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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질마재 신화 신부新婦 해일海溢 상가수上歌手의 소리 소자 이 생원네 마누라님의 오줌 기운 그 애가 물동이의 물을 한 방울도 안 엎지르고 걸어왔을 때 신발 외할머니의 뒤안 툇마루 눈들 영감의 마른 명태 내가 여름 학질에 여러 직 앓아 영 못 쓰게 되면 이삼만이라는 신 간통사건과 우물 단골무당네 머슴아이 까치마늘 분질러 버린 불칼 박꽃 시간 말피 지연紙鳶 승부 마당방 알묏집 개피떡 소망(똥깐) 신선 재곤이 추사와 백파와 석전 석녀 한물댁의 한숨 내소사 대웅전 단청 풍편의 소식 죽창竹窓 걸궁배미 심사숙고 침향沈香 꽃 대흉년 소×한 놈 김유신풍 노래 새벽 애솔나무 2월의 향수 매화에 봄 사랑이 노자 없는 나그넷길 초파일의 신발코 단오 노래 유둣날 칠석 무궁화에 추석달 국화 향기 시월이라 상달 되니 오동지 할아버님 발跋/박재삼 |
SUH,JHUNG-JOO,徐廷柱,미당(未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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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는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 (…) 그러고 나서 사십 년인가 오십 년이 지나간 뒤에 뜻밖에 딴 볼일이 생겨 이 신부네 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도 잠시 궁금해서 신부 방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신부는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밤 모양 그대로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로 아직도 고스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만지니 그때서야 매운재가 되어 폭삭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 「신부新婦」 중에서 그 애가 샘에서 물동이에 물을 길어 머리 위에 이고 오는 것을 나는 항용 모시밭 사잇길에 서서 지켜보고 있었는데요. 동이 갓의 물방울이 그 애의 이마에 들어 그 애 눈썹을 적시고 있을 때는 그 애는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냥 지나갔지만, 그 동이의 물을 한 방울도 안 엎지르고 조심해 걸어와서 내 앞을 지날 때는 그 애는 내게 눈을 보내 나와 눈을 맞추고 빙그레 소리 없이 웃었습니다. 아마 그 애는 그 물동이의 물을 한 방울도 안 엎지르고 걸을 수 있을 때만 나하고 눈을 맞추기로 작정했던 것이겠지요. --- 「그 애가 물동이의 물을 한 방울도 안 엎지르고 걸어왔을 때」 중에서 매화에 봄 사랑이 알큰하게 펴난다./알큰한 그 숨결로 남은 눈을 녹이며/더 더는 못 견디어 하늘에 뺨 부빈다./시악씨야 네 님께선 네가 제일 그립단다./매화보다 더 알큰히 한번 나와 보아라.//매화 향기에선 가신 님 그린 내음새./매화 향기에선 오는 님 그린 내음새./갔다가 오시는 님 더욱 그린 내음새./시악씨야 네 님께선 네가 제일 그립단다./매화보단 더 알큰히 한번 나와 보아라. --- 「매화에 봄 사랑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