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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
강희진
나무옆의자 201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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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카니발 7
작가의 말 263

저자 소개1

경남 삼천포에서 출생해 그곳에서 성장했다. 1994년 KBS 드라마 극본 공모에 당선되어, KBS작가로 다큐드라마를 집필했다. 현재 소설을 쓰고 있다. 2011년 [세계일보] 주최 1억 원 고료 제7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유령』 『포피』 『올빼미 무덤』 『카니발』, 역사소설 『이신』이 있다. 손아람과 이준석이 함께 했던 대담 에세이 『그 의견에는 동의합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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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86g | 145*210*20mm
ISBN13
9791161570679

책 속으로

근데, 진짜로 재미있는 게 뭔지 알아요? 제 동생도 저랑 꼭 같은 잡종인데, 따를 당하지 않았어요. 애들은 튀기를 싫어하는 게 아니에요. 겉모습이 자기와 달라 왕따를 시킵니다. 제 동생
은 공부를 특별히 잘해서 항상 일 등이었고, 무엇보다도 생긴 게 국산이랑 구별이 안 됐죠. 오히려 살짝 튀기라 한국 애들보다 훨씬 섹시했거든요.
--- p.16

아버지는 도축업자, 실은 백정이었죠. 짐승을 잡느라 피 칠갑을 하는 백정, 그게 당신한테 꼭 맞는, 적당한 이름이에요. 아버지는 개가 전문 분야였지만 엄마를 위해 아래채 일부를 헐어 내고 돼지우리를 지었어요. 엄마는 돼지를 무척 좋아했거든요.
--- p.36

엄마가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네그로스 섬의 고향 마을에 와서 선교 활동을 펼친 한국인 이미지가 한몫했대요. 그들은 정말 좋은 사람이었나 봐요. 엄마한테 두부 만드는 기술을 가르쳐 주었고, 친절하게 아름다운 한국을 알려 주었죠. 엄마는 한국인들이, 그 선교사들과 비슷할 것이라고 믿었어요. 정말 순진한 생각이었죠.
--- p.48

엄마는 산골짜기 시댁에 오자마자 모욕을 당했다고 여겼죠. 태국인처럼 말이에요. 그 나라도 머리를 만지는 행위는 대단한 결례래요. 푸상이, 태국 여자가 알려준 사실이죠. 푸상은 정말로 너그러운 사람인데, 대마 같은 그녀도 머리를 만지면 성질을 내고 소리를 지르죠. 갑자기 불량 대마가 됩니다.
--- p.68

집에서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삼촌뿐이다. 남편은 영어로 인사도 제대로 못 하는 벙어리다, 귀머거리다. 영어만 못 알아듣는 귀머거리가 아니라 한쪽 귀가 진짜로 먹통이다. 아내를 이해하려면 아내가 할 수 있는 언어 넷 중에 하나 정도는 공부하려는 자세를 보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 p.70

“투렛이라고예, 요새 새로 나온 초콜릿입니꺼? 투렛인지, 뚫린 아가린지 몰라도, 다른 애들 교육상 좋지 않으니 전학을 가이소. 저희도 많이 생각하고 내린 결론입니더.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더. 시발, 씨발은 기본이고, 어른도 듣기 거북한 욕을 입에 달고 다니는 학생이라…….”
--- p.99

엄마는 힘든 순간이나 다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영어가 먼저 튀어나왔어요. 그녀와 삼촌은 대화를 언제나 영어로 했어요. 두 사람이 대밭에서 영어로 수다를 떨면 말들이 춤을 추면서 대나무를 타고 하늘로 올라갔죠. 그녀한테 삼촌은 안식처였고, 제일 만만한 친구였죠. 그럼 삼촌한테 엄마는 뭐였을까요?
--- p.118

삼촌이 형수를 좋아하게 될 줄을. 그래서 엄마를 미워한 겁니다. 며느리를 못살게 굴었던 이유가 분명해졌습니다. 그 순간 모든 의문이 풀렸어요. 엄마도 이것을 몰랐죠. 자신을 이유 없이 미워한다고 여겼죠. 할매가 말하지 않으니까 알 수가 없는 일이죠. 할머니 역시 뭐라고 말할 상황이 아니었죠. 그저 당신의 짐작일 뿐이었잖아요.
--- p.213

제가 동의어를 반복했던 틱은 엄마에게서 온 것 같아요. 물론 당신은 자신이 그런 틱을 앓고 있었는지도 몰랐을 겁니다. 설사 그런 틱을 갖고 있다고 해도 생활에 불편이 없었으니까 병이라고 할 수 없죠. 당신의 일기, 비사야어, 타갈로그어, 영어, 한글로 섞어 쓴 당신의 글이 약간 그런 식이었어요. 저랑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었지만요. 저도 말투가 엄마처럼 되었어요. 투렛은 남의 흉내를 내는 선수들, 꾼들이죠. 제가 엄마를 따라 한 것처럼 제 운명도 분명 당신과 비슷할 겁니다.
--- p.253

저는 눈물을 흘렸죠. 할매도 덩달아 눈물이 나오는지 손등으로 눈가를 훔쳤어요. 실은 제가 먼저 눈물을 흘린 게 아니라 할매가 눈물을 참지 못하고 찔끔거린 통에…… 제 눈물보가 먼저 터진 겁니다.

--- p.258

출판사 리뷰

음성틱과 어우러지는 현란한 말들의 향연이 시작된다!!!

필리핀 네그로스 출신인 화자의 엄마는 가난한 집안 살림 때문에 스페인어 장학생으로 입학한 대학을 중퇴하고, 필리핀을 방문한 경상도 산골 마을의 이장인 아버지와 결혼을 결정했다. 엄마는 아버지와 정신적 교류는 없었지만 한국인 선교사가 필리핀에서 보여준 헌신성 때문에 한국에 대해 막연한 동경심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스페인계 미국인 애인이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 등이 겹쳐 엄마는 한국행을 결심한 것이었다. 이때 아버지는 필리핀의 친정으로 매달 얼마씩 송금하겠다는 약속도 했는데, 이것은 엄마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아버지는 지능이 떨어지거나 사회생활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우둔증 때문에 사람들과의 관계가 원활하지 못하다. 그는 넓은 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집 뒤뜰에서 개를 잡는 도축업자이다. 동네에서는 그를 벽창호, 혹은 장승, 술독이라 부르지만, 막상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 한없이 좋은 사람이고, 많은 땅을 가진 부자이며, 평생을 청상과부로 살아온 어머니에게는 효성스러운 아들이다.

무학이지만 걸쭉한 입담을 가진 할머니는 육두문자에 음담패설까지 종횡무진으로 오가며 질퍽하고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거침없이 토해낸다. 그녀의 말들은 화자에게 전해져 음성틱과 어우러지는 현란한 말의 향연으로 펼쳐진다.

할머니는 애초부터 엄마와 사이가 좋지 못했다. 문화 차이가 두 사람 사이에 벽을 쌓았으며, 또한 엄마가 개성이 너무 강한 탓에 화합이 잘 되지 않았다. 필리핀 오지의 전통 마을에서 자란 엄마는 유달리 돼지를 좋아하고, 성에 개방적이며, 남의 이목을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적이고 솔직한 여성이다. 그런 성격과 태도, 이질성 때문에 마을에서는 엄마에 대한 풍문이 끊이지 않았다.

풍문의 핵심 내용은 엄마와 삼촌 사이의 통간. 진주에 사는 삼촌은 다리를 저는 장애인으로, 뜨개질이 유일한 취미인 대단히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이다. 외국어 고등학교 영어 교사인 그는, 그러나 엄마와 영어로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안개처럼 온 산골짜기에 퍼진 소문들

엄마와 삼촌에 관한 소문이 본격화되기 전, 아버지와 엄마는 뒤뜰이나 일터를 가리지 않고 눈만 마주치면 서로를 탐하는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었다. 그때 이미 아버지는 대마 중독자였다. 중독은 할머니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할머니는 오랫동안 순전히 대마를 채취할 목적으로 마를 키워 평생 대마를 담배처럼 피워왔다. 아버지는 개를 잡을 때, 그리고 사랑을 나눌 때를 위하여 대마를 피운다.

여기서 태어난 두 딸은 모두 어학의 수재들이다. 그러나 여동생이 한국인과 다르지 않는 외모에 빼어나게 우수한 성적으로 과학고에 입학하여 정상적인 삶의 경로를 따라가는 반면, 언니인 화자는 다른 아이들과 구별되는 외모와 음성틱으로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게 된다. 화자는 자신의 음성틱을 완화시킬 목적으로 대마를 피운다. 엄마의 실종 이후 원조교제에 이어 조건녀로 몸을 팔고 다니는 화자는 대마를 허용하는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것이 꿈이다.

화자는 대마를 피울 때면 종종 엄마의 손이 눈앞에 어른거리는 환영을 보고, 엄마가 사라지기 직전, 엄마가 우물가에서 아버지에게 두들겨 맞던 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그 다음날 엄마는 사라졌다. 할머니는 화자에게 엄마가 딸들을 버리고 필리핀으로 갔다지만 출입국 관리소에 그녀의 출국 기록은 없다.

화자와 여동생이 어린 시절, 엄마가 아버지를 설득해 야콘이란 특용작물을 마을에 심게 했다. 처음에는 야콘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실패하지만, 몇 년 뒤에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수입을 가져다주었다. 또 엄마가 동네 초등학교의 영어 회화강사가 되면서 엄마와 할머니, 그리고 엄마와 아버지 사이의 갈등은 가라앉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엄마는 교장이 바뀌면서 영어권 원어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쫓겨나고, 뿐만 아니라 화자가 왕따로 인한 스트레스로 외설틱이 심해지고, 결국에는 학교에서 쫓겨나는 불상사까지 발생한다. 그러나 화자는 영어나 엄마의 모국어인 비사야어로 말할 때는 전혀 틱 증세를 보이지 않는다. 큰 딸의 장래를 걱정한 엄마는 필리핀으로 이민 갈 것을 심각하게 고민한다. 그 즈음 둘째 딸이 삼촌의 자식이라는 소문이 안개처럼 온 산골짜기에 퍼진다.

할머니는 소문을 이미 알고 있는 듯하다. 그녀는 삼촌과 엄마가 이야기 하는 것도, 아니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는 삼촌이 집으로 오는 것조차 싫어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 와중에 엄마가 이주여성 노래자랑에서 일등상을 받아 가족이 필리핀으로 다녀오게 된다. 이때 화자는 그곳에서 심리적인 안정 때문인지 틱을 전혀 하지 않는다. 한국으로 돌아온 엄마는 필사적으로 필리핀 이민에 매달린다. 그러나 아버지는 냉정하게 이민을 거절한다. 아버지는 이미 깊이 엄마를 의심하고 있고, 엄마를 종종 잔인하게 구타한다. 그 속에서 심한 갈등을 겪던 엄마는 결국 삼촌을 찾아가고……. 그리고 엄마는 실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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