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프롤로그
1. 삐, 학생입니다 2. 막냇삼촌 빵 주세요 3. 윽, 꺼져 4. 쓰다, 써 5. 헐, 허허허, 일 억! 6. 첫 데이트 7. 어른이 된다는 건 말이야 8. 옥돌매트 여섯 장 9. 나, 이런 사람이야 10. 하악, 하악, 하악, 하악 11. 원조라니요! 12. 알바를 구합니다. 제발요! 13. 너희가 통북어 무예를 아느냐? 14. 오른뺨을 치거든 왼뺨을 돌려대라. 왜? 15. 또 왔어? 16. 누, 누구세요? 17. 네 마음은 숨길 수 없어 18. 바이바이, 삼촌! 19. 그래, 나 동안이야 에필로그 작가의 말 |
|
“왜 하필 많고 많은 건빵 중 검은콩 건빵이냐.”
“검은콩이 얼굴 젊어지는 데 큰 도움이 된다잖아. 다 몸에 좋은 거야. 많이 먹어둬. 그보다 야자 마치고 빵 좀 사다줘.” “빵? 벌써 다 먹었어?” “요즘 스트레스가 심하잖아.” 어쩐지 성우가 너무 쉽게 먹을 것을 건네준다 싶었다. 빵이라면 베이커리에서 갓 구워진 고소하고 바삭바삭한 빵이 아니라, 니코틴과 타르와 기타 유해물질이 가득해 언젠가 암을 유발하는 담배를 말하는 것이다. 담배를 사는 능력을 ‘빵 뚫는다.’라고 말하는데 그 능력이 나에게는 아주 충만하다. 학교에서는 나를 따라올 자가 절대 없을 정도다. --- pp.24-25 직원으로 보이는 누나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피부 관리실에서 일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피부가 완전 아기 피부처럼 보송보송했다. 상당히, 매우, 엄청, 아주, 장난 아니게 부럽다. 내가 저런 피부였으면 조금이나마 덜 늙어 보일 텐데. “피부 관리 상담 받으러 왔어요. 이 녀석, 동안으로 만들어줄 수 없을까요? 참고로 고등학교 일 학년이에요.” 성우가 친절하게 손바닥으로 내 얼굴을 가리키며 설명했다. 성우는 처음 본 누나에게 말도 잘한다. 나는 쑥스러워서 눈도 제대로 못 쳐다보겠는데. 직원 누나는 내 얼굴을 흘깃 보더니 단 한 글자로 대답했다. “헐.” --- pp.44-45 “내가 진짜 잘생겼어요?” “그럼! 우리 아들이 최고로 잘생겼지.” 엄마는 양손으로 엄지를 치켜들며 주변사람들이 다 들리게 소리쳤다. 마침 지나가는 술 취한 아저씨들이 나를 힐끗거렸다. 살짝 부끄러웠지만 엄마가 잘생겼다고 당당하게 말해주니 절로 웃음이 새어 나왔다. “킥킥, 그럼 이승기보다 내가 더 잘생겼어요?” 엄마는 이승기 광팬이다. 이승기가 나오는 프로그램이라면 재방송이라도 끝까지 챙겨보고 인터넷으로 맞고 칠 때도 이승기 노래를 꼭 틀어 놓을 정도다. 엄마는 내 질문에 살짝 당황해하더니 뜬금없이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러고는 괜히 하늘을 향해 검지를 빙빙 돌렸다. “날씨가 참 좋네. 별이 참 초롱초롱하지 않니?” “엄마…….” “동안아, 솔직히 이승기가 보통 잘 생겼니? 승기는 보통 사람이 아니잖니. 아무리 내 아들이라도, 아닌 건 아닌 거야.” --- pp.266-267 “너, 주혜 언니 좋아하지?” “누가 그래.” “딱 봐도 알겠던데.” “아니거든.” “웃기고 계시네. 세상에 숨길 수 있는 것과 숨길 수 없는 게 있어.” “뭔데?” “네 나이는 얼굴로 얼마든지 숨길 수 있어. 하지만 네가 주혜 언니를 좋아하는 마음은 절대로 못 숨기지. 네 얼굴에 티가 팍팍 나거든. 네가 주혜 언니를 볼 때마다 눈에 하트가 뿅뿅 하던데.” “남이야 누구를 좋아하든 말든 네가 무슨 상관인데.” “나는 상관있어. 아주 중요한 문제야.” 빛나의 눈빛엔 어느 때보다 진지함이 서려 있었다. 얘는 왜 이러나 모르겠다. “중요한 문제라니?” --- pp.288-289 누나 표정은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눈에 불꽃이 일어날 것처럼 심각하게 나를 쳐다봤다. “내가 잘생겼다고요? 대체 어디가요?” “바로 여기.” 누나는 내 오른손을 잡더니 내 가슴팍에 딱 붙여줬다. 두근두근 심장박동이 손바닥으로 스며들었다. “여기?” “네 마음은 따뜻해. 넌 잘 모를 거야. 누군가를 대할 때마다 진심을 다하는 네 모습이 참 좋아. 세상이 정해준 잘생긴 기준은 필요 없어. 진짜 중요한 건 너야. 어려 보이는 얼굴인 동안이 아니라 안동안이라는 그 자체. 내 말 알아듣겠니?” --- pp.328-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