이면서 궁예왕의 동태를 주시하였다. 그가 자신이 미륵불임을 강조하고 나서면 거기에 상응하는 폭거가 동반되기 때문이었다. --- p.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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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의 나라 고려의 힘찬 기상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운다
왕건의 북방 정책은 고조선, 발해, 고구려가 소용돌이치던 땅으로 우리의 정신 무대를 넓혀준다. 조선이 굴욕과 울분의 역사였다면 고려는 자주와 항거의 역사였다고 할 수 있다. <왕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소설이라는 틀을 유지하면서도 끊임없이 그 틀을 뛰쳐나오려는 사실들로 가득하다. 역사 복원에 많은 힘을 기울인 작가의 고충이 갈피갈피마다 엿보이며, 베테랑 작가답게 역사의 행간을 읽어내는 솜씨도 날카롭다.
역사의 행간을 읽는 재미에 푹 빠져들게 하는 드라마틱한 소설 <왕건>은 왕건이라는 인물과 고려사를 새롭게 조명해 보는 계기도 마련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