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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0월 유신 함정 베를린 납치 공작 인질 쿠데타 모의 끝없는 투쟁 한민통 유신의 제물 신의 뜻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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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은 지금 어디에 있나?”
“예, 오늘 오후에 도쿄에 도착했습니다.” 이후락이 바로 대답했다. 박정희의 시선을 받은 이후락이 말을 잇는다. “지난 6일, 김대중은 워싱턴의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한민통 미국 지부를 결성한 후에 바로 일본으로 온 것입니다. 일본에서도 한민통 일본 지부를 결성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 “조총련과 북한 측이 적극적인 호응을 할 것이므로 사전에 차단할 계획입니다.” 박정희가 입을 꾹 다문 채 외면하고 있었으므로 이후락의 등이 서늘해졌다. 그러나 보고는 계속한다. “현재 민단 측 가담자는 스물네 명, 조총련계는 서른두 명, 그리고 북한 측으로 추측되는 인사가 여섯 명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불쑥 박정희가 말을 잘랐으므로 이후락은 숨을 들이켰다. 없다. 지금까지 해온 대로 막고, 방해하고, 가능하면 설득하여 귀국시키는 방법 외에는 없다. 최선의 방법은 바로 김대중이 북한 요원에게 납치되어 베를린으로 떠나는 것이었는데 이쪽의 협조에도 불구하고 무산되었다. 그러고 나서 ‘한민통 사건’이 퍼지자 북한 측은 베를린행을 포기해버린 것 같다. 그들에게는 한민통이 김대중을 이용한 더 큰 성과일 터였다. 그때 박정희의 시선이 똑바로 이후락에게 옮겨졌다. “이봐, 자네 부대 지휘해봤나?” “네?” 되물었던 이후락의 얼굴이 금방 붉어졌다. 박정희의 말뜻을 안 것이다. 이후락은 전투부대를 지휘한 경험이 없다. 1946년 군사영어학교를 졸업하고 장교로 임관된 후에 정보국에서만 근무해왔다. 1961년 육군 소장으로 예편한 후에 1963년, 대통령 비서실장이 되어 1969년까지 육 년간을 박정희와 고락을 같이했다. 박정희가 말을 잇는다. “내가 하나하나 지시를 해줘야 되나?” 집무실 안은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박종규도, 김정렴도 시선을 내린 채 움직이지 않았다. 이윽고 박정희가 탁자 위에 놓인 파일을 덮었다. “답답한 사람이군.” 그것으로 회의는 끝났다. 김정렴과 박종규가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섰으므로 이후락은 따라 일어섰다. “응, 나야.” 김대중의 응답을 들은 이휘호가 서두르듯 묻는다. “지금 어디세요?” “일본이야. 미국에 갔다가 왔어. 그런데 집에 별일 없지? 애들 잘 있고?” 이쪽도 서두르며 묻다가 김대중이 곧 입을 다물었다. 그때 이휘호가 대답했다. “여긴 별일 없으니까 걱정 말아요. 그런데 여비 다 떨어졌을 텐데…….” “동지들이 도와주고 있어. 당신은 그런 걱정 안 해도 돼.” “아휴.” 갑자기 이휘호가 커다랗게 숨을 뱉는 바람에 김대중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무슨 일이야?” “아니, 당신 건강이나 잘 챙기시라고요. 다리는 어때요?” “걸을 만은 해.” “여기 소식 다 들으시지요?” “여기선 한국에서보다 더 자세하게 듣고 볼 수가 있어.” 이휘호는 입을 다물었고 김대중의 말이 이어졌다. “어쩔 수 없어. 내가 지금 돌아가면 대한민국에 희망이 없어져. 박 정권의 영구 집권에 굴복하는 모양새가 된다는 말여. 그러니까 당분간은 여그서 투쟁해야 되겄어.” “언제까지요?” 이휘호가 낮게 물었으므로 김대중은 소리 죽여 숨을 뱉었다. “희망이 보일 때까정.” 그러고는 덧붙였다. “나도 처자식허고 따순 밥 먹으면서 적당허게 타협허고 살고 싶은 맘이 왜 없겄어? 허지만.” 어금니를 물었다 푼 김대중이 말을 맺는다. “나까정 들어가뻔지먼 박정희 독재에 항거허는 동지들이 얼매나 실망허겄는가? 내가 동지들의 믿음을 배신허는 꼴이 될 것 같여.” “아니, 여보.” 이휘호가 불렀을 때 김대중은 고여 있던 눈물을 손끝으로 닦고 나서 말했다. “미안혀, 당신 고생시켜서. 못난 남편 만났다고 치부허고 애들 좀 부탁허네.” 보자기가 벗겨진 순간 김대중은 가슴 가득히 숨을 들이켰다. 그 순간 바다 냄새가 맡아졌다. 고향인 목포에서 매일 맡던 그 냄새다. 바다로 가는구나. 다시 양쪽 팔을 낀 사내들이 끌었으므로 김대중은 발을 떼었다. 구둣발에 밟히는 나무판자의 감촉이 느껴졌다. 배 갑판이다. 배에 오르면서 느꼈지만 사다리를 타고 꽤 높게 올랐는데 오백 톤 급은 넘는 것 같다. 배에 대해서는 조금 아는 김대중이다. 이윽고 김대중은 자신이 선창 안으로 끌려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좁은 계단을 내려가자 기름 냄새가 맡아졌다. 천장이 낮아서 이마가 나무 지름대에 부딪쳤으나 다음번에는 옆쪽 사내가 머리를 눌러 부딪치지 않게 조정했다. “됐어. 여기 서.” 사내 하나가 말했으므로 김대중은 걸음을 멈췄다. 바닥은 다시 판자다. 그때 사내가 어깨를 눌렀다. “앉아.” 김대중이 판자 바닥에 앉자 하나는 어깨를 누르고 또 하나는 눈에 붙여진 테이프를 천천히 떼면서 말했다. “어이, 붕대하고 테이프 가져왔지?” “응, 여기.” 뒤쪽에서 소리가 들린다. “어, 시발. 꽉 붙었네.” 테이프를 떼어내면서 사내가 투덜거렸다. 살갗이 테이프에 붙어 떨어지는 것 같았지만 김대중은 어금니를 물고 참았다. 붕대를 덮고 다시 테이프를 감으라는 목소리를 들었을 때부터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리더니 따뜻해진 느낌이 들고 있었던 것이다. 손톱만 한 관심도 이런 상황에서는 눈물겹도록 고맙다. 이윽고 테이프가 떼어졌으므로 김대중은 눈을 떴다. 그러나 천장의 전등 빛에 눈이 부셔서 눈만 깜박였다. 그때 옆에서 사내의 놀란 목소리가 들렸다. “어? 김대중 아녀?” “어이구, 정말 김대중이네.” 옆쪽 사내도 당황한 것 같았다. 서둘러 붕대를 눈에 대더니 허둥거리며 그 위를 테이프로 감았다. 김대중은 입에도 테이프가 붙어 있었으므로 길게 콧숨을 뱉었다. 이 사람들은 선원인 것 같다. 자신을 알아본 그들의 놀란 목소리에 또 희망을 품었다가 이내 마음을 가라앉혔다. 이것이 내 본연의 모습인 것 같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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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 치료 명목으로 일본으로 건너간 김대중(KT)은 강연회 등을 열어 1972년 ‘10월 유신’을 단행한 박정희 독재 정권의 부당함을 알리면서 민주주의 투쟁을 시작한다. 중앙정보부 요원이자 미국 CIA의 스파이로 활동하던 ‘최한수’는 상부의 지시로 김대중의 수행 비서로 위장하여 그의 곁에서 함께 생활한다. 최한수는 민주화를 향한 김대중의 진심을 깨닫고 한국과 미국, 일본, 북한의 계획을 미리 알리면서 오히려 그를 보호한다. 김대중은 일본과 미국을 오가면서 박정희 정권 타도를 위한 투쟁을 계속하고, 미국과 일본의 정보기관은 수행 비서인 최한수와 접촉하면서 김대중에 대한 정보 수집과 감시를 계속한다. 한편 북한 정보부는 조총련계이자 일본 야쿠자인 장정남의 가족을 볼모로 잡고 그를 이용해 김대중을 베를린으로 유인할 계획을 세우고, 이를 눈치챈 남한의 중앙정보부는 오히려 그들을 도와 김대중을 북한으로 보내려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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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 부 작가 이원호의 신작 장편소설
남한과 북한, 미국, 일본 정보기관의 치열한 첩보전 40년간 베일에 싸인 납치 사건의 전모를 파헤친다! 이 시대 꼭 필요한 소설! 장기 집권을 꾀하던 박 정권의 위험한 도박 온 국민을 충격 속에 빠뜨린 ‘KT 납치 사건’의 시나리오 『작전명 KT』는 1973년 8월 8일 발생한 ‘김대중 납치 사건’에 대한 소설이다. 암울했던 시대, 그러나 지금 돌이켜보면 권력을 향한 음모와 배신, 아집과 분노, 절망과 희망이 교차했던 역동의 시기이기도 했다. 그것은 또한 대한민국의 기반을 굳히는 성장의 시기였다. 「작가의 말」 중에서 그동안 『황제의 꿈』, 『밤의 대통령』, 『강안남자』, 『땅의 전쟁 1, 2』 등을 발표하면서 대중문학의 선두 주자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밀리언셀러 작가 이원호. 작가는 새 장편소설 『작전명 KT』를 통해 가장 치열했던 우리나라의 1970년대 정치사를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작전명 KT』는 1973년 8월에 발생한 충격적인 실제 사건인 ‘김대중 납치 사건’을 소재로 한다. 사건은 중앙정보부 요원들이 비밀리에 도쿄에서 김대중을 납치하여 강제 송환한 사실로 현대 정치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납치 사건의 전모를 추적하면서 사건의 중요성과 시대사적 의의를 다시금 되새긴다. 더불어 격랑의 시대 정치인으로서의 김대중과 함께 고뇌에 찬 인간으로서의 김대중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1973년 8월, ‘김대중 납치 사건’의 숨겨진 전모를 추적한다! 1973년 8월 8일, 도쿄에 위치한 그랜드 팔레스 호텔에서 통일당 당수 ‘양일동’을 만나려던 김대중은 중앙정보부 요원들에 의해 납치된다. 이후 김대중은 오사카 항으로 이동, ‘용금호’에 감금된 채 현해탄에서 수장될 위기를 넘기며 1973년 8월 13일 납치된 지 129시간 만에 집으로 돌려보내졌다. 당시 온 국민들을 충격 속에 빠뜨렸던 이 사건은 한국과 일본 양국의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었다. 한국 정치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이 사건은 그러나 한국과 일본 정부 모두 그 진상을 은폐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서서히 대중들의 관심 속에서 잊혀갔다. 작가는 『작전명 KT』를 통해 당시에 일어났던 ‘김대중 납치 사건’의 전모를 밀도 있게 추적한다. 즉 김대중이 1972년 10월 신병 치료차 일본으로 출국한 이후부터 1973년 도쿄에서 납치돼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하게 진술하면서 박정희 정권이 납치 사건을 벌이게 된 원인을 찾는다. 또한 납치 사건의 직간접적 원인이 되는 김대중의 활동 상황을 순차적으로 속도감 있게 진술함으로써 박정희 정권의 납치 사건 계획을 시대사적인 큰 틀에서 짚어낸다. 김대중이 일본과 미국에서 벌인 여러 강연회와 기자회견의 일시와 장소 등이 실제 기록들을 바탕으로 소설 속에서 사실적으로 재현되면서 독재 정권에 맞서는 김대중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는데, 이는 충실한 자료 조사와 분석이 없다면 불가능한 작업이었으리라. 그만큼 작가는 소설을 통해 치열하게 전개된 김대중의 민주 투쟁을 생생하게 담아내려고 한 것이다. 또한 작가는 ‘최한수’를 비롯한 여러 가상 인물들과 실제 인물들을 자연스럽게 배치함으로써 첩보 스릴러의 요소를 더하면서 당시 납치 사건이 어떻게 기획되고 실행됐는지를 사실적으로 개연성 있게 그려낸다. 실제 인물과 허구적 인물들을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비공개 영역으로 남아 있는 부분들을 밝혀냄으로써 사건의 진실을 향해 한 발 더 다가간다. 『작전명 KT』를 통해 우리가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는 ‘김대중 납치 사건’은 우리나라의 정치사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로서 자리매김하게 되리라 기대해 본다. 그리하여 비단 단순하게 한 인물의 납치 사건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일인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초석으로 이 사건을 바라봐야 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주의 투쟁에 앞장선 김대중의 뜨거운 삶! 유신헌법 선포 후 국민투표를 통해 유신 체제를 공고히 하고자 한 박정희 정권에 김대중은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다. 일본과 미국을 오가면서 박정희 정권의 부당함을 알리고 민주주의 정착의 시급성을 호소하는 김대중의 행보는 유신 독재 정권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이었다. 유신 독재 체제의 위험성과 부당함, 민주주의 체제의 확립을 외치는 김대중의 행보를 한국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미국과 일본, 북한도 주시하게 되면서 김대중은 박정희 정권의 가장 위험인물로 자리 잡게 된다. 미국과 일본에서 반정부 투쟁을 벌이는 김대중을 결국 박정희 정권은 가장 위협적인 적으로 간주하고 그를 납치함으로써 정권의 안정과 유지를 꾀한다. 이는 1973년 8월, 도쿄에서 벌어진 납치 사건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작전명 KT』를 통해 김대중 납치 사건의 전모를 추적하는 한편, 군사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주의 투쟁을 계속했던 김대중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린다. 작가는 편향적인 시각으로 그의 영웅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데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기록을 바탕으로 서술하면서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사명을 다하는 김대중의 삶을 충실하게 기록한다. 작가를 통해 진술되는 김대중의 삶은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자문하게 만든다. 민주화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누구보다도 위험하게 열정적으로 삶을 쟁취했던 김대중의 실천적 의식을 작가는 『작전명 KT』를 통해 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