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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위 스님의 자수 정원
정위
브.레드 2019.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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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여는 글 | 어머니에게 받은 무명 한 필

01꽃이 피지 않는 풀이 있으리
곰취잎이 곰 발바닥 같아도
무꽃
줄딸기
또 꽃이 피어버렸네, 쑥갓
폭죽 터지듯이, 부추꽃
두 번 꽃피는 민들레
오이꽃은 여름 상보에 수놓으면 시원하다
메우고 비우고, 한련

02오색 실로 꽃 놀이
두 손 모은 듯, 연잎과 연꽃
땡글땡글 남천 열매
마음대로 칼라
흙담 밑에 핀 접시꽃
아네모네
당귀를 은빛으로
매화보다 일찍 피는 꽃, 히말라야 앵초
자운영 꽃 무리
서늘하고 달콤한 매화 향기

03옛 수에 담긴 마음
은방울꽃을 디자인했네
베갯모의 소국 송이
동백, 그 단순한 맛
나팔꽃은 여름 꽃
목단 두 가지
동자가 연꽃을 들고서
장수를 기원하며, 실국화
홍매와 새

04 느긋하고 편안한 꽃
옛날 생각나는 패랭이
쪽빛 푸른 달개비꽃
단풍과 영지
단풍잎에 봄볕이 비추면
맑디맑은 철원 꽃창포
애물단지 괭이밥
산동백은 생강 향기가 난다

05 곁에 두고 오래 보다
어머나, 여우꼬리
뒷산 망개나무, 잘 생겼네
장독대 옆 맨드라미
부러진 남천 가지 주워다
보고 있으면 시원한 맥문동
한라 용담, 즐겁다
한 나무에 여러 색 꽃피네, 목화 ?

바느질법과 도안

저자 소개 1

수덕사 견성암으로 출가했으며, 지금은 관악산 자락 아담하고 현대적인 사찰 길상사에 기거한다. 커피를 내리고, 수를 놓고, 전시를 기획하는 스님은 탁월한 안목으로 불교계에서 문화 인사로 통한다. 차 한 잔을 내거나 꽃 한 송이를 둘 때도 살피고 헤아리는 스님에게서는 수행자의 마음이 드러난다. 뒷산과 앞마당, 길가의 생명에 감탄하며 무명 위에 수놓은 꽃에서도 이런 면모가 보인다. 길상에 가면 법당, 앞마당, 전시 문화 공간 지대방 등 곳곳에서 스님의 ‘일상 예술가’적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저서로 『정위 스님의 가벼운 밥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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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7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392g | 172*240*20mm
ISBN13
9791196404154

책 속으로

처음 수를 시작할 때는 실을 얻어 써 구색이 맞지 않았다. 궁한 가운데 얻는 것이 있었다. 마땅한 색이 없어 이리저리 맞추다 보니 뜻밖의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꽃술에 파랑 실을 썼더니 색다른 맛이 났다. 매화는 한 가지에 알록달록 여러 색으로 꽃을 수놓아 매화를 본 즐거운 마음을 담아보았다. -5p

어머니가 주신 무명 이야기를 하니 곁에서 듣고 있던 꼬마가 스님도 엄마가 있느냐고 묻는다. 어미 없는 생명이 어디 있겠나. 대답 대신 그저 웃었다. -7p

자수는 자칫 건조해 지기 쉬운 절집 생활에서 만난 뜻밖의 호사였다. 수는 색을 가지고 노는 놀 이다. 나 혼자 놀기도 좋고, 여럿이 둘러앉아 놀기도 좋다. 천 조각 안에서 오로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 세상에 드문 일이다. -7p

무꽃을 수놓고 있었더니 무에도 꽃이 피느냐고 사람들이 더러 묻는다. 새끼손가락 마디만큼 남은 무 쪼가리도 물이 있고, 볕이 있고, 시간이 가면 꽃을 피운다. -12p

자수의 재미는 내 꽃을 내가 만드는 데 있지 싶다. 정해진 번호대로 실을 쓰면 고심할 것도 없지만 즐거움도 없다. 어려움이 있어야 인생을 산 것 같듯이, 수도 그렇다. -25p

당귀는 아기 별 같은 꽃이 참 귀하디귀한 모습이다. 흰 꽃은 대체로 그렇다. 흰 꽃이 귀해 보여서 귀한 맛 내려고 은빛으로 수놓았다. 당귀 잎의 향기를 색으로 표현한다면 아마도 은빛일 것 같다. -33p

수는 잡념을 떨치기 좋은 작업이다. 옛 자수를 따라 놓다 보면 거기에 담긴 옛 사람들의 마음이 전해진다. 어르신 장수를 기원하며 국화를 수놓고, 부귀영화를 바라며 목단을 완성했던 갸륵하고 순수한 마음에 가닿는다. -39p

꽃대를 따라 쫑쫑 핀 흰 꽃이 맑디맑다. 이 풀이 바람에 하늘거리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런 휴식이 없다. -64p

자수는 살피는 일이다. 가만히 보면 초록 잎도, 나뭇가지도 모두 다르게 생겼다. 빈 병에 꽂아둔 부러진 가지도 그 선과 색이 나름대로 들에 핀 이름 모를 풀도, 맛이 있다. -71p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오색 실로 꽃 놀이하고
수놓기는 분주하고도 무료한 우리 삶의 수행이자 예술 활동이다. 스님은 수 작업을 오색 실 놀이, 천 조각 안에서 마음껏 내 꽃을 만드는 일이라고 말한다. 꽃술에 파랑 실을 쓰거나 알록달록 여러 색으로 매화를 본 즐거운 마음을 담기도 하는 등 주어진 색실 번호를 따르기보다 자기 나름대로 색을 골라 보면 수작업이 더욱 창의적이고 즐겁다.

꽃 수 보며 마음 공부하다
정위 스님의 수에는 자연의 생동감이 깃들어 있다. 하늘거리는 꽃잎, 줄기 휘어진 모습, 각기 다른 초록 잎의 변주를 보고 있으면 생명력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색실을 골라 그저 면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한 땀 한 땀 자연의 모습을 살핀 수행자의 마음이 무명 위에 드러난다. 마땅한 색이 없어 이리저리 맞추다 뜻밖의 아름다움을 발견한 이야기, 잎을 메울지 비울지, 어떤 색을 고를지 하며 허송세월한 에피소드, 바람 결에 꺾어진 가지 주워온 이야기 등 스님의 수 이야기를 읽으며 잔잔한 위로와 삶의 지혜를 얻는다.

추천평

정갈한 무명 위에 꽃들이 피어났다. 봄을 알리는 노란 산동백, 민들레와 붉은 매화가 피어났나 했더니 푸른 나팔꽃, 모란과 은방울꽃, 무꽃, 오이꽃까지 가세했다. 파릇한 새싹과 물들어가는 잎까지 자연에서 온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천진한 색상이 더해져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매일 지나다니는 길가에, 주택가 화단에, 베란다 한쪽 옹기종기 모인 작은 화분에 피어난 생명에 감탄하며 마음에 넣어둔 이미지를 차곡차곡 꺼내어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표현했다. 수많은 색색의 실로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한 땀 한 땀 놓는 시간은 스님에게는 수행과 같은 순간이었으리라. - 김성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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