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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옮긴이의 말 005
들어가며 010

여름 017
가을 083
겨울 163
아직 겨울, 그리고 봄 231

저자 소개 2

다나베 세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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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iko Tanabe,たなべ せいこ,田邊 聖子

다나바 세이코는 일본 문단을 대표하는 국민 작가이다. 그녀는 단편소설의 대가이자 간사이 사투리를 쓴 연애소설로 유명하며, 일상 속에 존재하는 사랑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데 있어 탁월하다. 세이코의 소설은 사랑을 통해 심리를 이야기하고 그것을 통해 인간을 이야기한다. 1928년 3월 27일 오사카에서 태어나 1947년 쇼인여자전문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오사카를 근거지로 하는 문학 동인에 참가해 습작을 발표했으며 라디오 드라마 작가로도 일했다. 1958년 『꽃사냥(花狩)』을 출간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1964년 「감상 여행(感傷旅行)」으로 제50회 아쿠타가와상을
다나바 세이코는 일본 문단을 대표하는 국민 작가이다. 그녀는 단편소설의 대가이자 간사이 사투리를 쓴 연애소설로 유명하며, 일상 속에 존재하는 사랑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데 있어 탁월하다. 세이코의 소설은 사랑을 통해 심리를 이야기하고 그것을 통해 인간을 이야기한다.

1928년 3월 27일 오사카에서 태어나 1947년 쇼인여자전문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오사카를 근거지로 하는 문학 동인에 참가해 습작을 발표했으며 라디오 드라마 작가로도 일했다. 1958년 『꽃사냥(花狩)』을 출간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1964년 「감상 여행(感傷旅行)」으로 제50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고 천재 하이쿠 시인 스기타 히사조의 비극적인 일생을 그린 『꽃 같은 옷 벗으니 휘감기네(花衣ぬぐやまつわる)』로 1987년 여류문학상과 1990년 일본문예대상을, 에도 시대의 전설적인 하이쿠 시인 고바야시 잇사를 주인공으로 한 『비뚤어진 잇사(ひねくれ一茶)』로 1993년 제28회 요시카와에이지상과 1994년 제42회 기쿠치간상을, 센류 시인 기시모토 스이후의 일대기 『도톤보리에 비 내리는 날 헤어진 후(道頓堀の雨に別れて以?なり)』로 1998년 제26회 이즈미교카상과 1999년 제50회 요미우리문학상을 받았다. 일본문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국가문화공로자에 선정되었고 2008년에는 문화훈장을 받았다. 2019년 지병으로 별세했다.

5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장편/단편소설, 고전문학 편역, 평전, 여행기, 경수필 등 600여 편에 달하는 작품을 썼다. 자신의 고향인 오사카의 역사와 문화, 오사카 지방 사투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다나베 세이코의 작품들은 세대를 이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TV드라마와 영화, 연극으로도 여러 차례 옮겨졌다. 여성의 삶, 여성의 일과 사랑,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즐거움과 고달픔을 경쾌하고 일상적인 언어로 생생하게 그려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야마다 에이미, 에쿠니 가오리, 가와카미 히로미, 오가와 요코, 와타야 리사 같은 후배 작가들로부터 “읽으면서 자라왔다”, “힘들 때마다 다시 읽게 된다”, “아무리 어려운 책을 읽어도 알 수 없었던 것을 그녀의 소설에서 배웠다”라는 강한 지지와 존경을 받고 있다.

그를 한국에 널리 알린 단편소설집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는 영화로도 더욱 큰 인기를 얻었지만, 얼핏 보면 여성장애인과 일반남성의 사랑을 다룬 소재의 특이함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다나바 세이코는 사랑이라는 남성과 여성의 관계에 더 주목하여 섬세하게 감성으로 다루고 있다. 사랑을 떠나 서로를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이별마저도 한 사람의 주체로서 받아들이는 인물의 이야기를 통하여 독자들은 절절한 인간애를 느끼게 된다. 다나바 세이코가 밝혔듯이 남자와 여자의 관계는 끝없는 흥미의 원천이며, 파란만장한 운명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변해가는, 그런 종류의 드라마가 다나바 세이코의 마음을 유혹한다. 동시에 독자들이 다나바 세이코의 작품에 유혹당하는 이유도 바로 그런 드라마 때문이다. 국내에 소개된 작품으로는 그 외에도 ‘노리코 3부작’ 『노리코, 연애하다』, 『아주 사적인 시간』, 『딸기를 으깨며』 외에 장편소설 『두근두근 우타코 씨』와 소설집 『감상 여행』, 『서른 넘어 함박눈』,『춘정 문어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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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대학원 중일어문학과에서 일본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출판사에서 일본 도서를 한국에 소개하는 일을 했고, 현재는 일본어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여자는 허벅지》《주부의 휴가》《나이 듦의 심리학》《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어른의 맛》《침대의 목적》《아내와 함께한 마지막 열흘》《사실은 외로워서 그랬던 거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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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374g | 137*195*17mm
ISBN13
9791189932114

출판사 리뷰

긍정과 유머의 에너지로
남편과의 사별을 준비하는 일흔넷의 작가


이 책의 한국판 출간을 준비하던 중에 안타깝게도 작가의 별세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피었다 져버리는 자연의 섭리는 이 노작가에게도 예외는 아니어서 결국 2019년 6월 담관염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제 고인이 된 다나베 세이코의 이 책은, 공교롭게도 그녀 인생 최고의 친구였던 남편과의 사별을 앞두고 기록을 시작한 일기문이다. 책의 후반부에 나오는 문장이지만 이 책을 간단하고도 완벽히 설명할 수 있는 문구가 있다.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남편의 장례식 날 일기에 적힌 문구다. “이야, 사람은 장례식장에서도 재미있을 수 있나 봐.”

『남아 있는 날들의 일기』는 처연한 느낌의 제목과는 달리 결코 애처롭거나 비극적이지 않다. 이 책은 우리에겐 영화로도 익숙한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의 원작자인 소설가 다나베 세이코가 그녀의 나이 일흔넷 되던 해부터 약 9개월간 세 계절에 걸쳐 기록한 일기문이다. 이미 중증 장애를 가진 환자였던 남편에게 암 선고가 떨어진 그해 여름부터, 병원에서의 투병과 간호를 이어가던 가을과 겨울을 거쳐, 이듬해가 되어 결국 세상을 떠나기까지의 기록이다.

이미 노년에 접어들었을 때부터 그녀의 삶은 늘 ‘전쟁 직전의 자세’로 사는 삶이었다. 96세의 노모를 모시는 데다 십수 년간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에 의지한 채 살아가는 남편을 간호해야만 했다. 게다가 집안의 가장이니만큼 작가로서의 집필뿐만 아니라 각종 강연과 대담, 지방 출장에 이르기까지 생계를 꾸려가기 위한 분투도 오로지 작가 혼자만의 몫이었다. 그런 와중에 남편과의 마지막 이별을 앞둔 투병 기간을 다룬 일기이니만큼 독자들은 당연히 눈물과 통한의 기록일 거라 예상할 수밖에 없다.

노모의 다리와 요통은 좀 괜찮으시려나. 집 봐줄 사람은 찾아두었다. 병원에 있는 파파는 어떨까. 재검사 결과가 양성이면 좋을 텐데. 이 세상 사람 누구나 고생을 하지만 나는 작전참모로서 삶의 전술을 이것저것 생각해야 한다.

‘고생도 할 만큼 했다고 말하고 싶지만, 고생이 그 말을 들으면 화를 내겠지?’
앞에서 말한 독백의 시다. 앞으로 더 큰 고생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81쪽)

하지만 일기를 읽다 보면 아픈 남편에 대한 단상이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지만 그보다는 강연장과 출판 업무로 만나는 여러 인물들, 세상 돌아가는 사건에 대한 단상, 과거의 재미난 기억 등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남편을 돌볼 때의 상황 또한 마찬가지다. 시도 때도 없이 장난을 걸어보고 그때마다 남편으로부터 “바보”라는 면박을 당한다. 극한의 피로와 정신적인 혼란 속에서 한계를 느끼면 간병인에게 노모와 남편을 맡겨두고 이틀 사흘간의 짤막한 여행을 다녀오기도 한다.

남편의 투병 기간을 그린 일기에 이런 특이점이 있다는 것은 그녀의 슬픔이 깊지 않아서가 분명 아닐 것이다.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에 빠져 있을 수만은 없는 현실감, 작가로서의 커리어와 의지를 놓지 않는 프로페셔널한 성실함, 생계를 꾸려나가야 하는 책임감, 무엇보다 앞으로 어떻게든 살아나가야 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감과 자율성이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나베 세이코의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어본 독자라면 작가의 문체에서 작가의 성향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따뜻한 시선과 유머러스한 생각…… 세상을 걱정하지만 본인과 다른 세대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바탕이 된 상태에서 진심으로 마음 아파한다. 그리고 단순한 코믹적 문체가 아니라, 연륜과 경험 없이는 발현되지 않는 소소한 유머를 일기 곳곳에 배치하여 자기 자신이 결코 슬픔과 연민에 빠져 살고 있지 않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왜 ‘최고 수준의 간호문학’이란 찬사를 들었을까?

『박사가 사랑한 수식』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소설가 오가와 요코는 이 책에 대한 추천의 글에서 한마디로 단언하였다. “이 책은 최고 수준의 간호문학이다.”
간호문학이란 용어 자체가 낯설긴 하지만, 그가 이런 표현을 사용한 것은 아픈 가족을 극진히 돌보는 ‘또 다른 형태의 간호’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밤낮으로 환자 옆을 지키며 수발을 드는 전통적 형태의 간호가 아니라, 집안의 경제활동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아픈 남편을 지키는, 그러면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능동적 유형의 간호이기 때문이다.

다나베 세이코는 96세의 노모를 돌보는 도우미와, 병원에서 투병 중인 남편을 간호하는 간병인 두 명을 고용하였다. 그래서 사랑하는 엄마와 남편이 부족하지 않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조처한다. 그녀는 밤낮으로 집필과 강연 등의 엄청난 일정을 소화하며 가정의 생계를 책임진다. 일정을 마치고 남편의 병원에 들러 저녁을 떠먹이고 실없는 농담으로 남편을 웃겨주며 밤이 되어 집으로 향한다. 어느 날은 죽을 것 같은 피로함으로 소파에 파묻히기도 하고, 어떤 날은 홀로 술 한잔 기울이며 “나 잘하고 있어”라 스스로를 다독인다.

한 집안의 모든 안팎의 사정을 오직 홀로 지휘하는 작가 다나베 세이코 또한 70대의 노인이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후배 작가 오가와 요코가 왜 “최고 수준의 간호문학”이라 칭하였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본인도 나약한 노인이지만, 더 보호받아야 할 두 환자(약자)에게 아낌없이 해줄 수 있는 가장 이성적인 돌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생계를 책임지면서도 노모와 시한부 남편을 최상으로 돌볼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삶이 바로 이 모습이었던 것이다.

장시간 검도 수련을 하면 호구에 머리가 쓸려 상처가 남듯이, 사람도 오래 살다 보면 상처가 생기고, 상처가 생겨야 사고의 깊이가 깊어진다. ‘인생의 상처’라고 할까, 아니면 ‘인생의 굳은살’이라고 할까……. (179쪽)


인생은 설렁설렁 살아야 한다는,
다나베 세이코만의 연륜과 세상을 보는 온기


다나베 세이코의 다수의 소설을 발표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에세이도 많이 출간했다. 소설가인 그녀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연애소설을 맛있게 쓰는 작가’로 얘기할 수 있는데, 반면 그녀의 에세이는 연륜 있는 작가가 독자에게 주는 종합선물 세트와 같다. 많이 살아본 나이 많은 인생선배가, 특히 여성의 입과 마음으로 세상을 관찰하여 글로 쏟아냈다고 할까.

특히 이 책은 그간의 에세이와는 다르게 일기문학이므로 그날그날의 일과와 단상 등이 적혀 있는데, 어느 날은 무심하게 풍경을 읊고, 어느 날은 세상사 돌아가는 문제에 침을 튀기며 비판하고, 어느 날은 아픈 남편에게 과거 추억을 이야기하며 웃음 짓게 한다. 남편 옆에서 소녀가 되었다가, 세태 비판에 여념 없는 할머니가 되었다가, 일터에 가서는 프로페셔널한 커리어우먼이 되어 대중 강연을 펼친다.

다양한 색깔의 일상을 매일매일 갈아입으며 살아가는 다나베 세이코의 문장들에는 슬픔 속에서도 위트가, 잔소리 속에서도 애정이, 웃음 속에서도 애잔함이 느껴지는 힘을 갖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날카롭고도 온기가 배어 있는 그녀의 사람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지만 오롯이 남아 있는 수많은 소설과 에세이를 통해 작가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인생의 수다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파파가 “당신, 가여워서 어쩌나”라고 말했던 모습을 떠올리자 나는 마음이 차분해졌다. 나에게 그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복된 일이지 않은가. 이제껏 잘 살아 왔어. 이 사람과 부부가 되길 잘했어, 라고 생각했다. (186쪽)

본디 우락부락한 인상이지만, 붙임성 있는 남자였다.
억지웃음이나 가식적인 웃음이 아니다. 이렇게 웃으려고 인간은 나이를 먹고 인생을 사는가보다 싶은 생각이 드는 웃음이다. 그런 그와 인생의 후반생을 보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235쪽)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 봤더니 파파는 힘들었는지 안색이 썩 좋지 않다. 하지만 재미있었냐고 묻는다. 어쩐지 마음이 다른 데 가 있는 것 같다. 그런 그를 보니 이 시가 생각났다.
‘지금까지 잠자코 따라 왔지만, 하느님 이 정도면 됐습니다.’ (67쪽)

텔레비전 소리를 낮춘 병원은 조용했다. 넓은 창밖으로 절반쯤 진 저녁놀이 보였다.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침대 옆 작은 의자에 평온하게 앉아 그를 바라보는데 아이처럼 얼굴이 일그러지며 눈물이 쏟아졌다. 그는 내 눈을 바라보며 천천히, 한마디 한마디 끊어서 작게 말했다.
“가여워라. 나는 영원히 당신 편입니다.” (141쪽)

하지만 나는 외로움 잘 타는 그가 혼자 어두운 동굴에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까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가여워서 어쩌나. 그리고 문득 생각했다. 자신을 ‘가엽다’고 여겨주는 사람이 있는 것 자체가 인간의 행복이라고. ‘사랑한다’는 말보다 ‘가엽다’는 말이 인간의 감정 중 가장 거대하고 무겁고 귀중한 감정을 표현한 말이다. (184쪽)

내가 애초에 소설을 쓰는 이유는 세상 사람들에게 ‘여러분! 이런 여자, 꽤 괜찮죠! 사랑스럽지 않나요?’라고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또는 ‘이런 남자, 어때요?’라고 말을 걸고 싶기 때문이다. (34쪽)

이별에 정해진 방법은 없다. 공상의 대화를 나누며 그를 보내는 것도 괜찮은 방법 아닐까. 요즘 세상에 임종을 앞두었거나 목숨이 위급할 때, 남편이 아내에게 ‘그동안 고마웠어’라고 말하고 아내가 사랑을 담아 ‘당신과 살아서 즐거웠어요. 여보, 고마워요’라며 이별을 고하는 것은 싸구려 소설도 되지 못한다. 그래서 일흔 살까지 살아온 내 인생 신조는 매일 ‘그날그날 마음 가는 대로’ 사는 것이다.
더구나 그동안 나, 그에게 꽤 잘했다. 평소에 잘해줬으니 그가 죽더라도 울지 않을 것이다. (190쪽)

글쟁이는 대개 (특히 나 같은 경우는) 자부심과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 옆에 있어줄 사람이라면 치켜세워주고 사탕발림으로 격려해주는 간신이 훨씬 낫다.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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