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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사 [마음과 철학] 총서를 열며 조은수
서문 마음을 이해하는 서양철학의 세 가지 전통 강진호 플라톤 영혼의 세 부분 강성훈 아리스토텔레스 형상으로서의 영혼 이태수 플로티누스 신성한 마음 송유레 아우구스티누스 불투명한 마음 강상진 아퀴나스 영혼론의 새로운 체계화 박승찬 데카르트 이원론과 정념론 김상환 스피노자 정신적 자동장치 진태원 라이프니츠 모나드로서의 영혼 윤선구 로크 의식으로 구성된 마음 이재영 버클리 정신과 관념의 이원론 이석재 흄 지각다발로서의 마음과 역사적 자아 양선이 칸트 진선미의 원천으로서의 마음 백종현 헤겔 의식을 넘어선 정신 강순전 마르크스 천상에서 지상으로 내려온 마음 정호근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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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현상에 대한 현재의 자연 과학적 탐구가 갖고 있는 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어쩌면 더 정교한 수학적 모형이나 더 정교한 실험이 아니라 마음의 본성을 바라보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개념틀일지도 모르며, 이 책에서 논의되는 과거와 현재의 철학적 성찰들이 그러한 개념틀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사변적 가능성이 아니다. 일례로 1970년대에 인지과학이 성립하게 된 중요한 계기 중 하나는 1950년대 말까지 심리학계를 지배해왔던 행동주의 심리학에 대해 촘스키가 날카로운 비판을 제기했기 때문이었는데, 촘스키의 이러한 행동주의 심리학 비판은 그 자신이 밝히고 있는 것처럼 데카르트의 철학에서 커다란 영향을 받았다. 또한 최근 인지과학계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이른바 ‘체화된embodied 인지’ 또는 ‘체화된 마음’ 이론은 하이데거와 메를로-퐁티의 철학에서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p.xxx) --- 「강진호, 서문 - 마음을 이해하는 서양철학의 세 가지 전통」 중에서
아우구스티누스와는 달리, 플로티누스는 영혼의 ‘원죄’도 인정하지 않았고, 신의 ‘은총’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는 영혼의 정화는 궁극적으로 각 영혼이 스스로 책임질 일이라고 생각했으며, 또 영혼이 그럴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그에게 영혼은 존엄한 존재였다. 영혼의 존엄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은 ‘신을 닮기’를 목표로 내걸었던 고대 플라톤주의 철학의 자긍심을 대변한다. 플로티누스의 영혼관은 여러 가지 입증되지 않은,솔직히 많은 경우 입증될 수 없는 이론들을 전제한다. 그렇지만 그것은 ‘마음’으로 불리는 존재의 ‘가치’를 탐색하고자 하는 영원한 철학적 열망의 소산이라 할 수 있다. 플로티누스의 ‘신성한 영혼’은 고대의 종말을 넘어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고대철학의 자존심을 보여준다. ---「송유레, 플로티누스-신성한 마음」 중에서 이런 지속적인 수정과 보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은 비교적 최근까지 건재한 모습을 과시해왔다. 이는 그것만이 갖는 고유한 장점 때문이다. 그 장점은 순수를 추구하는 과격성에 있다. 데카르트는 몸과 마음의 속성을 각각 사유cogitatio와 연장extensa으로 정의한다. 사유를 본성으로 하는 영혼이 실체라는 것은, 영혼이 사유하기 위해 권리상 자신의 외부에 관계할 필요가 없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자기관계(자기의식)를 핵으로 하는 순수영혼의 관념이 탄생한다. 연장(넓이)을 본질적인 속성으로 하는 신체 및 물체 일반이 실체라는 것은, 그것이 영혼이 경험하는 어떠한 질적인 속성과도 무관한, 따라서 전적으로 양적인 존재자임을 말한다. 여기서 순수 영혼과 대별되는 순수 물질의 관념이 탄생한다. 데카르트의 실체는 과격한 순수성의 다른 이름이다. 실체로 승격되면서 영혼은 1밀리그램의 물리적 속성도 포함하지 않는 순수 정신으로, 물체는 1밀리그램의 심리적 속성도 포함하지 않는 순수 물질로 재탄생하였다. 데카르트 철학에서 실체는 사실적인 차원을 넘어서는 어떤 권리적인 차원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그것은 몸과 마음이 극단의 분리 가능성 안에 각기 존재할 수 있는 권리, 극단의 순수성을 향유할 수 있는 권리를 지시한다. 몸과 마음의 분리가능성을 정초하는 데카르트의 실체론은 기독교와 기계론적 자연학이 각기 자율적으로 전개될 수 있는 두 지반을 표시하고, 이로써 양자가 화해할 수 있는 길을 연다. ---「김상환, 데카르트 - 이원론과 정념론」중에서 스피노자 전집의 표준 판본은 칼 게브하르트Carl Gebhardt가 편집한 Spinoza Opera, Vol. I-IV(Carl Winter Verlag, 1925)이며, 이 글 역시 이 전집에 근거하여 인용 문헌 페이지를 표기하였다. 아쉽게도 국내에는 만족할 만한 스피노자 저작 번역서가 존재하지 않는다. 강영계 교수의 번역본인 『에티카』(서광사, 1990)는 현재 유통 중인 번역본 중 가장 널리 읽히지만 여러모로 불만족스럽다. 따라서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는 다음의 영역본을 추천하고 싶다. Benedict de Spinoza, Ethics, trans. Edwin Curley, Penguin Classics, 2005 영어권의 대표적인 스피노자 연구자 중 한 사람인 에드윈 컬리의 이 번역본은 영역본 중에서 가장 정확하고 권위 있는 판본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Brauch Spinoza, The Ethics Treatise on the Emendation of the Intellect: Selected Letters, trans. Samuel Shirley, Hackett Publishing Company 2nd edition, 1991 영어권에서 유일한 『스피노자 전집』(Spinoza: Complete Works, Hackett Publishing Company, 2002)의 번역자인 새뮤얼 셜리의 이 번역본은 정확하고 유려한 번역으로 명성이 높으며, 전문가들도 자주 사용하는 판본이다. 『지성개선론』 및 편지 일부도 같이 수록돼 있다. ---「진태원, 스피노자-정신적 자동장치, ‘더 읽을거리’」 중에서 철학은 현실에서 출발해서 하늘로 올라갔다가 다시 현실로 내려온다. 역사에 등장한 모든 위대한 철학은 이러했다. 철학의 현실성은 자칫하면 망각될 수 있기 때문에 철학은 항상 경각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중략) 철학이 현실에서 완전히 실현된 순간은 아마 철학이 종말을 고하는 시점일 것이다. 아도르노의 말처럼 한때 시효가 지난 것처럼 보인 철학이 아직도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것이 마르크스가 요구했던 철학의 실현이 지체된 때문이라면, 이는 아직도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과도 다르지 않다. 마르크스의 철학은 무엇보다도 비판이다. 철학에 대한 마르크스의 관계, 혹은 마르크스에게서 철학은 이중적이다. 만약 철학이 이처럼 위기의 원인 제공자이거나 여기에 기생하는 것인 한, 그는 철학을 부정하고 지양하려는 반철학자이다. 철학이 위기를 진단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활동 자체라면 그는 진정한 의미의 철학자이다. 이것이 현존 사회주의의 몰락 이후에도 그의 이름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p401) ---「정호근, 마르크스-천상에서 지상으로 내려온 마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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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음에 대해 무엇을 아는가
우리는 마음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곤 한다. 마음이 불편하다든가, 마음이 어둡다든가, 마음이 움직인다든가, 마음을 먹는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정작 마음이란 무엇인가를 직접적으로 묻는 질문에 대해 대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는 분명 마음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작용하는지, 어떤 본성을 지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한다. 마음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답하기 어려운 것은 철학자들이나 자연과학자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철학자들은 수천 년 동안 마음의 본성에 대해 논쟁했고, 자연과학자과 공학자들은 첨단 과학의 방법론을 통해 마음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규명하려 한다. 하지만 아직 마음에 대한 과학적 탐구의 성과는 빈약하기만 하고, 대부분의 심리 현상과 인지는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는 듯하다. 철학을 통해 마음을 들여다보기 이 책은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서양 철학의 전통에서 우뚝 서 있는 철학자들의 지적 모험을 통해 우리의 ‘마음’이 과연 무엇인지 이해할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이다. 마음이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의 뇌나 심장에 실재하는 어떤 실체인가? 그렇지 않다면 물리적 속성이라고는 없는, 신에게서 받은 영혼의 기능인가? 아니면 뇌의 특정한 상태일 뿐인가? 서양 철학은 마음에 대한 풍부한 담론의 장을 만들어 온 역사적 전통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전통은 현대에 와서 자연과학적 탐구와 결합하거나 혹은 대결하며 그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이 책은 니체와 프로이트, 후설, 하이데거에서 베르그손, 메를로-퐁티, 라캉, 들뢰즈, 비트겐슈타인을 거쳐 데이비슨과 김재권, 설, 데넷, 차머스에 이르기까지, 서양 현대철학의 전통을 만들어낸 철학자들의 고민과 논의를 오롯이 담고 있다. ‘마음’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서양 철학의 전통을 읽어낸다 따라서 서양 철학에서 ‘마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단지 여러 철학적 물음 중 하나가 아니다. 이는 인간이란 과연 어떤 존재인가, 혹은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를 묻는 질문이며, 나아가 인간의 행위와 세계 인식이 어떻게 가능한가 하는 물음이기도 하다. 마음은 가장 논쟁적인 철학의 영역이며, 몸과 마음의 관계를 묻는 심신 문제는 철학에서 가장 오래된, 하지만 가장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는 주제다. 이 책은 수십 년 동안 한 분야를 오롯이 연구한 거장에서 지금 가장 왕성하게 지적 결과물을 생산해내는 젊은 철학자에 이르기까지, 한국 철학계의 각 분야를 대표하는 학자들에 의해 집필되었다. 이 책은 “한국 철학계의 축적된 연구 역량을 보여주는 시금석”(서울대학교 철학과 강진호 교수)이자 난해한 서양 현대철학에 입문하는 신뢰할 만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니체에서 차머스까지, 혹은 이남인에서 한우진까지 한국 철학계의 연구 역량을 모아 대중적인 지식의 생태계를 일구다 이 책은 1989년에 설립되어 한국의 대표적인 철학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해온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소장 조은수 교수)의 적극적인 기획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동안 한국 철학계의 축적된 연구 역량을 지식 생태계에 공헌할 수 있는 형태의 결과물로 만들어낸다는 기획의도에 따라, 유학과 불교, 서양철학 의 각 연구 분야를 대표하는 한국의 철학자 59명이 엄선되었다. 집필자들은 자신의 주제에 대해 직접 대중 강연을 했고, 학계에서 가장 신뢰를 받는 원전 번역본과 해당 분야를 이해하기 위해 읽어야 할 2차 문헌을 소개하고 평가할 것을 요구받았다. 학문적 깊이는 유지한 채로, 철학적 개념어는 최대한 문맥에 녹여 넣었고, 부족한 부분은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에서 직접 용어풀이를 작성해 넣었다. [마음과 철학] 총서는 서양편 상 하, 유학편, 불교편의 네 권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