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 Sung Won,洪盛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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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백만이 넘던 도시는 갑자기 텅 비었다. 북쪽 하늘에서는 지난 여름처럼 우릉우릉하는 공포의 음향이 점점 가까이 들려왔다. 이 집도 저 집도 대문이 굳게 닫혔고 밤이면 바람 소리만이 말밥굽 소리처럼 텅 빈 거리를 황량하게 휩쓸고 지나갔다. 약탈이 시작되었다. 한밤에 이웃집의 대문이 부서졌고 그 안에서는 낯선 사내들이 무언가를 분주히 골목 밖으로 들어내었다. 이들은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 떠나도 죽고 남아 있어도 죽을 바에는 차라리 길에서 죽기보다는 자기 집에서 죽기로 작정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불길한 음향이 점점 가까이 빈 도시를 뒤흔들자 이들의 절망적인 결심마저도 차츰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두번째 군상들의 피난 행렬이 시작되었다. 그들은 출발이 늦었기 때문에 앞서 떠난 사람들보다 훨씬 초조하고 다급했다. 지닌 것은 체력뿐 변변한 재산이 없는 그들은, 좀더 많은 피난 짐을 운반하기 위해 가장 크고 귀찮은 짐인 어린아이들을 길에 버렸다. 그들에겐 어린아이란 세월이 좋아지면 다시 생기는 것이었다. 우선 어른이 살기 위해서는 꼬마들의 희생은 불가피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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