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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목전에 둔 지금, 여기저기에서 '인문학의 위기'를 부르짖고 있지만 적절한 대책은 별로 없어 보인다. 특히 인문학 중에서도 국학 관련 분야는 외국에서의 처방조차도 참조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크다고 하겠다. 물론 일이 이렇게 된 데에는 경제난과 맞물린 실용주의 성향 등에 큰 원인이 있겠지만, 적절하게 대비하지 못한 문화계 역시 반성해야만 한다.
이 책은 이런 시급한 문제에 대한 장기적인 대비책으로 우리 고전문학의 독자 저변을 넓히려는 의도로 출판되었다. '강의실 밖 고전 여행'이라는 제목은 그런 의도에 따라 붙여진 것이다. 강의실 밖에서 고전문학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을 확보하지 않는 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만일 사람들이 책을 아주 읽지 않는다면 이런 처방 역시 쓸모없는 것이겠지만 실제로 학생들은 숱한 참고서를 거의 외우다시피하고 있으며 일반인은 가벼운 읽을 거리를 끊임없이 찾아다니고 있기 때문에 이런 독서인구의 방향만 잘 잡아 주면, 우리 고전, 나아가서는 인문학의 가치를 제대로 세워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이 책은 우선 낯익은 작품들은 새롭게 읽는 데 주력하면서, 낯선 작품들을 조금씩 더 집어 넣었다. 낯익은 작품은 다르게 해석해 보고, 낯선 작품은 우선 낯을 읽혀 두자는 포석이다. 그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홍길동을 다시 뜯어보기도 하고, 이름만 여러 번 들어 본 변강쇠 이야기도 차근히 훑어 나가며, 전혀 만나 보지 못했을 이달에 대해서도 수인사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의 각 장은 실제 강의실에서 강의를 하는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도록 최대한 노력했다. 따라서 각 장의 앞부분은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 넣었다. 이는 강의를 시작할 때 여담 등을 통해 주의를 환기시키면서 서서히 강의의 본론으로 유도하는 부분이다. 이런 정지작업이 끝나면 대체로 세 부분 정도로 나누어서 집중적인 논의가 이루어지도록 했다. 그러나 이 경우 역시, 딱딱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가능한 한 현재 우리 상황과 연관하여 쉽게 설명하고, 원전은 풀 수 있는 한 최대한 풀어서 보이는 배려를 했다. 그렇지만, 원전의 인용 대목이나 논점이 되는 참고문헌 등은 주를 달아서 보임으로 해서 심화지식을 얻고자 하는 독자들 역시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일단 고등학생 정도의 학력을 가진 독자라면 누구나 큰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을 수 있는 인문교양서이며,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한 국문학도를 위한 입문서의 구실까지도 겸할 수 있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