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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소리로 책을 읽으시는 아버지
비평가 눈송이의 유언 지은이 인터뷰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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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볼로디아: 인간에 대한 연극, 인간과 인간의 신비로움을 위한 연극은 어디에 있는 겁니까? 텅 빈 것과 작은 신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줄 연극은 없는 걸까요? 우리가 저항하도록 도와주는 연극 말이에요? 2. 스카르파: 만약 우리가 연극에서 잘못됐다고 판단하는 모든 것을 삶에서 제거해 버릴 수 있다면, 만약 우리가 연극에서 경멸하는 모든 것을 삶에서 제거해 버릴 수 있다면, 무엇이 남게 될까요? 우리가 연극에 엄격하게 요구하는 것들을 삶에는 절대로 요구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연극에는 요구합니다. 진실을, 모든 진실을. 그래서 오늘 밤 우리가 본 작품은 우리 기대를 저버린 것입니다. 3. 눈송이: 여러분 모두가 나한테 작별 인사를 하고 싶어 하죠. 가족들도. 자기 할아버지는 어느 요양원에 보냈는지 기억조차 못하는 가족들도요. 도시 전체가 날 위해 울어 주려고 왔습니다. 도시 전체가 상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끌벅적한 게 좋은지 나한테 물어봤습니까? 소크라테스는 그 부인이 우는 것에 지쳐서 부인을 감옥에서 내보냈습니다. “나가서 울어”, 소크라테스가 말했습니다. 그러고는 제자들과 철학을 나누었습니다. 소크라테스조차도 어떤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죽고 싶은지 택할 수 있었습니다. 평생 죽음을 준비한 몽테뉴도 그랬고요. 몽테뉴에 따르면, 울음소리에 둘러싸여 죽는 것보다 더 형편없는 죽음은 없습니다. 그가 최고로 바랐던 것은 조용하고, 드러나지 않는 죽음이었습니다. “행복한 죽음은 시끌벅적하지 않게 작별하는 것이다”, 몽테뉴가 말했습니다. 왜 여러분은 집에 가서 그걸 읽지 않는 겁니까? 몽테뉴를 읽고 나를 조용히 놔두세요.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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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가>
볼로디아는 여느 때처럼 공연을 보고 돌아와 평론을 쓰려고 자리에 앉았다. 그때 뜻밖의 손님이 찾아온다. 그날 저녁 관객의 열띤 호응 속에 공연을 마친 극작가 스카르파다. 두 사람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볼로디아는 쓰디쓴 혹평으로 신인 작가 스카르파에게 큰 좌절을 안겨 주었다. 이제 스카르파는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인정받는 대작가가 되었다. 반면 비평가 볼로디아의 영향력은 예전만 못하다. 10년 만에 상반된 입장이 되어 만난 두 사람은 ‘연극은 무엇인가’를 놓고 격렬한 토론을 펼친다. 토론은 마치 권투 시합 같다. 서로 맹렬한 공격을 주고받는다.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린 것은 스카르파였다. 스카르파가 묻는다. “연극에서 잘못됐다고 판단하는 모든 것을 실제 삶에서도 제거해 버린다면, 무엇이 남게 될까요?” <눈송이의 유언> 바르셀로나에는 ‘눈송이’라는 이름의 흰색 고릴라가 있다. 그는 시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바르셀로나의 상징이다. <눈송이의 유언>은 그의 임종 순간을 그린 우화극이다. 눈송이는 자신의 죽음을 지켜보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 앞에서 몽테뉴를 인용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리고 사는 동안 사람들이 고릴라에게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연기해 왔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이 고백은 타인을 의식해 가면을 쓴 채 살아가는 인간에게 진솔하게 살라고 당부하는 말처럼 들린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성찰하도록 만드는 극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